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역거부'' 헌재-대법 입장은… | ||
| [세계일보 2004-05-25 19:12] | ||
재판장인 이정렬 판사는 헌법에 보장된 ‘양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판결이라고 주장하나 우리 헌법엔 ‘국방의 의무’도 동시에 규정돼 있다. 결국 상충하는 권리와 의무 사이에서 최고 사법기관이 내릴 결론에 관심이 모아진다. 현행 헌법은 19조에서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했다. 이 판사 등 진보적 법조인들은 이 조항을 근거로 “개인적 신념이나 종교적 이유에서 병역을 기피하려는 사람들에게 군복무를 강요하는 것은 위헌”이란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국방의 의무를 진다”고 규정한 헌법 39조 1항을 고려하지 않은 해석이란 비판이 만만치 않다. 이석연 변호사는 “병역 의무를 헌법에까지 명시한 우리나라에서 병역을 거부할 권리가 인정되긴 어렵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는 그간 양심의 자유를 절대적 자유가 아닌, 상대적 자유로 인식해 왔다. 1998년 구 국가보안법 10조 ‘불고지죄’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선 “(양심의 자유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 제한될 수 있는 상대적 자유”란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이에 따를 경우 양심의 자유가 국방의 의무와 서로 충돌할 때 그 제한이 불가피하다. 현직 재판관들의 견해는 엇갈린다. 윤영철 헌재소장은 대법관으로 재직하던 92년 9월 모 종교 신도가 군사훈련을 거부해 항명죄로 기소된 사건 상고심에서 “종교 교리를 내세워 법률이 규정한 병역의무를 거부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종교와 양심의 자유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결, 유죄를 인정했다. 반면 최근 임명된 이상경 재판관은 지난 2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순수한 종교나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자유의 일부이므로 대체복무를 통해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병역거부의 의도가) 순수한지 아닌지는 종교생활의 동기와 기간, 친족 및 교우관계 등을 살피면 판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의 경우 60년대 이래 줄곧 양심적 병역기피를 인정치 않는 판례를 내놓는 등 병역문제와 관련, 보수적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대법관들 중 제일 ‘신참’인 김용담 대법관 역시 지난해 9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를 인정할 경우 이를 빌미삼아 국방의 의무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생길 수 있는데 이는 우리 안보상황에서 적절치 않다”며 “(군복무와) 대등한 값의 대체복무가 고안되지 않는 한 양심적 병역거부는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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