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을 통한 EBS 수능 강의가 실시되면서, 통신사업자들을 중심으로 인터넷 요금제도를 바꾸자는 논의가 제기된 적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반대론도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반대론을 펴시는 분들은 무조건 종량제가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가는 요금제도라고 전제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는 저희가 종량제를 얘기할 때 기반하는 전제와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종량제 요금제도도 여러가지 유형이 있으며, 정부가 통신사업자에게만 유리한 요금제도를 인가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생각하며, 그런 정부의 움직임을 지지 또는 견제하는 기능을 국회에서 하는 것이라 봅니다.
종량제와 관련된 논의는 작년에도 한차례 있었지만, 홈페이지가 개편되면서 관련된 내용들이 삭제되었습니다. 여기 작년에 올렸던 이종걸 후보의 글을 다시 올립니다. 종량제와 관련된 반대 의견은 얼마든지 올리셔도 좋지만, 최소한 이 글을 읽어보시고 이에 대한 반론을 제기해주시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게 생산적인 논의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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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종량제 요금제도에 대한 올바른 이해- 종량제는 절대 다수 인터넷 이용자에게 유리한 제도
지난 10월 4일 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제가 인터넷 요금 제도의 개편의 필요성을 제기한 이후 많은 분들이 저의 홈페이지를 방문해서 이에 대한 고견을 주셨습니다. 제시해 주신 의견들은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관심을 보여주신 모든 분들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런데 어떤 분들은 제가 제기한 인터넷 요금제도에 대해서 조금 오해를 하신 경우도 있으셔서 이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드리고, 또 제가 제안한 요금 제도가 왜 절대 다수의 인터넷 사용자들에게는 이익이 될 수 있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와 같은 정액제 요금이 개선되어야 하는 이유
우선 현재와 같은 정액제 요금이 왜 개선되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그것은 한마디로 말해서 인터넷 사용자의 절대 다수는 극소수의 인터넷 마니아들 때문에 비싼 정액제 요금을 치루고 있고, 요금 제도가 개선된다면 대다수 인터넷 사용자들은 현행 요금의 반값까지 낮춰도 현재와 똑같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왜 현행 정액제 요금 제도의 개선이 필요한지 그 이유를 조금 구체적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첫째, 정액제 요금 제도는 우선 비용지불구조가 불공평한 제도입니다. KT에 따르면, 상위 20%의 사용자가 전체 인터넷 이용량의 72%를 차지합니다. 특히 최상위 5%의 사용자는 전체 트래픽의 40.7%를 발생시키고, 전체 사용자의 50%는 약 8% 정도의 트래픽을 발생시켜서 최상위 사용자 5%에 속하는 층은 전체 사용자 50% 집단에 해당하는 사용자에 비해 무려 50배 이상을 더 트래픽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도 일반적인 인터넷 이용자나 그 사람보다 50배를 더 트래픽을 유발하는 인터넷 마니아나 인터넷 요금은 거의 차이가 없는 구조가 바로 정액제입니다.
이는 소량의 이용자가 트래픽을 많이 발생시키는 다량 이용자의 이용요금을 보조하는 격입니다.
둘째, 사업자들은 과도한 설비투자를 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인터넷 요금의 경직성을 낳습니다. 소수 이용자가 대량의 트래픽을 발생시킴으로써 망혼잡으로 인한 초고속인터넷 속도저하를 유발하고, 사업자들은 초고속인터넷 속도저하 방지를 위하여 백본망 확장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게 됩니다. 한국통신 자료에 따르면 최근 한국통신이 서비스하는 코넷의 최근 4년간 백본용량은 400배가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런 백본 용량 경쟁은 불가피하고 바람직한 측면도 있지만, 소수 다량이용자에 의한 네트워크 자원의 남용에 의한 불필요한 측면도 있습니다.
셋째, 인터넷이 보급된지 몇 년이 경과하면서 사용에 능숙한 "헤비 유저"들이 급증하게 되고, 이들에 의해서 네트워크의 트래픽은 더욱 심하게 급증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을 겨냥한 각종 웹스토리지 서비스, P2P 서비스가 개발되면서 네트워크 트래픽의 급증과 그에 대응하는 과도한 투자의 악순환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이는 인터넷 사업자의 부실을 가져올 수 밖에 없습니다.
넷째, 정액제의 또다른 문제점은 사업자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최소한의 수익성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의 기본 요금을 메길 수밖에 없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인터넷을 이메일이나 홈페이지 검색 등만을 주로 이용하는 대다수 가입자에게는 상당히 고가의 요금을 지불하게 됩니다.
다섯째, 정액제의 또다른 문제점은 고액의 정액제 요금 구조가 통신 산업의 왜곡만이 아니라 다른 산업에도 피해를 가져오고, 사용자들을 준범법자로 만들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인터넷 가입자들은 고액의 정액제 요금에 대한 보상 심리로 저작권과 실정법을 침해하면서 음악, 영화, 프로그램, 음란물 등 각종 자료들을 과도하게 구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인터넷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지난 몇 년 동안은 음반 시장을, 그리고 작년부터는 영화 산업을 대단히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한국영상협회가 지난 6월에 연세대학교 미디어아트 연구소에 의뢰해 대학생 60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한 등으르 영화를 본 적이 있다고 답한 대학생은 전체 응답자의 8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이 본 불법복제 영화가 극장에서 개봉 전(34%)이거나 상영중(30%)인 경우는 64%로 불법복제 영화가 극장 흥행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 동영상 파일을 교환하는 경우 인터넷 사이트(16%)나 메신저(36%)를 통해 전달된다고 답한 응답자가 52%인 것으로 나타났고, CD라이터 등 광저장장치의 소유 비율도 전체의 41%에 달합니다.
현재의 프리미엄급 인터넷 속도로는 700메가 짜리 영화 파일 하나를 다운받는데 2시간 정도면 충분하고, 이를 시디에 저장해서 보관․교환하는 데 400원 정도면 충분합니다.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만 하면 대부분의 자료들의 획득 비용이 거의 제로가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음반, 영화 등 문화 및 컨텐츠 산업을 황폐화시키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인터넷 정액제 요금 구조는 개편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요금 설계는 관계 전문가들이 면밀하게 시뮬레이션을 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인터넷 가입자들이 인터넷을 사용하는 주용도인 전자우편, 검색과 웹 서핑, 온라인 쇼핑, 온라인 강의 수강, 온라인 게임 플레이, 인터넷 방송 시청 등을 현재와 똑같이 불편 없이 이용해도 현행 요금의 50% 정도로 떨어뜨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몇 가지 오해
그런데 요금 제도를 바꾸자는 제안에 대해서 몇가지 또다른 오해가 있습니다. 이런 주장들은 ▲인터넷 종량제 요금제도란 사용시간이나 트래픽을 기준으로 과금되는 요금 제도로서 소비자에게 불리하다 ▲인터넷 종량제를 채택하면 결국 통신 요금은 상승한다 ▲인터넷 종량제는 통신사업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요금제도이다 ▲인터넷 종량제 실시에 앞서서 먼저 인터넷 품질의 고도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인터넷 종량제가 되려면 스펨메일, 팝업 광고 등 사용자가 원치 않는 트래픽을 유발하는 것들부터 근절시켜야지 그렇지 않으면 소비자에게 그 비용이 전부 전가된다 등으로 정리될 수 있습니다.
이제 이런 주장들이 왜 종량제 요금제도를 오해하고 있는 것인지를 설명드리겠습니다.
1. 인터넷 종량제 요금제도가 되면 사용시간별로 킬로바이트별로 과금이 된다?
이런 주장은 인터넷 종량제를 완전 비례 종량제로 오해하시는 데서 나오는 비판입니다. 이 분들은 제가 제안하는 인터넷 요금 체계가 마치 휴대폰 요금처럼 몇초 단위로 사용시간별로 과금이 되거나, 몇킬로바이트의 데이터만 보내거나 받아도 요금이 정비례해서 오르는 것으로 오해하고 계십니다.
제가 제기한 종량제는 이런 요금 체계가 전혀 아닙니다. 인터넷은 그 특성상 하루 24시간 접속하고 있다고 해서 트래픽을 심하게 유발하지 않는다면 별도로 과금할 필요가 없습니다.
제가 제기한 종량제는 전자우편, 검색과 웹 서핑, 온라인 쇼핑, 온라인 강의 수강, 온라인 게임 플레이, 인터넷 방송 시청 등과 같은 일반인들의 보편적인 인터넷 이용에는 아무런 불편이 없을 정도의 용량을 기본 요금의 한도에서는 보장하되, 트래픽을 많이 유발하는 동영상 같은 대용량의 파일 교환 등에만 추가로 종량 요금을 부과하는 혼합형 요금 구조입니다. 기본 요금만으로도 보통의 인터넷 서비스는 맘놓고 즐길 수 있게끔 요금 구조가 설계되어야 한다는 것이 대전제인 것입니다.
2. 인터넷 종량제를 선택하면 결국 요금이 오른다 ?
이 문제는 인터넷 사용층을 구분해서 보아야 합니다. 인터넷 종량제 하에서는 인터넷 사용층의 80%는 현행 보다 요금이 대폭 절감되거나 비슷할 것입니다. 대용량의 파일 교환 위주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나머지 20% 인터넷 마니아들은 요금이 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제가 인터넷 요금체계의 개편을 주장했던 이유도 한 때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초고속인터넷 요금을 자랑했던 한국이 최근 들어와서 일본보다 요금이 추월당하게 되는 사건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난 2003년 9월에 간행된 ITU의「Birth of Broadband」에 따르면, 일본의 초고속인터넷 이용료가 1달에 약 24달러(2,900엔, 3만원)로 한국의 약 49달러(6만원)에 비해 매우 저렴한 것으로 되어 있다.
한국의 초고속통신요금이 비싸다고 해서 사업자들이 이익을 본 것도 아닙니다. KT를 제외한 하나로, 두루넷, 온세통신 등 인터넷 서비스 공급자들은 사업자들은 과도한 설비 투자와 속도 경쟁 때문에 전부 심각한 경영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이는 결국 요금 인하의 걸림돌로 작용합니다.
이런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해서라도 인터넷 종량제를 채택해서 20% 내외의
인터넷 마니아들의 네트워크 자원 남용을 규제한다면 그 혜택은 나머지 절대 다수의 사용자에게 돌아갈 것이며, 요금도 인하될 것입니다.
3. 인터넷 종량제는 사업자 이익을 대변하는 요금구조이다?
종량제 요금 구조를 KT 등의 통신사업자에게 유리한 요금 구조로 보고, 제가 이들 사업자의 이익을 대변해서 이런 주장을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진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통신사업자들은 종량제보다는 정액제를 더 선호합니다. 통신사업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정액제 요금 구조는 고액의 요금을 매월 고정적으로 받을 수 있고 매출액이 확정된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종량제 요금 구조는 고정요금인 기본요금은 대폭 낮아지는 동시에 사용량에 비례해서 과금하는 종량 요금은 시장 상황에 따라 가변적이기 때문에 수입구조가 불안해집니다. 매출액이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물론 기본요금을 높이거나 기본요금으로 허용하는 인터넷 사용범위를 대폭 축소시키면 사업자에게 유리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식의 요금 구조에 대해선 정보통신부나 시민 사회의 여론이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번 정보통신부 국감에서 인터넷 요금구조의 개편 문제에 대해서, 정보통신부 차관은 “어떤 방향으로 개편되건 기존의 가입자들이 지출하는 총비용보다는 저렴하게 설계가 되어야 하는 것이 대전제”라고 밝혔습니다. 저한테 역시 이런 원칙은 너무나 자명한 것이기 때문에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습니다.
4. 인터넷 종량제 실시에 앞서서 먼저 인터넷 품질의 고도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현재와 같이 망 품질이 만족스럽지 못한 상태에서 무슨 요금 체제의 개편이냐? 인터넷 종량제 실시보다도 더 급한 것은 인터넷 망의 고도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런 주장을 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정당하신 지적입니다. 현재의 인터넷 망의 품질이 만족스럽지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소수의 인터넷 헤비 유저들이 다른 사람들의 수십배, 수백배씩 더 트래픽을 유발하기 때문에 다른 사용자들에게도 피해를 주고, 인터넷 망 품질 수준의 악화에도 원인의 하나가 되고 있습니다. 정액제가 도입이 되어서 이처럼 사회적 공공 재화라고도 할 수 있는 인터넷 망을 남용하는 사람들이 일정한 비용을 지불하게 한다면, 전체적으로 트래픽이 감소되어서 망에 대한 체감 품질이 좋아지며, 이로 인해 추가로 확보되는 수입을 가지고서 통신 사업자들은 품질 향상에 투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인터넷 품질의 고도화를 위해서도 요금 체제의 개편이 필요하며 또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5. 사용자가 원치않는 트래픽을 유발하는 것부터 근절시켜야 한다
현재 인터넷 사용자들은 스펨메일, 스펨 게시물, 팝업 광고 등 원치 않는 트래픽을 유발하는 것들에 시달리고 있다. 인터넷 종량제가 되려면 이것부터 근절시켜야지 그렇지 않으면, 그 때 유발되는 트래픽이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부 요금으로 전가된다.
이런 우려를 표명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데 이런 주장 역시 종량제 요금제도를 잘못 생각하시기 때문에 제기되는 것입니다. 메일이나 팝업 광고 등이 트래픽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합니다. 한달 내내 받는 스팸 메일의 크기라고 해봤자, 700메가바이트짜리 영상 한 편보다도 작을 것입니다. 종량제 요금 체제에서도 추가 비용이 전혀 없이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데이터 사용범위 안에 이런 정도의 트래픽은 충분히 소화될 수 있습니다.
광범위한 의견 수렴 작업 필요해..
결론적으로 말씀드린다면, 요금제도라는 것이 쉽게 바뀔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까지 정부나 통신 사업자 측에서 인터넷 요금제도에 관한 한 어떠한 개편 움직임도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금제도가 개편되려면 네티즌 여러분들에 대한 광범위한 의견 수렴 작업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기본요금에 종량제를 혼합하는 요금제도는 정액제 요금 제도보다 절대 다수의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유리하고 요금이 저렴한 제도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 점을 분명히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출처: 국회의원 이종걸 정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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