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기업, 위법사실 통보받고 삭제했다면 무죄"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2006년 10월 23일
한미FTA협상에서 미국측이 지적재산권 침해와 관련 온라인서비스제공자(OSP)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법원이 1심판결에 이어 2심에서도 "인터넷게시판 운영자가 소프트웨어 불법배포에 대한 위법사실을 통보받고 즉시 게시물을 삭제했다면 무죄"라고 판결해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항소 4부는 최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1심판결에 불복, 비씨파크를 상대로 낸 항소에 대해 또다시 무죄판결했다.
이에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2월 2003년 스타일네트워크(대표 정경구)가 공급하는 백업 리코딩 소프트웨어인 '알코올120%'를 회원들이 불법 게시한 것을 방치했다며 비씨파크(대표 박병철 www.bcpark.net)를 고소한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당시 스타일네트워크 측은 게시판 조회건수 3천건에 해당 SW정품가격인 4만9천500원을 곱한 1억5천만원 가량을 손해액으로 산정했고, 검찰은 이 주장을 받아들여 박병철씨를 기소했다.
이와관련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2월 1심 판결에서 "피고가 비씨파크의 게시물관리업무를 했고, 저작권침해사실을 통보받을 때까지 (불법)소프트웨어가 게시돼 있었다는 점은 인정되나, 위법사실을 통보받고 바로 게시물을 삭제한 만큼 저작권 침해행위를 방치했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무죄판결했다.
이에 검찰은 "피고는 저작권침해사실을 통보받기 바로 전까지 상당수 자료를 삭제하는 등 네티즌의 '알코올 120%" 게시행위가 불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항소를 제기했지만, 이번에 법원이 항소에 대해서도 무죄판결한 것이다.
온라인서비스운영자(OSP)에 저작권침해 방조죄(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위반방조죄)를 물으려면 객관적인 증거를 통해 위법성이 증명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비씨파크 박병철 대표는 "이번 판결은 온라인서비스 제공자의 자발적인 사이트 모니터링 활동에 저작권침해 방조죄를 물으려면 간접증거가 아닌 합리적인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줬다"며 환영했다.
이어서 그는 "사이트에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불법적인 행위가 있었을 경우 서비스업체는 이를 인지한 순간 의무가 생기고 이때 즉각적인 조치를 안했을 경우 직무유기나 방조의 책임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기업에 대한 저작권침해 방조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한미FTA 지재권 협상에서 미국측 요구처럼 온라인서비스제공자(OSP)의 면책조건을 유형별로 정하게 될 경우 국내 인터넷 기업들이 대규모 소송사태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은 OSP의 면책조건을 유형별로 규정해 '위법사실을 알고 삭제했다면 무죄'라는 방식이 통하지 않으며, 인터넷기업에게 지적재산권자가 요구할 경우 회원(불법복제물을 전송한 자) 정보를 제공할 의무까지 부과하고 있다.
이에대해 문광위 소속 이광철 의원(열린우리)은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기반이 되는 기술은 고정된 것이 아니고 계속 발전할 수 있다는 점과 하나의 서비스 제공자가 여러개의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강조해 면책조건을 포괄적으로 규정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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