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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 '조급함을 버려야 산다'

 


조급함을 버려라.

김병현(25.보스턴 레드삭스)은 6일(이하 한국시간) 제이콥스필드에서 벌어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에서 3.1이닝 동안 4실점의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김병현의 구위는 첫 등판인 30일 탬파베이전과는 크게 달랐다. 직구 구속은 지난번 보다 더 떨어져 최고 140km에 불과했다. 마치 스트라이크존에서 살아들어가는 듯 했던 볼끝도 밋밋했다. 직구가 위력이 없으니 슬라이더나 체인지업도 힘을 잃었다. 게다가 제구력 또한 그 정교함이 사라졌다.

하지만 늘 컨디션이 좋을 수는 없는 법. 특히 아쉬웠던 점은 김병현이 컨디션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 지나치게 공격적인 투구로 나섰다는 것. 공에 위력이 떨어지다 보니 클리블랜드 타자들은 직구 또는 변화구 한가지만 노리고 김병현을 쉽게 요리할 수 있었다.

김병현은 이날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고도 조급한 승부로 자주 안타를 맞았다. 2회말 오마르 비스켈에게 솔로홈런을 맞을 때도 볼카운트 2-1로 유리한 상황에서 4구째 곧바로 88마일짜리 한가운데 직구를 던져 결국 큼지막한 홈런을 허용했다.

또 2회 1사 1루 상황에서 알렉스 에스코바르와도 볼카운트 2-0의 절대 유리한 상황에서 3구째 슬라이더로 정면승부를 펼치다 우전안타를 맞았다. 하나쯤 유인구로 뺄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김병현은 곧바로 승부했고 결과는 나빴다.

이날 김병현이 유리한 볼카운트임에도 정면승부를 펼친 데에는 80개로 예정됐던 투구수 제한이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즉 한계 투구수가 오기 전에 빨리 5회 이상을 던지겠다는 욕심이 크게 작용한 것.

하지만 김병현의 이같은 생각은 컨디션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오히려 독이 됐다. 결과적으로 김병현은 예정된 투구수 80개도 채우지 못하고 65개만에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김병현으로선 진정으로 뛰어난 선발투수가 되려면 적극성 못지 않게 신중함도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경기였다.



장량
2004-05-06 17: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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