메이저리그 대부분 구장은 외야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 펜스는 낮다．어린이 관중들도 그라운드에 쉽게 넘어올 수 있을 정도다．마음만 먹으면 쓰레기통, 맥주캔 정도는얼마든지 구장안에 던져 넣을 수 있다．하지만 이런 불상사는 좀처럼 발생하지 않는다．홈팀이 어이없이 지거나 이해못할 플레이를 할 때 무언가를 던지고 싶은 관중은과연 어떻게 할까．

동료 코치 케이브는 경기 중 불펜에서 늘 무언가를 열심히 줍는다．처음에는 무얼 줍는지 몰랐지만, 눈여겨 보니 관중들이 불펜으로 던진 동전들을 주워 가방안에 모아두는 것이 아닌가．관중들이 경기 내용에 흥분한 나머지 던진 1센트, 5센트, 25센트짜리 동전이었다．우리가 빈병, 쓰레기, 캔 등을 던져넣는 것과는 크게 비교된다．

케이브는 관중들이 던진 동전 중에서 25센트(한화 약 300원) 동전만 골라서 모아놓았다가 시즌이 끝난 후 동료 코치들과 간단한 맥주 파티를 열기도 하고, 지난 해에는라커에서 일하는 젊은 이에게 모두 주었다고 한다．

아메리칸리그 14개 구장 중 동전세례가 가장 많이 쏟아지는 곳은 의외로 보수적인분위기의 보스턴 구장이다．텍사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그 다음으로 많다．올 우리팀(시카고 화이트 삭스)은 많은 비용을 들여서 불펜을 새롭게 단장했다．그래서인지 불펜 주변에 관중들이 많이 모여든다．작년과 다르게 전반기 팀 성적이 저조하자야유 대신 동전을 던지는 팬들의 숫자가 점점 늘면서, 지난 달에는 30달러가 넘는 동전을 줍기도 했다．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조그만 동전으로 화풀이하는 미국 관중．그들은 뭔가를 던지면서 스트레스를 풀어 좋고, 코치들은 공돈이 생겨 좋다．누이좋고 매부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