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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 폭행사건을 보며 생각난 일...

 


우리 아버지 이야기입니다. 우리 아버지는 별로 나서시는 것도 아닌데 어디 모임같은데서 임원자리를 참 잘 떠맡으십니다. 지금도 우리사는 아파트 입주자 대표니 머니 해서 형과 저는 "아버지는 돈은 안되고 일만 많은 감투복이 참 많다"며 놀립니다. ^^;


형이 중학교에 다닐적이니까 벌써 15년 전쯤의 이야기가 되겠군요. 당시에도 아버지의 감투복은 여전해서 딱히 집에 돈이 많거나 한 것도 아니었는데 육성회장이셨습니다.(겸손이 아니라 돈이 없어 육성회비도 결국 다 내지 못해서 형이 졸업한 후에 나중에 학교에 찾아가서 냈습니다. 그것도 선생들 사이에서 많이 화제가 됐다고 하더군요. 보통 자식 졸업하면 땡인데 나중에 찾아와서 돈냈다고...)


음냐 서론이 길었지만... 형도 엄청난 교사폭행에 휘둘린 적이 있었습니다.


체육시간 짝을 지어 윗몸 일으키기 연습을 하는데 형이 잡고 몇번 했는지 세어주고 형의 짝이 윗몸일으키기를 할 때의 이야깁니다.


 형은 분명 똑바로 세었는데 선생이 한개 더 세었다고 우기면서 때리더라는 겁니다. 그냥 때린게 아니라 몽둥이로 온몸을 무차별 가격하고 쓰러진걸 다시 발로 걷어 차고 ... 등등..


얼굴도 여기저기 터지고 몸에도 피멍투성이가 된 형은 그걸 보면 부모님이 놀라실까봐 그날은 친구네서 잤습니다. 하지만 하루 지나면 붓기가 더 붓는 법... 다음날 저녁 부모님께 걸리지 않을리가 없었죠...


부모님은 터진 형 얼굴과 온몸의 멍을 보고 아연실색 하셨고 집안이 난리가 났죠... 엄마도 보통은 선생님께 "애들 많이 때려주세요~" 라고 말하는 분이셨지만 너무 속상하고 분해 하셨더랬죠.


다음날 아버지가 형한테는 얘기하지 않고 학교에 찾아갔답니다. 그날 이미 학교는 "육성회장 아들을 팼다"고 해서 선생들 사이에서 수근수근 대는 분위기였다고 해요. (이런건 교무실을 들락거리는 학생들이 말해주죠 ^^; )


아버지는 형을 때린 체육선생을 찾아가서 잠깐 이야기좀 나누자고 하고 학교 뒷산으로 가셨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체육선생은 "흥 지까짓게 육성회장이면 다냐~"라는 듯한 뚱한 표정으로 따라오셨다고 해요.


아버지가 체육선생한테 이렇게 말씀하셨대요..


"선생님, 지금 아이가 많이 상처를 입었습니다. 몸의 상처보다 마음의 상처가 참 큽니다. 선생님이 우리아이를 미워해서 때린게 아니라고 아이에게 잘 말씀해 주십시오. 아이가 상처받지 않게 잘 부탁드립니다."


그말이 끝나고서야 뚱한 표정이던 선생이 갑자기 아버지한테 털썩 무릎을 꿇고는 잘못했다고, 죄송하다고 빌더래요...


이 이야기도 형이 중학교 졸업하고 나서 아버지가 해 주셔서 알게 된 얘기였죠..


어쨋든 요즘 사태를 보면 정말 학부형이 선생의 권위를 존중하는 풍토가 너무 없는것도 아쉽더군요. 학부형이 선생을 학원 강사보다도 개떡으로 여기니 아이들이 선생을 존경 할리 만무하구요...


또 선생이 학생을 애정으로 존중해주는 풍토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생각입니다.


학생들은 아직 미숙합니다. 미숙하기 때문에 선생님께 배우러 오는 겁니다. 그걸 미숙하다고 때리고 패서 다스리면 소돼지 사육하고 뭐가 다른겁니까? 그래도 덜 미숙하고 더 많이 산 어른들이 아이들을 애정으로 존중해 주지 않으면 미숙한 아이들은 존중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게 됩니다.


어른들이 보여 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선생님을 존중하는 모습을... 친구를 존중하는 모습을... 제자를 존중하는 모습을...


 


*여기까지 읽으신 분이 과연 있을까요? 있으시다면 감사.. ^^;
첨부 그림은 전혀 상관 없는 그림이군요.. A블럭과 B블럭의 색이 완전히 같다고 합니다.
믿겨지지 않지만... 포토샵에서 떼어서 확인해 보세요.. ^^;



챕스
written by 챕스 (chafs)
2004-04-10 07:01:39
2272 번 읽음
  총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1. 원영기 '04.4.20 12:27 AM 신고
    :-)*민영님아버님같은분들이 세상을 밝게하는것같군요 ^^ ↓댓글에댓글
  2. 2. 봉재훈 '04.4.16 4:06 PM 신고
    :-)*정말 멋지고 후륭하신 아버지를 두셨습니다.
    그 선생님도 형사고발 된거보다 많은 깨달음이 있었을겁니다.
    부럽군요~ 민영님 ^^ ↓댓글에댓글
  3. 3. 배창민 '04.4.16 8:11 AM 신고
    :-)*멋진 아버지를 두셨네요 ^^ ↓댓글에댓글
  4. 4. 이인향 '04.4.13 9:54 PM 신고
    :-)*훌륭하신 분입니다. ↓댓글에댓글
  5. 5. 송경우 '04.4.13 6:44 PM 신고
    :-)*신고하던가 부모님께 알리는게 훨씬 낫습니다... 그리고 가능한한 '법적 조치'는 가장 나중으로 돌려야 합니다. 이런 '조치'가 일찍 개입되면 여러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물론 무조건 쉬쉬하라는게 아니라 본문에 나온것처럼 가능하면 좋게 해결할 방향을 찾아야하죠. ↓댓글에댓글
  6. 6. 송경우 '04.4.13 6:41 PM 신고
    :-)*김영례님..... 죄송한 말씀이지만 군대에서 조교 멱살잡고 싸웠다는게 자랑거리 아닙니다..ㅡㅡ;;.. 군대 가보심 압니다.. 학교에서 선생이 때린다고 무작정 다 맞을 것도 아니지만 학생도 주먹 먼저 올라가면 불리하긴 마찬가집니다... 적당히 피해서 맞으시고 ↓댓글에댓글
  7. 7. 박종현 '04.4.12 6:43 PM 신고
    :-)*제 생각엔 아버지가 처리를 제대로 안 하신 거 같군요. "그냥 때린게 아니라 몽둥이로 온몸을 무차별 가격하고 쓰러진걸 다시 발로 걷어 차고..." 이건 형사 고발 해야 합니다. ↓댓글에댓글
  8. 8. 김영례 '04.4.11 10:33 AM 신고
    :-)*저희아버지는 학교에서 선생이때리면 멱살잡고 면상을 후려갈겨라 그렇게 가르치셨는데-_-;; ↓댓글에댓글
  9. 9. 김영례 '04.4.11 10:33 AM 신고
    :-)*감동적인 이야기이군요.. 훌륭한 아버지를 두셨습니다. 저희아버지는 힘이넘치시는 분이라-_-;; 군대에서도 조교 멱살잡고 싸웠다고 하시던데.. 암튼 저희아버지가 최고-_-ㅋ ↓댓글에댓글
  10. 10. 정소희 '04.6.8 8:47 PM 신고
    :-)*아버지가 존경 받는 이유는.. 충분히 이성을 잃고 그 폭력교사를 죽여버릴 수도 있었는데..그 무지렁뱅이를 인간으로 존중하고 대접했다는 점이지요. 감화시킨것이지요. ↓댓글에댓글
  11. 11. 정소희 '04.6.8 8:49 PM 신고
    :-)*선생이 존경받으려면..폭력과 매질이 아니라.. 백번 천번을 참는 인내로 무지렁뱅이 제자를 인간으로 존중하고 감화시켜서 진실로 인간으로 만들어야 할것입니다. 그럴때 머리를 숙이는 것이지요. 존경심은 억지로 생기는 것도 아니고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댓글에댓글
  12. 12. 정소희 '04.6.8 8:53 PM 신고
    :-)*그러니.. 선생을 우습게 알고 존경하지 않는 현실을 개탄할것이 아니라.. 선생으로 존경을 받고 싶다면 절대 매질이나 폭력은 가하지 말아야죠.폭력 선생들 반성하세요..전 국민의 의식이 많이 높아져서.. 선도와 감화가 아닌 매질, 폭력이란 비인간적인 방식 ↓댓글에댓글
  13. 13. 정소희 '04.6.8 8:55 PM 신고
    :-)*으로는 결코 무지몽매한 어린 제자들을 인간으로 만들 수 없음을.. 무조건 사랑하십시오. 무조건 사랑받을 겁니다 !!! ↓댓글에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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