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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은 잔인한 달

 

<서프라이즈 www.seoprise.com에서 옮김>

"아, 사월(四月)은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망각의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알뿌리(球根)로 가냘픈 생명을 키워왔다.”
[T. S 엘리엇, 황무지(The Waste Land)에서]

엘리엇 자신은 이 시를 ‘자신의 사적인 감정을 풀어내기 위해서 쓴 시’에 불과하다고 말했지만, 이 시만큼 문학소년, 소녀들의 마음을 넘어 역사적 의미까지 담지하는 시로 애송되어 왔던 글도 없는 듯싶다. 물론 역사 정치적 맥락과 연결되어 시 자체의 본래의 의미보다 더 깊은 통찰력을 가지는 시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우리의 경우일 것이다. 그것은 유독 우리 근대사에서 역사적 사건들이 4월과 5월에 걸쳐서 의미 깊은 위대한 역사의 장이 여러 번 펼쳐졌기 때문이리라.

이 시는 ‘죽은 자의 매장', '체스 게임', '불의 설교', '물로 인한 죽음', '천둥이 말한 것' 등 5부로 나누어진 이 433행으로 이루어진 긴 시이다. 이 시는 1차 대전의 폐해와 유럽문명의 중심인 런던에서 메마르고 생명 없는 듯한 일상을 꾸려 가는 사람들의 삶을 묘사한다. <황무지>는 전쟁 후의 시대적 환멸과 허무사상을 바탕으로 현대문명의 불모성을 주제로 하고 있다.

자유에의 끝없는 그리움을 불태운 독일의 국민적 극작가이자 시인인 쉴러(Friedrich von Schiller)의 『빌헤름 텔』가운데에서 우리는 이런 구절에 맞닥뜨린다.

“최고의 보물만은, 폭력에 맞서 정당방위를 해야 합니다.
우리는 조국을 위하여 일어섭니다.”


오랜 인류의 역사를 통하여 민주주의는 오래 꽃 핀 적이 없었고, 오히려 민주정치에 반하는 체제가 민중에게 고통을 주어왔다. 아닌 게 아니라, 다수의 민중이 정치에 참여한다는 것은 혼란만 일으키는 것이라는 사상이 지배해 오기도 했다. 그리하여 민중의 대한 신뢰도 없고 도리어 폭정과 압제가 심해질 때에 민중은 언제나 포악한 통치자에 맞서 대항해서 자신의 기본적 권리를 찾으려 했다. 이런 역사적 사태의 추이는 우리에게도 예외적이지 않았다.

지난 3월 12일에 소수의 권력을 가진 집단에 의하여 쿠데타가 일어났다. 우리가 그토록 피로써 대가를 치르며 처절하게 맨몸으로 지켜왔던 그 역사를 되돌린 날이었다. 우리는 분노하고 일어섰다. 그래서 우리는 또 다시 대한민국이 공화국임과 역사는 되돌릴 수 없다는 신념으로 거리로 나섰다. 우리 모두는 위대한 민주주의 승리를 구가하는 한 판의 마당을 펼쳤다.

그것은 위대한 3월 혁명이었다.

누가 뭐래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위대한 한편의 드라마였다. 소수의 부패한 수구 세력에 의한 의회 쿠데타에 맞서 의연히 일어나 우리는 승리했다. 우리는 2천5백년전 민주적으로 선출된 아테네의 지도자 페리클레스가 전몰장병을 위한 연설에서 밝힌 바 있는 ‘국가의 권력은 국민에게 있다’는 그 점을 함께 확인했다.
“우리의 정체는 민주주의라 하는 바, 그것은 우리의 정권이 소수의 수중에 있지 않고, 다수의 수중에 있기 때문입니다. ”(투키디데스)

그랬다. 지난 달 의회 쿠데타에 맞선 ‘3월 혁명의 날’은 ‘대한민국의 권력은 국민으로 나온다’는 아주 평범한 진리를 실천에 옮기고 다시금 가슴에 새긴 날이다.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라는 점도 아주 분명히 만천하에 공포한 날이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잔인한 사월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우리가 염원하고 바라는 그 꿈이 진정 이루어질 지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떨어지고 있지는 않는 지를. 우리가 바라는 세상은 어떤 세상인가? 그것은 차별 없는 사회, 학벌 없는 세상, 평등한 사회, 보수와 진보가 한데 어울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다. 좌도 없고 우도 없는 정의로운 나라이며,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보통 사람들의 세상이다. 그 세상은 역사의 도도한 흐름을 거슬려 살아가고자 하고, 기존의 기득권을 맹목적으로 붙잡으려 하는 반동적 수구 세력들이 사라진 사회이다.

진정 그 꿈이 이루어질 것인가? 꿈은 이루어진다.

우리는 굳게 믿어야 하고 실천해야만 한다. 다가오는 4.15일은 우리의 꿈인 ‘시민 혁명’이 완성되는 날이어야 한다. 그 날은 ‘잔인한 4월’이 ‘기쁨의 4월’로 바뀌는 마지막 축제의 ‘꿈’을 펼치는 그 밤이 되어야 한다.

이런 꿈은 당위적 주장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우리의 역사는 젊음을 부른다. ‘젊은이여, 우리의 역사는 그대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우리의 선배들이 목숨을 걸고 지켜온 그 역사를 다시금 저 간악한 한줌이 채 안 되는 무리들에게 넘겨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우리 민주의 역사를 진정 슬픔과 모욕과 비참한 역사의 늪으로 민족의 수레바퀴를 다시 되돌려야만 한단 말인가? 그래서는 안 된다.

또 다시, 우리가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가?’라는 절망 어린 넋두리로 세상을 살아 나가야만 하겠는가? 세상의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하고 달라지지만, 그래도 변하지 않는 것은 있다. 세상의 진리는 변하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그 진리에 귀 기울이고 모든 것이 그 진리로 통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이 진리를 얻은 사람은 ‘모든 것이 아름답고, 좋고, 올바른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다시없이 아름다운 이 세계도 아무렇게나 쌓아 올린 쓰레기 더미와 같은 것으로 보일 따름이다.

젊은이들이여. 이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고 이끌어 가는 진리는 무엇인가? 그것은 젊은이들이 살아가야 할 이 땅을 아름답게 하는 진리이다. 모두가 참여하고, 모두가 광장에 나가 춤을 추고, 그래서 민주의 꽃이 피어서, 차별 없고, 평등하고, 정의가 강물과 같이 흘러가는 세상을 만드는 진리이다. <이성의 칼날>은 <진리의 빛>을 품는다. 누가 지금 이 시점에서 이성의 칼날을 세우겠는가? 누가 진리의 빛을 밝힐 수 있단 말인가? 그것은 젊은 여러분들이다. 여러분들만이 그 일을 해낼 수 있다.

젊음은 자유이다. 그래서 젊음이 좋다.

Trinken, Lieben, Studieren(술마시고, 사랑하고, 공부하고)하라. 그러나 4월 15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낭만도 역사의 진리와 함께 하면 더 아름답지 않겠는가? 누가 낭만과 <이성의 칼날>이 같이 할 수 없다고 하겠는가? 이성의 칼날을 가슴에 품고, 낭만을 즐기는 그 청춘의 감정으로 춤을 추듯, 사랑하듯 연인의 손을 잡고 투표장으로 향하라.

 
 
그리하여 거짓과 위선으로 가장한 이미지를 가진 저 오만한 콧대를 가진 40년간의 부끄러운 역사를 가진 거대 야당의 꿈을 깨부수자. 악어의 눈물보다 못한 그 눈물이 다 말라 비틀어져 진정 어린 눈물로 바뀔 때까지 다 쏟아버리게 하자. 다시는 대중 앞에서 눈물을 보이는 다 늙어 쭈그러져 몰골 사나운 꼴을 가진 독재자의 망령의 후손이 되살아나서 구정물 보다 못한 눈물을 흘리는 꼴을 보이지 않도록 하자. 진정한 눈물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깨우치도록 이번 기회에 제대로 가르치도록 하자.

이제는 거의 쓰러져 가는 군소 야당의 대표가 자신들의 죄를 진정으로 고백하며 반성하지도 않고, 신파조의 노래에 젖어 그저 의미 없는 눈물로 쏟아대며 3보 일배 하는 저 <추한 모습>도 장막에 가두도록 하자. 다시는 저 위선으로 가득 찬 복고의 춤을 추는 지역감정이란 눈물샘을 자극하는 그 자들을 아름다운 우리의 민주영령들의 성지에 들어서지 못하도록 하자. 그곳은 성스런 곳이니, 그대들의 때묻은 신발을 먼저 벗지 않고는 다시 두 발을 내딛지 못하도록 하자.

젊은이들이여. 저 위선으로 가득 찬 간악한 무리들이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따라지 인생을 흉내 낸 저급한 3류 멜로물들이 판을 치고, 부정과 악의 레파토리들이 광신의 굿판을 벌이는 국회로 만들지 못하도록 하자. 비극적 모습으로 우리의 가슴을 눈물로 적신 그들을 정말 용서하지 말자. 우리는 그들을 한없이 저주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저주하는 그 몸짓으로 반항하는 젊은이들이여.

4월 15일에는 반드시 투표장으로 가야만 한다. 이 땅에 다시는 위선의 눈물이란 정치가 사라지고, 지고지선(至高至善)의 아름다운 <미학의 정치>가 꽃필 수 있는 토양을 만들기 위해서 말이다.

젊음이 죽지 않는 나라는 이미 시작되었고, 모든 사람은 자기 마음 속에 정의가 숨쉬는 나라를 가지고 있고, 또 자격이 있으면 이 나라를 차지할 수 있다. 젊은이는 누구나 참된 이성의 힘으로 이 나라를 창조할 의무를 가져야 한다. 이 나라는 젊은이가 <영원의 청동>으로 굳게 뭉쳐 세워야 할 정의의 샘물이 솟아나는 세상이어야 한다.
[애니매이션] 투표부대가 3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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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13 12: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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