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용 마취제는 축산약품 취급점이나 동물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고, 유학생들 사이에서 환각제로 사용되고 있지만 의사처 방 등이 필요하지 않은 일반의약품으로 유통되고 있어 속수무책 이다.
1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강도혐의로 붙잡힌 회사원 장모(28·인천 시 작전동)씨는 서울 방화동의 한 동물약국에서 소나 말 등의 마 취제로 쓰이는 약품을 손쉽게 구입했다.
장씨는 지난달 17일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난 최모(여·21)씨를 서울 종로의 한 여관으로 유인, 성관계를 가진 뒤 최씨가 샤워를 하는 동안 맥주에 럼푼을 타서 최씨에게 마시게 했다. 최씨가 곧바로 깊은 잠에 빠지자 장씨는 최씨의 금목걸이와 현금 등 129 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다.
장씨는 경찰에서 “신문 해외토픽난에서 미국에서 동물용 마취제 가 여성들을 성폭한 후 금품을 뺏는데 이용된다는 소식을 듣고 따라 했다”며 “집에서 기르는 애완용개 때문에 마취제 1병이 급하게 필요하다고 했더니 주민등록증만 확인하고 쉽게 약을 줬 다”고 말했다.
장씨는 맥주병 등에 남긴 지문이 경찰청 과학수사과 감식에서 확 인되는 바람에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장씨로부터 피해를 당한 여성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동물용 마취제는 환각제로도 사용되고 있다. 지난달 12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붙잡힌 S대 외국인 교수 아들 M모(23)씨와 미국인 2명, 유학생 김모(26)씨 등도 고양이 마취제로 사용되는 동물의 약품을 엑스터시, 대마 등과 섞어 복용했다. 이들은 액체를 가열 해 가루로 만든 약품을 구입, 흡입하는 방식으로 복용해온 것으 로 드러났다. 문제는 이 마취제가 마약이나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규정되지 않아 엑스터시 등의 복용 혐의만 적용됐다.
서울 충무로의 K애완견센터의 강모(44)씨는 “동물용 의약품을 찾는 경우에는 신원을 확인하고 용도를 묻긴 하지만 판매과정에 서의 특별한 규정이 없어 손님이 원하면 내줄 수밖에 없다”며 “특히 애완견 붐을 타고 주택가 인근에 속속 들어선 소규모 동 물병원 등에서는 동물용 의약품이 신원확인 등의 과정없이 팔려 나가 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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