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은 사람에 따라 180도 달라질 수 있다는것을 다시 느끼게 해주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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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대통령 탄핵심판의 의의
존경하는 윤영철 재판장님을 비롯한 재판관님 여러분!
우리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에 대한 이 역사적인 탄핵심판 사건을 철저히 심리해주신 그간의 노고에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우리 헌법상 대통령에 대한 탄핵제도는 의회의 대통령 불신임권에 갈음한 제도로서 국회가 대통령의 권력남용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입니다.
어떠한 행위가 탄핵대상이 되는가 하는 문제는 헌법 제정 당시의 ‘입헌의지(立憲意志)’는 물론 제정 이후 시대의 변화를 감안하여 현재 시점에서 맞는 규범적 의미까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우리 헌법상 탄핵사유는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에 위배한 때”로 되어 있고, 제헌국회 속기록을 보면, 우리 헌법의 기초자들은 대통령의 실정법 위반 뿐 아니라 지휘감독관계에 있는 공직자에 대한 지휘감독을 소홀히 한 것과 국정을 불성실하게 수행하는 경우 모두 헌법위반으로서 탄핵사유가 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의 헌법기초자들이 탄핵제도의 모델로 하였던 미국 탄핵제도에서의 탄핵사유는 반드시 ‘기소가 가능한 형사적 범죄’일 필요는 없고, 헌법이 부여한 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경우, 부패행위를 한 경우, 공중의 신뢰를 깨뜨리는 경우, 다른 헌법기관을 침해하는 일련의 행위를 한 경우 등 정치적 위반행위도 탄핵사유가 된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대통령 탄핵사유는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 구체적 헌법이나 법률조항 위반행위 뿐 아니라, 취임시에 헌법을 준수하고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한 바, 대통령으로서 이러한 취임선서 내용에 반하여, 헌법을 준수하지 아니하고 그 직무를 태만히 하거나, 성실히 수행하지 아니한 경우도 탄핵사유가 된다고 할 것입니다.
또 형사재판에서는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유죄판결이 확정되기 전에는 공무원의 직권이 정지되지 않는데 반하여, 탄핵심판의 경우에는 국회에서 탄핵소추가 의결되면 대통령의 권한까지도 정지되는 「유죄 내지 유책 추정의 원칙」이 적용되므로, 탄핵심판에서 의결과정에 절차적 하자가 발견되지 않고, 헌법․법률 위배 사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당연히 파면결정을 해야하는 것입니다.
8.15 광복으로 일제의 압제에서 벗어나 신생자유독립국가로 출범한 이래, 우리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는 좌익의 발호로 인한 혼란, 공산도배들의 침략으로 인한 6․25전쟁, 자유당 정권의 부정선거로 촉발된 4ㆍ19 혁명 그리고 5ㆍ16, 12ㆍ12 등 군사 쿠데타, 6ㆍ29 항쟁 등 숱한 불행을 겪고 견디면서도 꾸준히 발전되어 왔습니다.
최근의 북한 용천 폭발사고의 비극을 보고 인도적 지원에 나서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심정은 착잡하기만 합니다. 우리 사회 일각의 무분별한 사람들이 심지어 “식견있는 지도자”로까지 부르는 북한의 최고 당국자 부자가 지난 50여년간 경영해 온 북한사회의 너무나 낙후되고 열악한 의료시설 등 처절하고 비참한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우리보다 특별히 나태해서 입니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비능률적이고 비생산적인 공산주의체제와 무능하고 부패한 세습독재자들이 합작해서 빚어낸 비극적 참상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새삼, 국가의 번영과 국민의 복지에 있어서 체제와 지도자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국민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우리 헌법의 이념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목숨을 걸고 피땀 흘려 이를 지켜서 오늘의 발전과 번영을 일구어냈습니다.
우리 국민과 헌법은, 국가 원수이며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대한민국의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에 대하여, 자유민주주의 이념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헌법을 수호해 줄 것, 권력분립주의에 따라 각 국가기관의 권능을 존중하면서 상호견제와 균형에 충실해 줄 것, 헌법과 법률을 수호하고 준수하는 법치의 상징과 모범이 되어 줄 것, 국정을 성실히 수행하여 국리민복을 증진하고 국민의 행복추구에 최선을 다할 것, 인격적으로도 하자 없는 국민적 귀감이 되어 줄 것, 국가 원수로서의 품위를 유지하는 언행을 할 것,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전 국민을 포용하고 통합하는데 앞장서서 공정하게 국정을 수행할 것 등을 요구하고 기대하고 있으며, 피청구인 노무현 대통령도 취임에 즈음하여 그렇게 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서약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와 헌법기관, 정당과 언론, 심지어 정부나 대통령의 측근에서조차 피청구인의 실정과 부적절한 언행에 대하여 충고하고 시정을 요구하고,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오불관언, 오만과 독선으로 국민과 여론을 무시하면서, 헌법과 법률에 위배하는 비민주적이고 반헌법적이며 반법치주의적인 행태를 계속해 왔습니다.
정부 수립 후 이승만 박사로부터 김대중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우리 국회는 대통령에 대한 실정을 비판한 일은 있어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직접적으로 거론하거나 실제로 발의한 사실이 일찍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고 유감스럽게도 피청구인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1년 만에 국회재적 2/3에서 12명이 더 가세한 193표로써 탄핵소추가 가결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치욕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개헌선을 훨씬 넘는 국회의원들이 정파를 초월하여 탄핵소추에 동참한 배경과 의미를 깊이 통찰해 주시기 바랍니다.
피청구인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헌법 이념에 위배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피청구인은 국가 원수이고 행정부의 수반일 뿐, 열린우리당의 당원도 아니면서, 공무원의 선거중립의무를 위반하고 그 지위를 이용한 사전선거운동을 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경고를 무시함으로써 법치주의에 도전하였습니다.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위배하여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권능을 무시하는 등 권력분립의 원칙에 반하는 행위를 하였습니다.
피청구인은 그의 지휘감독 아래 있는 최측근들의 부정과 비리에 직접 또는 간접으로 연루되었으며 감독하고 예방 하여야 할 직무도 유기하였습니다.
피청구인은 총선에만 매달려 국정을 태만히 하여 경제파탄을 초래함으로써 국민에게 고통과 불행을 안겨주었습니다.
피청구인은 대통령으로서 헌법과 법률을 수호해야 할 법치와 준법의 상징으로서 국민적 모범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책무를 방기하였습니다.
피청구인은 추종자들에게 시민혁명에 나설 것을 선동함으로써 헌법 파괴적 행위를 서슴지 아니하였습니다.
피청구인은 국민을 네 편, 내 편으로 갈라 국민통합을 저해하고 계층간의 갈등을 조장하였습니다.
피청구인은 국가 원수로서의 품격을 잃은 언행을 계속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위상을 손상시켰습니다.
피청구인은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아니함으로써 헌법과 법률을 위배했습니다.
이렇게 하고도 피청구인은 국민에게 사죄하거나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아니하였습니다.
피청구인에 대한 탄핵사유는 충분하며 탄핵소추의결절차 또한 합헌적이고 합법적입니다. 그리고 대통령의 선거법위반이나 측근의 부패 그리고 경제파탄에 대한 책임들은 결코 가벼운 탄핵사유가 아닙니다. 미국의 경우에도 대통령이 중범죄를 저질러 탄핵발의 된 것이 아니고 부적절한 성적 접촉이나 거짓말 때문에 탄핵이 발의되고, 대통령이 사임하기조차 하였습니다.
피청구인의 어제와 오늘을 보면 내일을 내다 볼 수 있습니다. 국회에서 탄핵이 발의되어 논의되는 와중에서 특별기자회견을 열어, 잘못에 대한 사과와 반성은 커녕 오히려 선거관여 발언의 강도를 높이고 특정인의 인격을 매도하여 자살에 이르게 했습니다.
총선의 결과 비록 의석은 탄핵을 반대한 열린우리당이 152석으로 다수당이 되었으나, 탄핵을 주도하고 동참한 민주당․한나라당․자민련의 의석도 모두 134석에 이르렀고, 특히 비례대표 선거에서의 정당별 득표율에 있어서는 열린우리당이 38.3%(814만 표)를 득표하였으나, 민주․한나라․자민련이 45.7%(972만 표)를 득표하였고, 지역구 선거에서의 정당별 득표율에 있어서는 열린우리당이 41.99%(895만표)를 득표하였으나, 민주․한나라․자민련이 48.53%(1,035만표)를 득표함으로써, 결코 국민의 뜻이 탄핵반대에 있는 것처럼 견강부회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린우리당이 다수당이 되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탄핵소추로 권한이 정지되어 있는 신분임을 몰각한 채, 자중하고 근신하기보다는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함께 승리를 자축하고, 부산시장과 경남지사 등의 보궐 선거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등 선거에 관여하고, 각종 회의참석을 시도하는 등 대통령 직무수행과 다름없는 정치적 활동을 재개함으로써, 많은 국민들의 빈축과 우려를 자아내면서 헌법을 무시하는 처사를 감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헌법과 법률을 무시하는 피청구인이 만일 다시 대통령직에 복귀하게 된다면, 헌법과 법률 위에 군림하는 권위주의적이고 독재적 행태로써 국정을 농단하게 되어, 대한민국은 더 이상 법이 지배하는 민주주의 국가라고 말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탄핵심판은 우리나라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전진이냐 후퇴냐를 판가름 할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많은 국민들은 이른바 살아있는 권력과 민의를 빙자한 위협적인 탄핵반대 촛불시위 등에 맞서서 헌법을 지켜 낼 의지와 용기가 헌법재판소에 있느냐가 이 심판의 관건이라고 말합니다.
이 심판에 임하는 재판관님들께서 법과 양심에 따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특별한 의지와 용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우리 국민은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의 선열들이 3.1독립선언문을 작성하고 낭독하던 그 비장한 각오와 용기로, 또 포연탄우 속에서 목숨을 걸고 자유대한민국을 지켜 낸 전몰호국용사의 애국심으로, 또는 3.15부정선거에 항거하여 총검을 두려워하지 않고 정의를 부르짖던 학생들의 4.19혁명정신으로 임하지 않고서는, 정의로운 결정을 내리기가 지극히 어려울 것입니다.
자유대한민국의 명운이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의 선열들, 6ㆍ25의 호국 용사들, 4ㆍ19 영령들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운명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우리의 민주주의 역사와 후손들이 이 심판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재판관님들께서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역사와 국민 앞에 책임지는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주시기를 호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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