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게임전시회 'E3' 결산 세계 3대 게임 전시회 중 하나인 ‘E3’가 지난 12~14일 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막을 내렸다.
이번 전시회에는 세계 87개국에서 400여개 업체가 5천개가 넘는 게임을 들고 나왔다. 게임 10개중 4개가 세계 게임시장의 주류인 비디오게임 분야였다. 우리나라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컴퓨터 온라인게임 분야는 전체 참가 작품의 3.8%에 불과해 아쉬움을 남겼다. 올해 전시회의 주요 특징을 살펴본다.
■ 비디오게임 온라인·휴대게임화=플레이스테이션2의 소니, 엑스박스의 마이크로소프트, 게임큐브의 닌텐도 등 세계 3대 비디오게임 업체는 비디오게임의 온라인서비스와 휴대용 게임기 분야에서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세계 최대 게임배급사이자 컴퓨터 스포츠 게임 전문 개발사인 일렉트로닉아츠(이에이·EA)의 인기 게임들을 엑스박스를 이용해 온라인 대전을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이에이는 현재 개발중인 미국 풋볼게임 ‘매든 엔에프엘(NFL) 2005’를 비롯해 프로농구 ‘엔비에이(NBA) 라이브 2005’와 ‘피파 사커 2005’, ‘니드 포 스피드:언더그라운드2’ 등 인기 게임 후속작들을 연말까지 줄줄이 엑스박스 온라인용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87개국 400여개 업체 5000여게임 선보여
손·발따라‥패달 밟으며‥체감형도 인기
피시게임 TV서 즐기는 제품 여름 출시 소니도 플레이스테이션2 온라인 지원 게임을 연말까지 100개로 늘리겠다며 맞불을 놓았다. 이들 업체의 비디오게임 온라인화 경쟁은 온라인 대전을 특징으로 한 국내 컴퓨터 온라인게임 업체들의 세계시장 진출 전략에도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소니와 닌텐도는 길에서도 비디오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차세대 휴대용 게임기를 잇따라 발표해 뜨거운 경쟁을 예고했다. (<한겨레> 5월7일일치 21면 참조) 소니의 휴대용 게임기 피에스피는 무선랜으로 인터넷에 연결해 음악과 동영상 파일까지 내려받아 즐길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기능까지 갖췄다.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 디에스는 마이크를 통해 게임을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는 기능과 무선랜을 이용해 문자는 물론 터치스크린 액정에 그린 그림도 주고받을 수 있는 멀티미디어 채팅기능을 넣어 주목을 끌었다.
■ 게임 몸으로 느끼면서 한다=국내 업체인 하나로드림은 사람 몸의 움직임을 감지해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한 체감형 게임기기 ‘액션스틱’을 전시해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 제품은 손과 발 높이에 적외선 센서가 달린 기둥 앞에서 게이머가 원하는 격투기 동작을 하면 화면에 나타난 캐릭터가 그대로 동작을 따라하면서 상대방과 격투를 벌인다.
닌텐도는 북을 이용해 게임을 할 수 있는 ‘동키콩 정글 비트’라는 게임을 가지고 나왔다. 게임 캐릭터인 고릴라 동키콩은 게이머가 박수를 치면 점프를 하고, 적이 나타났을 때 북을 치면 주먹을 휘둘러 적을 무찌른다. 북을 빠르게 칠수록 더 많은 주먹을 뻗는다. 이 게임은 4명까지 동시 게임을 할 수 있어 친구나 가족끼리 즐기기에 적당하다.
소니는 카메라로 화면에 잡힌 자신이 게임 주인공이 돼 권투와 유리창 닦기 등의 게임을 할 수 있는 플레이스테이션2용 ‘아이토이 플레이’의 후속작인 ‘아이토이 채트’를 선보였다. ‘아이토이 채트’는 문자, 음성 채팅이 가능하며 여러명이 함께 상대방 얼굴을 보면서 포커, 체스 등의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채팅을 하면서 상대방의 컨트롤러(게임 조작기)를 부르르 떨게 하는 동작신호를 보낼 수 있어 친밀한 대화가 가능하도록 했다. 물론 화상전화 용도로만 이용할 수도 있다.
캣아이피트니스는 실제 자전거에 올라가 패달을 돌리면서 경주게임도 하고 운동도 할 수 있는 플레이스테이션2용 싸이클을 내놔 많은 주목을 받았다.
■ 반짝이는 기술 제품들=그래픽카드 상표 지포스로 유명한 엔비디아는 화면에 훨씬 많은 움직이는 물체를 표현할 수 있는 새 그래픽 칩셋을 선보였다. 전시장에서는 이 칩셋을 사용한 이에이의 ‘지구전쟁’이라는 게임을 보여줬는데, 한꺼번에 1천명이 넘는 병사들이 각각 움직이는 모습이 부드럽게 표현됐다.
액티비전의 ‘로마:토털 워’라는 게임에서는 병사 한 명을 클릭하면 가깝게 확대됐다가, 넓게 보기를 선택하면 5천여명의 병사들이 성곽을 포위한 모습이 나타났다. 최근까지의 그래픽 기술은 화면에서 움직이는 물체를 70-80개까지 밖에 표현할 수 없어, 많은 병사나 괴물이 등장하는 전략시뮬레이션을 만들기 어려웠다. 미국 디지털인터렉티브시스템은 피시게임을 비디오게임기처럼 텔레비전을 통해 즐길 수 있도록 한 기술을 개발했으며, 올 여름부터 몇몇 게임기 제작업체들이 이 기술을 채용한 제품을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로스앤젤레스/글·사진 함석진 기자 sjham@hani.co.kr ⓒ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