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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 탈출기…"나는 이렇게 취업했다"

 


[조선일보 박민선 기자] 한국산업인력공단 중앙고용정보원이 6일 발간한 ‘실업의 추억’(워크넷 백수탈출기)에는 구직자들이 지침으로 삼을 만한 성공 사례들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중앙고용정보원이 지난 1월 한달간 고용안정정보망인 워크넷(www.work.go.kr)을 통해 실시한 취업 성공사례 이벤트에 응모한 취업자들의 성공담 144편을 모은 것이다.

중앙고용정보원은 이중 26편을 선정, 최우수상(1명), 우수상(5명), 장려상(20명)을 시상했다. 정보원 측은 “구직자들에게 이력서 및 면접 요령, 워크넷 서비스 활용 등 취업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책을 발간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음은 ‘백수탈출기’에 담긴 성공사례. 가능한 한 원문 그대로 옮긴다.

◆ 인턴사원제를 이용하라 (원모씨)

나는 지방의 2년제 대학을 다녔다. 이렇다 할 자격증도 없었지만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성격 탓에 종합병원 원무과에 취업할 수 있었다. 물론, 정규직원은 아니었다. 1999년 초 노동부에서 최초로 시행됐던 ‘인턴사원제’를 통해서였다. 하지만 일용직이든 계약직이든 상관없었다. 어떤 일이든 내게 주어진 일은 열심히 할 자신이 있었고 그렇게 6개월 정도면 내가 정규직원 한 사람 몫은 충분히 해낼 것이라, 내 자신을 믿었기 때문이다.

업무는 병원 방문자들의 전화 예약접수 및 상담이었다. 당시 그 일은 보통 여자가 하는 것으로 생각했기에, 남자인 나를 다른 직원들도 의아해했다. 나는 남들보다 10~20분 일찍 출근했다. 모든 일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무엇보다도 열심히 인사를 했다. 인사는 내가 가진 ‘최대의 무기’였다. 내 이름은 몰라도 ‘아, 그 인사 잘하는 전화사원’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환자나 보호자들에게도 더욱 친절하게 대했다.

다른 병원들의 전화접수 상황도 파악해봤다. 근무 3개월 후부터는 매월, 매주, 매일 매 진료과별로 환자분포 통계를 낼 수 있게 됐다. 내 통계를 보고 언제 어느 시간에 환자들이 몰리는지 알 수 있게 됐고 의사들은 환자들이 덜 붐비는 요일과 시간에 수술과 세미나를 잡을 수 있었다. 모두들 내 업무에 놀라워했다. 남들이 단순 업무로 생각했던 일들. 근무 4개월째부터는 매주 나의 통계를 기다리는 진료과가 많아졌다.

남들이 단순 업무로 생각하는 내 일을, 나는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일로 생각했다. 그 후 난 6개월 간의 인턴사원을 마쳤고 바로 정규직원이 됐다. 수습 기간도 없이 바로 정규직이 된 셈이었다. 그 후 나는 원무과 회계 파트에서 일했으며 1년 후 총무팀의 인사·노무 담당자가 됐다. 그것은 우수한 성적이나 자격 때문이 아니었다. 작은 일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크게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었다.

◆ 38선에서 재취업하다 (정모씨)

1998년 IMF로 온 나라가 휘청거릴 무렵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퇴직 후 고향으로 돌아가 작은 사무용품점을 개업했다. 퇴직금과 직장생활 4년간 모은 얼마 안되는 자금을 긁어모았다. 사업은 본궤도에 오르게 됐고 수입도 늘었다. 결혼도 했다. 그런데 인근에 초대형 사무용품점이 들어서면서 매출이 급격하게 줄기 시작했다. 몇 달 밀린 직원들의 급여와 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아파트를 처분했고 우리 부부는 부모님 집에 얹혀 살게 됐다.

2002년 봄 돈을 벌기 위해 홀로 서울에 올라왔다. 막일을 시작했다. 혹시라도 대학동창을 만나면 어쩌나…. 너무 힘들었고 너무 자존심 상했다. 일이 몸에 익으면서 허리가 끊어질 것 같은 고통도 서서히 줄어들었다. 돈을 모아 가족이 살 집을 구했다. 남들은 달동네라 피하는 동네지만. (중략) 그러던 어느날 공사장에서 무거운 물건을 들고 가다가 발을 헛디뎌 넘어지면서 큰 상처를 입었다. 아픔보다 당장 먹고 살 걱정이 앞섰다.

아내가 먼저 결정을 내렸다. 미래를 위해 재취업을 하자고. 그리고 조금 눈을 낮추기로. 아내 손에 이끌려 중부고용안정센터를 찾았다. 상담원은 내게 노동부에서 운영하는 성취프로그램을 소개했다. 그리고 2주 후 종로고용안정센터에서 운영하는 성취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참가자 10여명 중 대부분은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 참가자 대부분은 뛰어난 어학실력과 높은 학점, 컴퓨터 운영능력은 기본이고 자격증도 여러 개씩 취득한 재원들이었다.

그에 비하면 나는 전공만 반도체를 했지 IMF 이전의 사고를 가지고 그 때의 급여를 요구하고 있었다. 재취업을 위해서는 눈을 낮춰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내 능력을 파악하여 능력에 눈을 맞춰야 하는 것이었다. 생각을 바꾸자 이전에는 아무리 찾아도 나타나지 않던 반도체 경력자에 대한 구인광고가 워크넷에 심심치 않게 올라오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면접 요청이 들어왔고 그 중 내가 원하는 회사에 입사했다.

많은 부분이 부족한 회사지만 부족한 나를 거두어준 회사에 늘 감사한다. 얼마 전 월급을 타면서 큰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 우유를 넣어 보내주기 시작했다. 우유를 처음 넣어보내주던 날 가슴이 아파왔다. 그동안 친구들이 우유 먹는 시간에 쳐다만 봤을 우리 큰 놈을 생각하면 글쓰는 지금도 가슴이 뭉클하다. 미래를 위해 주택청약저축을 시작했다. 직장인이 월급 벌어 집 마련하려면 25년 걸린다지만 나는 개의치 않는다.

◆ 갈 때까지 갔다면 워크넷을 선택하자 (김모씨)

2004년을 맞이하는 마음이 한결 가벼운 것은 아마도 내 책상이 생겼기 때문이리라. 10평 남짓한 사무실에 이것저것 잡다한 일과 심부름까지 해야 하는 일이지만 방 구석에서 내 처지와 신세를 비관하며 살던 날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행복하다. 나는 전문대를 졸업하고 중소기업에 입사해 3년을 열심히 일했다. 젊음이 있던 만큼 꿈도 희망도 가득했던 나날이었다. 그런데, 불안한 회사 사정으로 반강제적으로 퇴사하게 되었다.

그 아픔이 다 가시기도 전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신용 불량자가 되어버렸다. 아버님의 사업부도로 나마저 20대 신용불량자가 된 것이다. 길이 보이지 않았다. 빚은 자고 일어나면 산더미처럼 불어가고 신불자가 이력서를 쓸 수 있는 곳도 많지 않았다. 사는 것이 정말 힘들었다. 그러던 중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실시하는 공인중개사 시험을 알게 됐고 공부를 시작했다. 열심히 공부한 덕에 2003년 공인중개사 시험에 합격했다.

내 삶에도 변화가 생겼다. 눈높이를 바꾸자 예전과는 달리 정말 많은 직장이 보였다. 이력서를 하루에 10장씩 안고 워크넷에 올라온 모든 부동산 관련 직종에 이력서를 접수했다. 원하던대로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취업을 할 수 있었다. 전에 받던 월급의 3분의 2밖에 되지 않았고 상여금도 없는 곳이지만 직장은 잃었던 꿈을 찾아주었다. 좋지 못한 환경에서 시작해도 열과 성이 있다면 꿈을 이루는 것을 어렵지 않다. 다만 조금 더 시간이 걸릴 뿐이다.

◆ 주부 재취업기- 드디어 합격 (오모씨)

고교를 졸업하고 제조회사에서 3년 근무하다가 주경야독으로 전문대에 입학했다. 그러나 졸업할 즈음엔 IMF로 취업의 문이 더욱 좁아졌고 결국 1년이라는 세월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보내야 했다. 공무원 시험도 준비해봤지만 결국 떨어지고 말았다. 건설회사에 취직을 했지만, 결혼 후 임신을 하게 되자 결국 회사를 그만둬야 했다.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아 휴직은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아이도 어느 정도 컸고 이제 더 이상 집에서 썩은 고기가 되고 싶지 않았다. 여기저기 이력서를 냈지만 IMF 때보다 경제는 더 좋지 않아 결혼한 주부를 뽑아주는 회사는 없었다. 아이까지 있다고 하면 오너들은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문을 두드렸다. 그랬더니 ‘한솔’에서 나를 뽑아주었다. 한솔은 사람을 알아봐주는 멋진 회사다. 나는 주부이기 이전에 아직은 젊은 인재다.

(박민선기자 sunrise@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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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guy2002)
2004-04-07 12:11:26
887 번 읽음
  총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1. 김기태 '04.4.7 2:17 PM 신고
    :-)*잘 읽었습니다. ↓댓글에댓글
  2. 2. 백승욱 '04.4.9 12:25 PM 신고
    :-D*고마운 글이군요. 잘 읽었습니다.^^ ↓댓글에댓글
  3. 3. 김지호 '04.4.14 12:46 PM 신고
    :-)*잘읽었어요 ↓댓글에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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