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제국의 마지막 황제 빌헬름 2세가 당시 중국의 실세 위안스카이에게 개 한 마리를 선물했다. 얼마 후 위안스카이로부터 답장이 왔다.
“맛있게 잘 먹었소이다.”
개는 개다. 개고기에 대한 논쟁은 이 한마디면 족하다. 종종 대한민국의 상스런 욕을 접할 때면 그 창의성에 놀라곤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이라고 할 수 있는 욕이 바로 개XX로 시작하는 원색적인 용어들이다. 사람들은 개를 통해 자신의 오욕칠정을 드러내는데 개가 천덕꾸러기가 아닌 우리 삶에 친근한 동물이라는 반증일 것이다.
대한민국은 개판이다? 대한민국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개고기 논쟁을 표현하자면 그 표현이 제격이다. 서구 여러 나라들의 개고기 보도는 과연 개에 대한 사랑과 우정에서 벌어진 일일까? 문제의 본질은 개가 아니라 문화의 야만성에 있다. 그것은 서구 문화 우월주의에서 드러나는 문화 죽이기이다.
개를 통해 보는 대한민국의 비겁함은 나를 잃어버린 결과에서 연유한다. 일본이 고래잡이를 하고 중국에서 원숭이를 먹어도 이렇게 소란스럽고 멸시를 당하지는 않는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유치하면서 서방 기자 30여명을 불러 개고기 홍보회를 갖기도 했다. 개를 먹는 것은 결코 야만이거나 숨길 일이 아니다. 개에게 개 이상의 가치를 부여하고 그 가치에 충실하지 못하다고 질타하는 서구 언론과 동물보호론자들이 벌이는 기상천외한 논리에 대한민국이 제대로 대응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개에게 특별한 면죄부를 부여한다. 인간과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인간과 같은 대접을 받아야 하며 심지어는 개는 인간의 친구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인터넷에서 ‘Bestiality’ 란 검색어를 입력하고 엔터키를 치면 다양한 사이트들이 나온다. 저 단어는 인간과 동물의 성행위를 의미한다. 영국에서는 혀가 긴 개와 성기가 큰 개를 지속적으로 교배시켜 영국 상류층들의 성적 판타지를 만족시켰다. 그들에게 있어 분명 개는 개 이상의 가치를 지녔던 것이다.
파시스트 브리지도 바르도의 나라 프랑스는 개의 천국이다. 카페나 식당의 출입이 자유롭고 지하철 호텔방 출입도 허용된다. 길거니라 공원에서는 아무데나 배설한 흔적들이 있으며 죽어서는 공동묘지에 묻힌다. 죽은 개의 넋을 달랜다고 사진촬영도 금지된다. 대한민국의 개고기 식용에 대해 그들은 동물보호라는 입장과 한국인의 야만성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그런데 이 동물보호라는 명분과 야만성은 스스로에게는 관대하다. 프랑스령인 타히티섬에서도 개고기를 식용하고 있고 영국의 여우 사냥, 호주의 캥거루 식용, 스페인에서 투우와 같은 야만적인 행동들이 펼쳐지고 있지만 너무나 관대하다. 내가 하면 사랑이고 남이 하면 불륜인 공식이 여기서도 통한다. 서구의 많은 제국주의 국가들은 오래 전 침략과 약탈을 통해 환경과 인간을 파괴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이제 개를 두고 야만성을 논하고 있다. 개가 들어도 웃을 일이다. 서구의 식생활을 보면 알겠지만 그들은 나이프와 포크로, 사람과 동물을 죽이던 칼과 삼지창으로 식사 때 고기를 베어먹고 있다.
세상에는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어우러져 있다. 그 나름대로의 상대적인 문화를 자기 기준에서 바라본다면 어느 것인들 온전한 문화이겠는가. 그것은 문화가 아니라 야만이며 공격해야 할 대상이 되어버린다. 1983년 10월 유럽 공동체(EEC)는 바다표범의 유럽내 수입을 금지시켰다. 이것은 1964년부터 20년 이상 그를 위해 투쟁한 국제동물복지기금(International fund for animal welfare, IFAW)과 그린피스에게 국제적 명성을 안겨주었다. 이것은 서구인들에게는 문명의 승리였지만 바다표범고기를 주식으로 하고, 가죽을 팔아 생계를 잇던 야만적이라는 캐나다 이누이트(에스키모)의 음식문화를 파괴시키고 생계수단을 박탈했다. 서구 문명인들은 바다표범 새끼를 보호하자고 데모하였지만 이누이트들은 새끼표범을 잡은 일이 없다.
이누이트의 사냥과 음식문화는 북극 자연의 먹이사슬의 한 축을 이루는 자연의 일부였던 것이다. 이누이트들이 공동사냥을 통해 구축된 사회적 결속력과 전통, 사냥감 분배를 통해 유지되어 왔던 유대는 바다표범 사냥 금지로 붕괴되었고, 음식이 바뀌어 건강을 상실하고, 질병을 앓고, 청소년 자살과 마약중독과 알코올 중독으로 전통과 문화가 파괴되어 문명화되지 못한 채 연금이나 받아 먹는 무기력한 종족이 되고 말았다. 반면, 당시 IFWA의 Brian Davis 회장은 그 일로 유명해져서 수십만불짜리 월급을 받는 인사가 되었고, 그린피스의 Patrick Moore 회장은 연어 양식업으로 배부르게 잘 살고 있다.
동물원 혹은 애완견이 진정한 동물학대가 아닐까? 동물원 혹은 애완동물은 분명 인간 중심의 가치에서 파급된 논리다. 철창이나 우리에 갇혀 평생을 인간의 호기심이나 충족시키다 살다 죽는 동물과 인간의 이기적 마음에 굴종을 강요당하며 살아야 하는 애완동물은 이미 동물로서의 생명을 상실한 것이다. 그들은 자연에서 그들의 순리에 맞게 살아야 비로서 그들의 본성과 생존욕구를 자극시킬 수 있다.
개는 군집동물이다. 개는 고양이와 달리 무리를 지어 살던 동물이었기 때문에 혼자 있거나 하면 스트레스를 받고 애정을 확인하고자 다양한 행동들을 한다. 자신들끼리 있으면 서열가리기를 한다던가 밤에 짖거나 우는 것은 친구를 부르거나 서로의 위치를 확인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특히 애완견은 사람들을 하나의 집단군으로 인식하고 집단군이 사라지면 외로움과 불안감을 나타낸다. 그런 개에게 인간 편리에 따라 털을 깍고 장신구를 붙이고 게다가 시끄럽다고 성대 수술까지 하는 인간의 이기적 욕구가 과연 동물보호일까? 진정한 동물보호는 바로 인간의 손길로부터 멀어져야 함을 의미한다. 인간을 위한 장난감에 불과한 동물들을 인간의 관점에서 보호라는 명목으로 포장하는 것 그 자체가 인간의 오만이자 횡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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