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종량제 실시 시도로 사용자들의 반발을 샀던 KT가 IP공유기를 통한 인터넷 서비스 공유 PC에 대해서도 인터넷 사용 요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또 KT는 IP공유기 사용 여부를 확인해 약관대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KT(대표이사 이용경)는 지난 1일 “국내 인터넷 발전을 위해 공유기 사용을 무조건 금지하는 것보다 적정한 요금 체계를 도입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으로 허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부가서비스의 형태로 인터넷 공유에 대해 추가요금을 책정하는 상품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그 동안 이용약관 위반 사항이던 IP공유기 사용을 정식 서비스 상품으로 흡수하여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고 추가요금을 부과하겠다는 계획. 이에 따라 IP공유기를 사용할 경우 기본요금을 포함, 추가되는 PC 한 대당 5천원의 요금을 더 내야한다.
KT, “공유기 사용 감지시스템 개발 완료…약관대로 처리할 것”
KT는 추가요금 책정에 대한 사용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IP공유기 사용이 이용약관에 위배되며, 위반 시 약관에 명시돼 있는 대로 처리할 것임을 밝혔다.
KT 컨버전스사업단 초고속개발부 신동민 부장은 “IP공유기 사용이 발각되면 약관대로 처리할 것”이라며 “공유 PC가 한 대일 경우는 올해 12월까지 유예기간을 두겠지만, 두 대 이상일 경우 지금부터 홍보작업을 펼쳐 두 달 내로 시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IP공유기 사용 여부 확인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사람이 직접 가서 확인할 것”이라며 “6개월 정도면 충분히 IP공유기 사용 여부 파악이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공유기 사용 감지 시스템’에 대해서도 “현재 개발을 완료했고 적용 여부만 남겨놓은 상태”라며 “시스템을 설치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문제가 있어 보류하고 있다”고 말해 사실상 IP공유 문제에 대한 준비가 이미 완료된 상태임을 밝혔다.
네티즌, “자장면 나눠먹으면 두 개 값 내라고?”
하지만 이런 KT의 움직임에 대해 인터넷 서비스 사용자들의 반발은 거세다. IP공유기를 통해 두 대 이상의 PC로 인터넷을 ‘나눠 쓰는’ 것이 보편화 돼 있는 상황에서 추가요금을 부과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
실제 가구당 PC 보유대수도 2대 이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초고속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비씨파크’가 6월 6일부터 15일까지 가구당 PC 보유대수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조사대상의 63.2%가 2대 이상의 PC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3대 이상도 26.2%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KT의 추가 요금 부과에 대해 “자장면 한 그릇 시켜놓고 둘이서 먹으면 2개 값 내라”는 말과 같다며, 결국 인터넷 서비스 공유 PC에 대한 추가요금 부과는 ‘변형된 종량제’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변형된 종량제’아니냐?…의심의 눈초리
KT가 사용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무리수를 두려는 이유는 지난 6월 28일 KT가 시장 점유율 50.5%(5월말 기준)로 ‘시장지배적사업자’로 선정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KT 초고속 인터넷 설비 기사인 A씨는 이번 KT의 서비스에 대해 “국가에서 그렇게 하라고 하는데 어쩔 수 없다”며 오히려 “국가에서 시장지배사업자로 분류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은 이것뿐이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즉 KT가 추진하던 종량제가 물 건너 간 상태인데다 ‘시장지배적사업자’로 선정돼 각종 규제에 묶이자 ‘부가서비스’의 형태로 수익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 실제 KT가 이번에 선보인 공유 PC에 대한 서비스는 정식서비스가 아닌 ‘부가서비스’에 속해 정보통신부의 규제를 피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KT가 ‘기존의 방식’으로는 수익을 낼 수 없어 일종의 ‘편법’을 써가며 수익을 올리려 한다는 ‘변형된 종량제’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다. ‘인터넷 종량제 논란’ 이후 사용자들과 또다시 갈등을 빚고 있는 KT는 비난 여론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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