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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파병연장당, 한나라는 파병반대당?

우리당 소속 국방위원들, 연내 파병연장 동의안 처리 촉구

류증희 기자

한나라당이 본회의장 의장석을 점거하고 이라크 파병연장 동의안과 예산안 처리에도 협조하지 않을 뜻을 밝히고 있는 가운데, 열린우리당 소속 국방위원들이 31일 연내 파병연장 동의안의 처리를 촉구하며 한나라당의 무책임함을 비난하고 나섰다.

△ 열린우리당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31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파병연장동의안 처리 필요성에 대해 밝히고 있다. 전 국방부장관 출신인 조성태 의원이 연장동의안 처리가 안 되었을시의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프로메테우스 양희석

이날 국회 기자실을 찾은 유재건, 조성태, 김성곤, 김명자 의원 등 열린우리당 소속 국회 국방위 위원 4명은 “열린우리당보다 안보를 더 걱정하고 대미협력관계를 강조하는 한나라당이 이라크 파병연장 동의안마저 표결에 불참하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성곤 의원은 “과거사법 등의 연내 처리가 마음에 안든다고 해서 국제사회의 약속인 파병연장 동의안의 처리를 거부하는 것은 국정의 책임을 함께 맡고 있는 한나라당으로 대단히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파병연장 동의안과 새해 예산안은 어떤 조건도 부치지 말고 표결에 함께 참여해 줄 것을 한나라당에 적극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방부 장관 출신인 조성태 의원은 파병연장 동의안의 연내처리 필요성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조성태 의원은 “자이툰 부대의 법적 파병기간은 금년 12월 31일로서, 연내에 동의안이 처리되지 못하면 철수시까지 위헌 사유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헌법 제60조 2항에 ‘국회는 국군의 외국에의 파견 또는 외국군대의 대한민국 영역안에서의 주류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고 명시돼 있는데, 파병연장 동의안이 처리되지 못하면 철수할 때까지 최소 3주에서 8주까지 국회 동의없이 이라크에 주둔하는 위헌 사유가 있다는 것이다.

조 의원은 또한 “파병된 지 4개월이 안 되는 상황에서 국가이익은 물론 파병명분에 대한 심대한 손상을 가져오지 않을 수 없다”며 “이라크 정부가 파병연장 요청 강력히 요청했고 중동 지역 국가들도 같은 견해이기 때문에 철군시 배신감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동맹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이번 이라크 파병이 한국전쟁시 미군의 참전에 대한 보답이자 한미동맹에 대한 기여 측면이 크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보더라도 일방적으로 단기간내 철수하는 것은 국가이익에 반하는 것. 또한 자이툰 부대 파병에 소요된 예산도 2,385억원으로 예산의 효율성을 보더라도 매우 부적절하다고 주장을 이어갔다.

조성태 의원은 “범국가적인 이익을 위해서라도 파병연장 동의안의 통과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브리핑을 맺었다.

전날의 여야 합의를 둘러싼 31일의 대치상황은 줄곧 이라크 파병과 한미동맹을 강조했던 한나라당이 당리당략에 따라 이라크 파병연장 반대세력(?)으로서 거듭나도록 만들었다. 한나라당은 이라크 파병연장이 한미동맹의 강화나 대한민국의 국익에 있어 중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동의안의 처리는 정략적으로 거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한 것.

반면 이라크 파병연장에 대한 당내 이견이 존재하면서 한나라당에 비해 평화애호세력, 대미자주세력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던 열린우리당은 파병연장 동의안을 반드시 올해안에 처리해야만 하는 집권 여당으로서의 ‘본색’을 그대로 드러내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