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케이블모뎀 관련정보 때문에 비씨파크에 들렀다가 정치관련 글들을 읽게되어 가끔 들릅니다. 여기는 실명이 완전히 공개되니 다른데에 비해서 글 쓰는게 조금 더 조심스럽군요. 저는 이제 갓 40이 된 속칭 386세대의 중간 쯤에 해당됩니다. 초등2학년 때 시월유신이라는 리본을 가슴에 달고 다녀야 했고 그걸 잊으면 교문 한 구석에서 벌을 섰던 기억이 납니다.
선생님들은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우리들에게 '새마을노래'를 가르쳤고 동네마다 '애향단'이라는게 만들어져서 강제적으로 동네청소도 하고 어디 동원이 되어 가기도 하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교과서에는 당당히 시월유신을 민족통일을 위한 위대한 결단이라고 나오고, 우리나라는 서구식 민주주의를 할 역량이 안되기 때문에 '한국적 민주주의'를 해야한다고 배웠습니다. 물론 시험에도 어김없이 나옵니다.
중3이 되자 갑자기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했다고 나오더니 이윽고 전두환이 등장하면서 '불량배일소'라는 구실로 많은 젊은 사람들을 '무조건' 끌고가서 혹사 시키고 말 안들으면 죽고 했는데 그게 유명한 삼청교육대 였습니다.
당시 제 친구 고1이었는데요, 멋모르고 끌려가서 소위 '순화교육'이라는 무시무시한 군사훈련을 받고 왔지요. 툭하면 곤봉으로 머리가 깨지는 모습을 봤다고 하면서 치를 떨었습니다. 그친구 끌려간 이유는 '머리가 길고 복장이 불량해서' 였습니다. 삼청교육대는 전두환이 한 거였지만 전두환체제는 박정희 유신독재의 연장선상이었다는 것은 물을 필요도 없지요.
왜 박정희 이야기가 자꾸 나오는가?
박정희 때문에 우리 경제가 발전했다고 이야기 합니다. 일부에서는 그의 이야기가 마치 신화처럼 떠받들여지기도 하고요 -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그런 경향이 강한 것 같습니다. 그의 딸이 그 박정희 신화를 기반으로 수구세력의 정치적 재기의 발판으로 나서려고 하고있습니다. 역사의 발전을 거스르는 퇴행적 행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외국에서 사업을 하는 제 입장에서 볼 때에는 한국이 박정희 때문에 발전한 것이 아니라 박정희 독재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근면함을 바탕으로 경제발전을 한 것이 맞습니다. 한국인처럼 부지런하고 일에 열정적인 국민도 세계적으로 보기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경제란 것은 스스로 경제논리에 맞게 흘러가도록 하면 되는 것이지, 그걸 국가가 자꾸 개입하는 것(그걸 가리켜 관치경제라고 합니다)은 역효과를 내기 십상입니다.
지금까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IMF 사태는 바로 그 관치경제와 재벌에게 과도하게 경제가 집중된 문제로 인하여 나타난 현상이라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대다수가 인정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이제 세계속에서 당당히 경쟁하고 있습니다. 외환위기 속에서 그걸 딛고 일어나 IT 강국으로 우뚝 섰고, 세계10위권의 경제강국입니다. 월드컵 4강을 비롯한 스포츠 면에서의 대단한 활약에서 보듯이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진짜 민주주의를 할 수 있고 그걸 기반으로 유럽 경제대국들 못지않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게 우리 국민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진국의 문턱에서 문제는 다시 정치입니다. 국민의 자발적 역량을 집중시켜야 하는 이 때 구 독재체제의 후계자들은 '지역주의'와 '허구적 박정희 향수'를 기반으로 유권자들을 현혹하고 있습니다.
미래지향적인 젊은 비시파크 인들의 한 표 행사가 아쉬운 때입니다.
조국의 정치가 희망을 주길 고대하면서...
최진용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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