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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대통령 탄핵 소추안에 대한 답변서 전문

 


법률상의 변론서라서 약간 길지만 꼭 한 번 읽어보세요.
문제의 본질과 현상이 다 나와 있답니다.(마앙할 다른 나라 놈들..)

전반부는 이렇지만, 35매에 이르는 내용이라서, 클립보드로 쓰니까 중간에
짤리고 마는 것 같아서.. 제대로 된 한글문서로 첨부합니다.
한 번에 쓸 수 있는 글의 양이 notepad허용 분량 정도 밖에 안되나봐요..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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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  변  서 (1)

사    건        2004헌나 1        대통령(노무현) 탄핵
청 구 인        국회 소추위원 국회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피청구인        대통령

   위 사건에 관하여 피청구인의 대리인은 다음과 같이 답변합니다.

I.    서론 - 이 사건에 임하는 대리인단의 입장

   "탄핵 만세, …."

   2004. 3. 12. 11시 55분 박관용 국회의장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의
가결을 선포하는 순간, 투표에 참가한 국회의원들은 '만세'를 부르며 환호하였습
니다.  탄핵소추를 주도한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탄핵안 가결을 자신들의 "구국의 결
단"으로 "헌정질서를 수호"하고, "의회주의와 민주주의의 승리"를 낳았다고 평가하였
습니다.

   제286회 국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의결한 탄핵소추의결서에 의하면, 노무
현 대통령이 "민주헌정의 근간인 법치주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초헌법적이고 초법적
인 독재자적 태도를 보이고…(중략)…본인과 측근들의 극심한 권력형 부정부패로 인
해 국정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는 국가적 위기상황을 초래하였고…(중략)…국정
이 파탄지경에 이르러 국민을 극도의 불행에 빠뜨리고 있"기 때문에 "헌법을 수호하
고 국민의 행복과 나라의 장래를 위해 탄핵소추안을 발의"하였다고 설명하고 있습니
다.  

   "탄핵사유 없는 탄핵소추를 가결함으로써 헌법과 법률을 유린"(대한변호사협회,
2004. 3. 12.자 성명서).

   하지만, 대한변호사협회가 비판한 것과 같이 이번 탄핵소추 의결에 대한 국민여론
은 절대적으로 부정적입니다.  수많은 언론기관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거의 예외없
이 70% 이상의 국민이 탄핵소추 의결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국민에 대한 총칼없는
쿠데타"라는 시민단체의 규정과 더불어 수많은 시민들이 연일 거리로 나와 촛불시위
를 통해 행동으로 자신들의 의사를 드러내고 있는 실정입니다.

   대한민국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국회에 의해 탄핵소추를 당한 상황 자체가 커다란 위기입니다.  국가의
원수이자 대표이고, 정부의 수반인 대통령(헌법 제66조)의 권한행사가 정지된 사태,
그로 인하여 국민이 선출하지 않은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하는 사태 역
시 '민주 헌정질서'의 위기입니다.  그러나,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대통령을 "민
주헌정의 근간인 법치주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초헌법적이고 초법적인 독재자"로 규
정하여 탄핵소추를 의결했는데, 이에 대해 전 국민의 3분의 2 이상이 반대하면서 오히
려 국회를 비판하며 행동으로 저항하고 있다는 사실이야 말로 진정으로 심각하고 본질
적인 위기상황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리석은 백성들"이 국회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여 그렇다는 어느 국회의원의 주
장이 사실이라고 가정하더라도, 국민의 의사와 국회의 의사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현
재 상황이 헌정질서의 중대한 위기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먼 역사를 거슬러
올라갈 것도 없이, 민주적 기본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우리 국민이 얼마나 엄청난 고통
과 희생을 감수하여야 했는지, 현행 헌법이 제정된 과정을 잠시만 돌이켜 보면 지금
의 위기상황이 얼마나 크고 깊은 것인지 느끼게 됩니다.  

   우리 국민은, 귀 재판소가 인정한 것과 같이 "헌법질서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자
유민주적 기본질서를 파괴하였고, 그로 인하여 우리의 민주주의가 장기간 후퇴한 것
은 말할 것도 없고, 많은 국민의 생명과 신체가 침해되었으며, 전 국민의 자유가 장기
간 억압되는 등 국민에게 끼친 고통과 해악이 너무도 심대"하였던 제5공화국의 체제
(헌법재판소 1996. 2. 16. 선고 96헌가2 결정)에 저항하여 마침내 민주적 기본질서를
회복해 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우리 국민들이 이제 탄핵소추결의서의 표현대로 "초
헌법적이고 초법적인 독재자"를 옹호하며 정의로운 국회에 맞서고 있다는 말인가 하
는 질문이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 탄핵 사건의 피청구인인 대통령의 대리인단은 "잘잘못을 떠
나 국민 여러분께 오늘과 같은 대결 국면에, 탄핵 정국에 이르게 된 것을 참으로 죄송
하게 생각합니다"라는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3월 12일)에 무거운 마음으로 함께 합니
다.  국민 앞에 무한대의 책임을 져야 하는 국정의 최고책임자로서 대통령은 이와 같
은 위기상황이 벌어진 것에 대해 국민들께 죄송하기 이루 말할 수 없으며 책임을 깊
이 통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국민 앞에 올바르게 책임지기
위하여, 이번 국회의 탄핵소추가 헌법과 법률에 따른 정당한 것이었는지를 따지지 않
으면 안되는 처지에 있습니다.    

   이번 탄핵심판 절차가 가진 의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우리
헌정사에서 처음으로 이루어지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절차로서, 앞으로 헌법과 법
률의 해석 및 제도의 운영에 대한 선례가 된다는 것만으로도 그 의미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헌법의 근본질서와 가치를 둘러싸고 국회와 국민의 의
사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상황을 해결할 권한이 헌법재판소의 손에 넘어와 있다는 점에
서, 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단은 헌법 수호와 현실 정치의 모든 면에서 한국 민주
주의의 방향을 결정지을 것인 만큼, 그 역사적 의미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무겁
다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국회의 탄핵소추는 국민의 대표이자 국가의 원수이고 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직
무수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헌법 제65조 제1항)하였다는 것을 이유로 삼
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의 대리인단은 대립하는 한 쪽 당사자인 대통령
을 일방적으로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전체와 국가의 이익이라는 관점을 가지고
이 사건에 접근할 것입니다.  

   대통령의 대리인단은 헌법수호의 사명을 띤 귀 재판소가 국민주권의 원리와 입
헌주의의 원칙에 따라, 주권자인 국민의 건전한 상식과 정의감에 토대를 두고 이 사건
을 올바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대리인단은 먼저, 극단적인 정치적 언술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
이 사건 자체는 물론 이 사건의 배경과 전개과정의 진실을 돌이켜 보는 한편 헌법재
판 제도의 본질과 한계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정치적 이해관계와 편견을 넘
어 진실을 마주 대할 마음가짐을 가질 때에만 이성적 토론이 가능할 것이며, 그것을
통해 민주적 기본질서의 근본 가치를 전제로 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
다.  

   그렇게 함으로써 오늘의 불행한 사태가 우리나라의 민주 헌정질서를 더욱 공고
히 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대리인단의 믿음입니다.  그런 방향으
로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중대한 역사적 국면에 참여하는 우리 모두가 국민과 역사 앞
에 책임을 다하는 길일 것입니다. (이를 분명히 하고자 본 대리인단은 이건 답변서를
통해서는 이번 탄핵소추의결의 헌법적, 정치적 의미를 집중적으로 서술하고, 탄핵소추
권 행사의 절차적, 실체적 요건과 개별 소추사유의 탄핵사유해당여부에 대한 보다 구
체적인 답변은 별도의 답변서를 통해 서술하겠습니다.)

II. 탄핵심판제도의 헌법적 의미와 한계

1.    탄핵제도의 헌법적 의의  

   우리 헌법은 국민주권의 원리를 바탕으로 인간의 존엄성과 기본권이 보장되는 국
가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국가권력의 정당성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모든 국
가권력의 행사는 인간의 존엄성과 기본권이 보장되도록 행사되어야 하는 본질적이며
내재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하여 헌법은 국가권력을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진 통치기구에 분산시키고,
'견제와 균형'을 통해 권력의 집중과 남용을 막는 권력분립제도를 채택하고 있습니
다.  탄핵제도는 바로 권력분립과 통제를 통해 공권력에 의한 헌법침해를 방지하기 위
한 헌법보호 수단입니다.  

   탄핵제도는 견제와 균형의 장치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수단입니다.  탄핵소추가
있으면 그 대상 공무원의 모든 권한행사가 즉시 정지되며, 탄핵결정이 이루어지면 그
직에서 파면될 뿐 아니라 무려 5년의 기간 동안 공무담임권을 제한당하기 때문입니
다.  

   그 중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다른 공무원에 대한 탄핵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고 예외적인 수단이며, 그 본질까지 달리합니다.  즉 국민의 직접 선거에 의하
여 선출되는 대통령은 스스로 독립하여 입법부와 사법부에 대응하는 국가기관의 한 축
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공무원에 대한 탄핵과 달리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곧
권력분립의 한 축을 무너뜨리고 국가의 대표성을 정지상태에 빠뜨리는 결과를 가져오
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 비추어 볼 때 특히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와 심판권의 행사는 권력
분립의 원칙에 따른 견제와 균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도록 대단히 신중하게 이루어
져야 합니다.  그리고 헌법의 기본원리인 법치주의의 원리에 맞도록, 실체적 탄핵소추
요건을 엄격히 갖추어야 함은 물론, 이를 결정하고 판단하는 절차적ㆍ형식적 측면도
헌법의 요청에 적합해야 하는 것입니다.

2.    탄핵제도의 위험성

   강력한 기능을 가진 탄핵권이 특히 대통령을 상대로 하여 함부로 사용될 경우 헌
법보호수단이 정쟁의 도구로 전락하여 국정을 혼란에 빠뜨릴 뿐 아니라 권력분립제도
를 훼손하며 주권자인 국민의 의사를 왜곡하여 민주적 기본질서를 파괴할 염려가 있습
니다.  

   탄핵소추의 무분별한 허용은, 탄핵소추 대상기관인 대통령이나 고위공직자를 회
의 영향력 아래 두게 하여 권력분립의 원칙을 무너뜨리게 됩니다.  의회의 비위를 거
스르면 언제, 어떤 이유로 탄핵소추를 받을지 모른다는 불안으로 말미암아, 행정부와
사법부 구성원들은 의회로부터 독립하여 정책을 수립하여 집행하고 판결하기 어렵게
될 것입니다.  

   나아가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국민의 직접선거로 선출된 대통령의 권한을 정
지시킴으로써, 대통령 선거에서 표시된 국민의 총의를 사실상 변경ㆍ왜곡시켜버린다
는 점에서 더욱 중대한 문제를 낳을 수 있습니다.  국가권력을 입법ㆍ행
정ㆍ사법으로 나누어 법치주의에 따라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헌법
적 결단이 무시되고, 탄핵권을 보유한 입법부가 전횡할 수 있는 위험을 태생적으로 안
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위험성은 탄핵제도를 도입하여 시행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
던 영국과 미국의 역사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근대적 탄핵제도를 처음 도입한 미국의 헌법제정회의에서 "대통령에 대한 의회
의 탄핵은 의회의 당파와 민중선동의 도구로 전락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 것은 탄핵
제도가 가진 위험이 결코 우연한 것이 아니라 그 제도에 내재된 본질의 하나임을 보여
줍니다.

   현실적인 적용과정에서도 탄핵제도는 의회가 권력분립의 원리에 기초하여 행정
부와 사법부를 견제하는 수단으로서 기능하기보다는 갈등관계에 있는 세력 사이의 정
치적 보복이나 당파적 이익을 확보하기 위한 무기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영국에서는
1788년 헤이팅스 사건과 1806년 메르빌경 사건을 거치면서, 탄핵제도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되었고 그 후 더 이상 이를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미국의 Andrew Johnson
대통령에 대한 탄핵사건이나 Bill Clinton 대통령에 대한 탄핵사건은 모두 의회나 야
당이 정치적으로 대통령을 제거하기 위하여 무리하게 제기하였다는 비판을 받았습니
다.  
   
   이러한 점들에 비추어 볼 때 탄핵제도는, 탄핵대상기관 뿐 아니라 탄핵소추기관
과 탄핵심판기관을 포함하여 어느 통치기구도 헌법이 지향하는 견제와 균형의 테두리
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엄격하게 운영되어야 할 것입니다.

3.    한국의 탄핵제도  

   가.    탄핵사유와 그 해석

       (1) 헌법의 탄핵사유

       헌법은 탄핵사유에 관하여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라고만 간단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헌법 제65조 제1항).  헌법재판소법도 마찬가
지입니다(헌법재판소법 제48조).  

       이 규정은 너무 모호하여 어떤 종류의 위법행위를 어떻게 범해야 탄핵할 수
있다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습니다.  탄핵대상기관의 지위와 성격에 따라 탄핵사유가
다르게 해석ㆍ적용될 수 있는지도 분명하지 아니합니다.

       이를 근거로 아주 사소한 위법만 있어도 대통령에 대하여 탄핵소추를 할 수
있으며 소추기관인 국회가 탄핵소추 의결을 하면, 당연히 탄핵결정이 내려져야 한다
는 견해도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래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헌법의 기본질서와
가치, 그리고 권력기관들을 둘러싼 제도적ㆍ현실적 역학관계를 고려할 때, 적어도 대
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사유인 "헌법 또는 법률의 위배"는 "헌법적 가치와 기본질서를
침해하였다고 볼 수 있을 정도의 중대하고도 명백한 헌법과 법률 위배"로 한정하는 것
이 옳습니다.

       (2)    탄핵사유의 제한적 해석 근거

       (가) 우리나라의 정부형태는 대통령이 의회로부터 독립하여 직무를 수행하고
의회에 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는 대통령 중심제입니다.  헌법은 국회에 정부에 대한
불신임권을 주는 대신 대통령의 임기를 보장하고 국민에 대한 책임정치를 실현하도록
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탄핵제도가 함부로 남용될 경우 헌법이 채택한 대통령제
도의 근본이념을 무시하고 권력분립의 원칙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
다.  

       특히, 현행 헌법은 대통령 직선제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직선제는 헌
정사상 최초로 국민적 합의에 따라 이루어진 제9차 개정(1987년 개정)의 핵심 내용으
로 이는 국회 뿐 아니라 대통령도 국민의 손으로 직접 뽑아 국민의 대표기관으로 삼겠
다는 헌법적 결단이었습니다.  국민 대표성이라는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대통령은 다수
당 총수의 자격으로 임명되는 영국 수상이나, 간접선거로 선출되는 미국 대통령과 큰
차이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본래 탄핵소추권을 국회에 준 것은 국회가 국민의 대표기관이기 때문입니
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대통령 역시 국민의 직접 선거로 선출되어 일정한 임기가 보
장된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대통령은 대표성이라는 측면에서 국회와 동등하거나 더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은 국가원수인 동시에 국정의 최고책임자로서 막중하고
도 광범위한 권한과 의무를 수행합니다.  따라서 대통령이 직무권한을 정지당하거나
파면될 경우 국정의 심각한 공백을 피할 수 없으며, 그 자체만으로도 국가적 혼란을
초래할 염려가 있습니다.  

       헌법이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하지 아니하는 한 재직 중에 형사상 소추
를 받지 않게 하고, 다른 고위직 공무원보다 훨씬 더 가중된 결의를 거쳐야만 탄핵소
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대통령의 신분을 보장하는 것은 이 같은 심각한 국정공백과
국가혼란을 피하기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국회가 대통령을 탄핵하려면, 국민이 직접선거로 위임한 대통령의 권
한을 즉시 박탈하지 아니하면 안될 만큼 중대하고도 심각한 경우가 아니면 안됩니
다.  대통령을 국민의 손으로 직접 임면하겠다는 헌법적 결단에 예외를 인정할 만큼
중대하고도 심각한 사유여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사소한 위법이나 정치적 사
안을 이유로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국회가 임기 중에 임의로 교체할 수 있게 한다면,
이는 국민주권의 원리와 이에 기초한 대통령 직선제를 파괴하는 셈이 되어 허용될 수
없습니다.

       (나)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이자 국정의 최고책임자로서 막강한 권한을 갖고
국정 전반에 걸쳐 고도의 정치적인 판단과 집행을 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대통령
은 법률위반 혹은 정책실패의 위험에 노출되게 됩니다.  

       반면 탄핵소추를 당하면, 파면 이외의 다른 경미한 제재조치를 받을 가능성
이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있으며, 일단 탄핵이 되고 나면 탄핵결정을 받은 날부터 5년
동안 공무담임권이 제한되고, 전직대통령으로서 예우를 받을 수 없게 되는 등 엄청난
불이익이 따르게 됩니다.  

       이상과 같은 점들을 종합하여 볼 때,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위와 같은 불이
익을 주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을 만큼 중대하고도 명백한 위법행위가 있는 경우에 한
하여 인정하는 것이 마땅할 것입니다.  

       (다) 헌법은 국회가 탄핵소추의 결의를 하는 즉시 대통령의 권한행사를 정지
시키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는 최종적인 탄핵결정이 이루어져야만 비로소 직무가 정
지되는 미국이나 원칙적으로 직무가 정지되지 않고 예외적으로 직무를 정지시킬 수 있
는 독일과 다른 점입니다.  진정으로 대통령을 탄핵하지 아니하면 안될 만큼 중대하고
도 명백한 위헌ㆍ위법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하여 최종판단이 내려지기 전이라도, 국회
의 의결만 있으면 언제든지 대통령을 정치적 식물인간의 상태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탄핵소추의 효과로 인하여 대통령과 정치적 입장이 다른 정당이 탄핵
소추의 요건을 넘는 다수의석을 차지하고 있을 경우, 탄핵제도를 정쟁의 수단으로 삼
고자 하는 유혹을 느끼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탄핵소추에 대한 협박의 단계이건 실
제로 탄핵소추 의결에 이르는 단계이건, 이로 말미암아 필요이상의 정치적 분쟁이 정
치권과 국민들 사이에 초래되어 불안정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고 하겠습니다.  이 사
건 탄핵소추 의결 후 정치권 및 국민들 사이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태와 대립반목을 통
해 우리는 이와 같은 문제점을 절실하게 실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탄핵사유의 존재는 탄핵심판시 뿐만 아니라, 탄
핵소추시부터 엄격히 요구되어야 하며, 이를 지키는 것은 탄핵소추권한을 가진 국회
의 헌법적 의무라고 하겠습니다.

       (3)    소 결

       이상과 같은 점들에 비추어 볼 때, 헌법상 대통령에 대한 탄핵사유인 '헌법이
나 법률에 위배한 때'는 모든 위헌, 위법행위를 포괄하는 것이 아니며, 권력분립제도
의 원칙 및 국민주권의 원리에 예외를 인정하고, 국가원수 및 행정부 수반의 부재에
따른 국정공백을 감수하며, 나아가 대통령 개인에게 막대한 불이익을 주어야 할 만큼
중대하고도 명백한 위헌·위법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위법의 정도
가 헌법의 기본질서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고 명백하여야 하며, 위반
의 결과가 헌법의 가치와 기본질서를 침해하여 공직 유지를 도저히 허용할 수 없을 정
도로 중대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4)    국회의 헌법관행

       실제로 국회 역시 탄핵제도를 운영해 오는 과정에서 헌법 또는 법률의 위배
라는 요건을 헌법 또는 법률의 중대하고 명백한 위배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적
용하는 관행을 형성해 왔습니다.  국회는 1985. 10. 18. 대법원장이 부당한 인사권 행
사를 통해 판사의 독립성을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당시 대법원장에 대해 제기된 탄핵소
추안을 법사위에 회부하자는 제안에 대하여 '탄핵의 사유가 되는 위법행위는 중대하고
도 명백한 위법행위라야 하며, 탄핵의 요건을 엄격·신중하게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부결시킨 바 있습니다.  1994. 12. 15. 12·12 군사반란 행위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
을 한 당시 검찰총장에 대해 탄핵소추가 발의되었는데 당시 발의서는 위법행위의 정도
가 중대하고 명백하므로 헌법 제65조, 국회법 제11장, 검찰청법 제37조 소정의 탄핵사
유에 해당한다고 한 바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사건 탄핵소추를 한 국회 스스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헌법
의 기본질서와 가치를 무너뜨릴 정도로 중대하고 명백한 위법이 있을 경우에 가능하다
는 점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탄핵소추의결서는 대통령이 "민주헌정의 근간인 법치주
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초헌법적이고 초법적인 독재자적 태도를 보이고 극심한 권력
형 부정부패로 인해 국정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는 국가적 위기상황을 초래하였
고…(중략)…국정이 파탄지경에 이르러 국민을 극도의 불행에 빠뜨리고 있다"는 것을
탄핵사유로 내세움으로써, 일반적인 위헌·위법행위가 모두 탄핵사유에 해당하는 것
이 아니라 민주헌정의 근간을 침해하는 정도의 심각한 위법행위만이 대통령의 탄핵사
유가 된다는 법관념을 확인하고 있는 것입니다.

   나.    의회의 탄핵소추와 민주적 정당성  

       (1) 의회주의의 전제조건과 탄핵소추권

       앞서 살펴본 것처럼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헌법이 정하고 있는 권력분립의 원
칙 및 국민주권의 원리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는 심각하고도 중대한 조치입니다.  그런
데 다른 권력통제 장치들과 달리, 대통령은 국회의 탄핵소추권에 대하여 자신을 방어
할 만한 균형적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아니합니다.  그런 점에서 무기평등의 원칙에 대
한 중대한 예외이기도 합니다.

       우리 헌법이 이와 같이 막강한 탄핵소추의 권한을 국회에 부여한 것은, 국회
가 국민의 의사를 가장 잘 반영하는 헌법기관, 즉 국민주권의 원리를 수호할 수 있는
최선의 기관이라는 전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4년마다 선거를 통해 구성되는 국회
는 국민의 뜻을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가지고 있고, 복잡다단한 이해
관계를 가진 국민들로부터 선출된 다수의 국회의원들이, 개개인의 헌법적 양심과 이성
을 통해, 공개와 토론의 원칙에 따라 국가대사를 숙의하는 과정에서, 다수결로 결정
을 할 때에 국민들의 의사를 가장 잘 반영하는 최선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가정 아
래에서 출발한 것입니다.  국회로 하여금 국민들을 대변케 하여, 헌법을 침해하는 권
력기관을 통제하겠다는 것입니다.

       위와 같은 의회주의의 원리와 전제가 지켜질 때, 국회의 탄핵소추 결의는 비
로소 헌법상 정당한 권한 행사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2)    다수결 원리의 전제 - 공개와 토론의 원칙

       다른 모든 회의체에서와 마찬가지로 국회의 의사결정은 다수결에 의하여 이
루어집니다.  

       그러나 다수결 원리가 정당성을 얻기 위하여는 의회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공개와 토론의 원칙'이 지켜져야 합니다.  '다수결의 원리'는 소수에게 토론에 참가
하여 다수의 견해를 비판하고 반대의견을 밝힐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함으로써 다수와
소수가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할 때에만 정당성이 확보되는 것입니다.

       국회법 제93조가 "안건심의를 함에 있어서 그 안건을 심사한 위원장의 심사보
고를 듣고 질의 토론을 거쳐 표결한다."고 규정한 것은 단순한 훈시적 규정이 아니라
의회제도의 본질인 공개와 토론의 원리를 법률로 확인하고 의회 내에서 구체적으로 실
현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한 것입니다.

       (3)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투표와 복수정당제

       공개와 토론, 그리고 그에 따른 다수결이 의미를 가지려면, 토론과 투표에 참
가하는 자들의 자유로운 의사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자로서 소속 정당의 의사에 기속되지 않고 양심에 따
라 투표하여야 합니다(국회법 제114조의2).  무기명 투표로 표결되는 탄핵소추안(동
법 제130조 제2항)은 국회의원들의 자유로운 의사 형성과 표현을 보장함으로써 국회의
원들이 정당 지도부의 거수기로 전락하는 것을 막아 의회의 본질적 기능을 확보하는
장치입니다.  

       (4)    의회주의의 원칙에 반한 탄핵소추 의결의 의미

       위와 같은 의회주의의 근본원칙, 즉 국회를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인정하기
위한 전제조건들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탄핵소추의 권한을 국회에 부여한 헌법적 근거
도 무너지게 됩니다.  
   
       탄핵심판제도가 국회와 대통령 그리고 헌법재판소라는 3자 간의 권력균형을
통해 국민주권과 법치주의의 원리를 지키는 제도적 장치라는 점에서, 국회가 국민의
대표기관으로 지켜야 할 본분을 망각한 채 탄핵소추를 의결하였다면 이는 헌법재판소
가 탄핵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고려하여야하는 하나의 절차적 위법 요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의회주의의 보장에 반하는 절차는 그 탄핵심판의 근거, 즉 국민이 대통
령의 탄핵을 원한다는 국민주권적 기초를 송두리째 제거해 버린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
요한 문제가 됩니다.  따라서 탄핵사유의 존재여부를 떠나 탄핵심판 자체를 불가능하
게 하는 사유가 된다고 하겠습니다.

   다.    헌법재판소에 의한 사법적 통제

       우리 헌법은 탄핵소추와 탄핵심판의 권능을 분리하여, 후자를 국회가 아닌
헌법재판소에 전속시키고 있습니다.  

       탄핵소추와 심판의 권능을 두 개의 헌법기관에 나누어주었다는 것은 각각의
절차가 별개로 독립하여 이루어져야 한다는 헌법적 의지의 표현입니다.  정치적 대의
기관인 국회로 하여금 탄핵절차 개시여부의 필요성에 관하여 판단케 하고, 사법적 헌
법수호기관인 헌법재판소로 하여금 탄핵사유의 존부 및 탄핵소추의 헌법 적합성을 심
사케 하여 이중으로 통제하기 위한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헌법재판소는 탄핵소추대상자에게 탄핵사유가 있는가를 심사하
여 판단하기도 해야 하지만, 탄핵소추기관의 절차가 헌법에 합치하는가를 엄밀히 심사
함으로써 헌법을 보호하는 중요한 국가작용인 탄핵소추절차 역시 헌법의 원칙에 의해
서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하는 것입니다.  

     탄핵사유의 존재여부 및 탄핵소추 절차의 적법성을 심사하는 헌법재판소의 기능
은 정치적 기능이 아니라 사법적 기능이므로 엄격한 법률적ㆍ규범적 판단과정을 통해
행사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아니하고 헌법재판소가 자신의 사법적 성격에 내재된 한계를 넘어 정치
적 판단자의 역할을 하려고 한다면, 탄핵심판의 권한을 헌법재판소에 전속시킨 헌법
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것이며, 헌법재판소의 존재근거를 부정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헌법보호장치의 하나인 탄핵제도가 정쟁의 수단으로 전락하
는 것을 막고, 헌법의 기본질서와 가치를 유지하는 길이라 하겠습니다.

III.    이 사건 탄핵소추의 위헌성

1.    서 설

  이 사건 탄핵소추는 국회의원의 3분의 2를 넘는 압도적 다수에 의하여 의결되었
습니다.  혹자는 이를 근거로 이 사건 탄핵소추가 참다운 의회민주주의의 실현이라고
주장합니다.  

  과연 이 사건 탄핵소추가 헌법원리의 정당한 구현이었는지, 그와 반대로 국민주권
주의 등 헌법원리를 침해한 위헌적인 것인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로 대통령에게 탄핵사
유가 있는지를 판단하기에 앞서 검토해야 할 문제입니다.

  결론적으로 이 사건 탄핵소추는 ① 실질적으로 민주적 정당성을 상실한 국회가 임
기만료를 목전에 두고, ② 국민이 위임한 권한의 범위를 넘어 당리당략과 감정만을 앞
세워 한 것이며, ③     탄핵을 할 정도의 실체적 사유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④ 신중
한 조사와 숙고, 민주적 토론, 국민에 대한 설득과정을 거치지 않고 졸속으로 처리되
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단순한 절차상 하자 또는 요건의 흠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의회
민주주의의 본질을 훼손하고 국민주권의 원리를 뒤흔드는 것으로 헌법의 기본가치를
침해하는 것이므로 헌법을 보호하기 위한 절차를 이용하여 계속 진행하는 것을 허용
할 수 없다고 하겠습니다.

2.    제16대 국회의 민주적 정당성 문제

   가.    민주적 정당성의 의미

        국회는 국민의 대표로서 민주적 정당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국회가 대통령을
탄핵소추하는 것은 권력분립의 실현으로 정당하다는 견해가 있습니다.

       그러나 국회가 국민에 의하여 선출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시종일관 민주적 정당
성을 가진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더욱이 국회가 국가와 국민의 이익보다 당리당략
을 앞세워 국민의 압도적 비판과 불신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민주적 정당성을 가진
다고 할 수 없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른바 '민주적 정당성'은 국회를 비롯한 통치권
의 '창설' 뿐만 아니라 '존속'을 위한 전제조건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통치권
에 관한 민주적 정당성의 요청이란 통치권의 창설은 물론이고, 국가 내에서 행사되는
모든 권능이 언제나 국민의 동의(Konsens)에 바탕을 두어야 할 뿐 아니라, 국민의 동
의에 귀착될 수 없는 통치권 행사는 정당화될 수 없다는 원리입니다.

  탄핵소추를 한 제16대 국회는 4년 전 총선거로 선출되어 이제 그 임기를 거의 다
마친 반면 1년 전에 선거로 뽑힌 대통령은 아직 4년 가량의 임기를 남겨 두고 있으므
로 제16대 국회와 대통령이 가진 민주적 정당성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고 할 것입니
다.  의회와 대통령의 임기가 다른 경우, 두 개의 국민적 정당성이 병존하는 헌정체제
하에 그 권력의 정당성의 우위는 국민이 최후에 한 선택에 두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대통령이 국회보다 우월한 국민적 정당성을 가진 상황에서 국회가 대통령을 탄
핵소추한 경우 더욱 엄격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국민의 동의를 얻는 과정이 선행되어
야 할 것입니다.

   나.    탄핵소추를 의결한 16대 국회의 민주적 정당성

       임기가 만료되어 가는 제16대 국회는 '차떼기'로 상징되는 불법 대선자금이
상징적으로 보여주듯이 부정부패로 얼룩져 국민의 지탄을 받아 왔고 당리당략만을 앞
세운 정치행태로 인하여 국민의 신임을 잃어버린 상태입니다.  시민단체의 공천반대
자 명단에 오른 현역 국회의원이 무려 109명에 이르며, 이번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의
원 중에도 비리 또는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되었거나 수사를 받는 의원이 17명이나 되
고, 자의 또는 타의로 출마가 확정되지 않은 의원도 38명에 이른다는 사실이 제16대
국회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16대 국회가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을 정도로 민주적 정당
성을 가지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3.    국민여론에 반하는 탄핵소추 의결의 문제

   탄핵소추의 발의를 앞둔 시점에 국민의 압도적 다수는 탄핵에 반대하였으며, 의
결 이후에는 반대하는 국민이 더욱 늘어났습니다(별표 참조).

   이처럼 국민의 압도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한 탄핵소추가 과연 정당성을 가
질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이 제기됩니다.  

   이와 관련하여 국회는 국민의 현실적 의사에 구속되지 않으며, 국회와 국민의
관계는 기속위임이 아닌 자유위임관계라는 이유로, 압도적 반대여론에도 불구하
고 탄핵소추 의결은 정당하다는 견해가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국회에 대한 위임이 자유위임이라고 하더라도 여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헌법 제46조 제2항은 국회의원이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
라 직무를 수행하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즉 자유위임의 의미는 선거인이나
정당의 지시에도 구속되지 아니하며, 국가의 이익을 우선한 양심에 따라 그 직무를 집
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대의기관이 국민의 경험적 의사에 구속되지 않고, 국민의 추정적 의사에 따르
게 한 것은 국민의 의사가 비이성적이거나 바르지 않은 경우가 있을 수 있고, 때로 국
가 이익과 배치될 수도 있으며, 국민의 의사가 특정 집단이나 지역의 이익만을 앞세
운 부분의사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의 경우에
는 그와 반대의 현상이 벌어진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 국민대표론의 이름을
빌려 국민의 의사와 동떨어진 독단적 권력행사를 합리화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하겠습
니다.

   헌법재판소 역시 "국민주권론과 국민대표제를 정치적 구호용으로만 인식하고 이용
해서는 안되는 시점에 왔고 근대생활의 지표가 되는 헌법규범이 지켜지지 않을 때 오
는 그 저항과 비판을 무엇으로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를 생각하고 제도적으로 확립하여
야 할 역사적 단계에 왔다…(중략)…지금까지 우리나라의 헌법체제하에서의 국민주권
론은 실질적인 국민주권론이 되지 못하고 형식적인 국민주권론을 합리화하는 데 공헌
하였으며, 국민대표론은 민의를 실제로 반영하는 현대적 대표론이 되지 못하고 민의
와 동떨어진 권력의 자의적, 독단적 행사만을 합리화하는 전근대적 대표론에 머무르
고 있는 점이 적지 않았다…(중략)…헌법의 해석은 헌법이 담고 추구하는 이상과 이념
에 따른 역사적, 사회적 요구를 올바르게 수용하여 헌법적 방향을 제시하는 헌법의 창
조적 기능을 수행하며 국민적 욕구와 의식에 맞는 실질적 국민주권의 실현을 보장하
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헌법의 해석과 헌법의 적용이 우리 헌법이 지향하고 추
구하는 방향에 부합하는 것이 아닐 때에는 헌법적용의 방향제시와 헌법적 지도로써 정
치적 불안과 사회적 혼란을 막는 가치관을 설정하여야 한다…(중략)…국민에게 주권
의 보유만을 인정하고 그 행사를 부정하는 형식적인 정치용 국민주권론은 이념적 통일
체로서의 추상적 전체국민을 주권자로 보려는 자연법적 이념성을 가지고 있다는 장점
이 있기는 하지만, 그 이념만을 명분상 주장하는 것은 허구적 이데올로기 내지 환상으
로 이용되는 데 그칠 수 있다.  그러므로 가능한 한 주권의 보유와 행사를 일치시키
는 방향으로 국민주권을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것이 되도록 권력과 인권, 주권과 자유
의 필연적 상관관계에 대한 종합적인 결론에 부합하는 타당한 헌법해석을 하여야 하
는 것이 불가피하다 하겠다"라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1989. 9. 8. 88헌가6 결정).

   한편 대의제도는 국민의 신임을 전제로 한 책임정치의 실현을 본질로 삼고 있습
니다.  그런데 불과 한달 뒤에 있을 선거에서 국민에게 책임과 신임을 물어야 할 국회
가 불과 1년 전에 선출되어 아직 4년의 임기를 앞둔 대통령을 탄핵하여 직무집행을 정
지한 것은 도저히 책임정치의 실현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나아가 대의제의 현대적 실현형태는 국민의 경험적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고, 이를
국정에 수용하기 위한 여러 가지 통로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만에 하나 현재
국민의 경험적 의사에 다소의 오류가 있다고 하더라도 국회가 자신의 결정을 정당화하
려면 막연히 국민을 비난해서는 안되며 국회의 탄핵소추가 정당하고 필요하다는 점에
관하여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여 설득하는 과정을 거쳤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불과 1년 전에 이루어진 대통령 선거에 나타난 국민의 주권행사 결과를
뒤집으려 하면서 민주적 정당성을 얻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이 사건 탄핵소추 의결의 위헌성을 증명한다고 할 것입니다.

4.    탄핵소추 이유의 부존재

   가.    탄핵소추이유에 대한 전체적 논평

       탄핵소추의결서는 대통령에 대해 "민주헌정의 근간인 법치주의를 정면으로 부
정하는 초헌법적이고 초법적인 독재자적 태도를 보이고…(중략)…본인과 측근들의 극
심한 권력형 부정부패로 인해 국정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는 국가적 위기상황을
초래하였고…(중략)…국정이 파탄지경에 이르러 국민을 극도의 불행에 빠뜨리고 있"다
는 전체적인 평가를 한 다음 구체적인 이유를 크게 세 개의 항목으로 제시하고 있습니
다.  의결서가 제시하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법적 평가 하나하나에 대하여는 별도의
서면을 통하여 상세히 반박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탄핵소추의결서의 전반적인 문제점
만을 지적해 두는 데 그치고자 합니다.
       
       첫째, 왜곡되었거나 존재하지 않는 가공의 사실, 증명되지 않았거나 아직 확
인된 바 없는 사실을 이미 확인된 기정사실인 것처럼 단정하여 탄핵사유로 삼고 있는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04년 2월 18일 경인지역
6개 언론사와 가진 합동회견에서 대통령이 한 발언[탄핵사유 첫째, (가)]에 대해 공직
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이하 '선거법')위반이라고 '결정'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의결서는 이를 기정사실로 제시한 다음 이에 대한 대통령의 견해 표명을 "헌법파괴적
행위"라고 단정하는 논리적 비약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또 열린우리당의 총선전략문
건[탄핵사유 첫째, (다)]의 경우 대통령은 그 문건에 대해 전혀 아는 바 없음에도 불
구하고 "청와대의 조직적 선거개입이 확인"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탄핵사유의
두 번째 항목인 이른바 '측근비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까지 검찰은 물론 특별검
사에 의한 수사가 장기간에 걸쳐 철저히 이루어지고 있으나 대통령이 그들의 범죄에
가담하였다는 사실은 확인된 바 없습니다.  또 대통령은 검찰의 수사에 일체 개입하거
나 지시한 일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의결서는 대통령이 '측근' 범죄의 '공범'이며 "검
찰과 국민을 협박하고" "수사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왔"다고 자의적으로 재단하고 있
습니다.
       
     둘째, 의결서에 기재된 내용이 모두 진실이라고 가정하더라도 헌법의 탄핵요
건에 해당하지 않는 내용을 다수 제시하여 대통령에 대한 감정적 비난에 활용하고 있
습니다.  예컨대, 둘째 탄핵사유인 '측근비리'의 상당수는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의 일
들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그 직무수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헌법 제65
조 제1항)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셋째 탄핵사유인 이른바 '국정파탄'의 내용들 역
시, 많은 부분 사실과 다를 뿐 아니라 그 원인과 결과에 대한 평가는 논쟁의 여지가
있는 것이지만, 사실이라 가정하더라도 정치적 무능력이나 정책결정상의 잘못에 해당
하여 그 자체 탄핵사유가 될 수 없는 것입니다.

       셋째, 탄핵사유로 제시한 행위 자체는 진실이라고 하더라도 그 행위가 이루
어진 전반적인 맥락을 거두절미하거나 상황을 왜곡 과장하여 원래 취지와 정반대로 의
미를 단정하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예컨대, 첫째 탄핵사유인 이른바 '선거법
위반' 행위라는 것의 상당수는 기자회견 등에서 나온 질문에 대해 법을 위반하지 않겠
다는 전제아래 자신의 정치적 선호도나 희망을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음에도 불구하
고 마치 적극적으로 선거법에 위반되는 방법을 동원하여 특정 정당을 돕겠다는 뜻으
로 한 것처럼 의미를 왜곡하고 있습니다.  

       넷째, 법률 조항과 법률 개념 혹은 법률 개념처럼 혼동될 수 있는 용어를 마
구 섞어 사용함으로써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것이 사실인 것처럼 오도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탄핵사유와 전혀 무관하거나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
다.  별다른 법적 효과가 없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견해 표명에 대해 "공식제재조치
를 받"았다거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이라고 표현하거나, 단순한 정치적 의
견 표명을 "국민을 협박"하는 행위라거나 "헌법파괴적 행위", "국헌과 국법 자체를 부
인"하는 행위라고 단정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논쟁의 여지가 있는 정책집행의
결과와 원인에 대해 일방적으로 재단한 다음 그것이 위반한 구체적 법조항을 제시하
지 않고 "국민의 '행복추구권'과 '국가에 의한 기본권 보장의 의무'를 규정한 헌법 제
10조를 위배하고 헌법 제69조에 명시된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의 성실한 수행' 의무를
방기"하였다고 함으로써 추상적으로 매도하고 있습니다.

       다섯째, 정치적 가치판단이 서로 달라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사안과 헌
법 및 법률에 위반하는 행위를 구별하지 못한 채 혼동하는 오류를 저지르고 있습니
다.  한 명의 국민이자 정치인으로서 당연히 행사할 수 있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속
하는 발언들에 대하여 "법불복종 운동을 조장한 국가문란 행위", "부정선거운동 고
무", "헌법파괴적 행위", "국헌과 국법 자체를 부인", "다른 헌법기관에 대한 경
시", "법치주의와 삼권분립 원칙을 부정하는 초헌법적 행동" 등으로 규정한 것이 하나
의 보기라면, 예컨대, 고영구 국정원장의 임명은 헌법이 보장한 정당한 권한 행사임에
도 마치 헌법을 파괴하는 행위인 것처럼 비난하면서 "법 위에 군림하는 독재자의 행보
요 민주주의와 민주헌정의 존립자체를 뒤흔드는 위험천만한 헌법파괴 행동"이라고 과
장된 수사를 동원하고 있습니다.

       여섯째, 탄핵소추 사유를 입증하는 "증거 기타 조사상 참고자료"의 문제입니
다.  이 중에 국가기관의 자료라고 할 수 있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공문과 국회 속
기록, 검찰의 수사결과 브리핑 조차도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탄핵사유를 증명할 수 없
는 것들이지만, 대부분의 탄핵사유에 관한 "증거 기타 조사상 참고자료"는 신문기사뿐
입니다.  진실여부를 떠나, 신문 기사 몇 장을 주된 증거로 삼아, 아무런 추가 조사
도 하지 않은 채 일국의 대통령을 탄핵소추하여 그 직무집행을 정지시키는 것이 과연
국회가 할 수 있는 일인지, 국민의 건전한 법감정과 상식에 부합하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곱째, 의결서의 내용과 문장은 이 탄핵소추가 감정적 적대감을 기반으로 정
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제기된 것임을 보여줍니다.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근
거가 미약한 사실을 토대로 한 과도한 법적 규정과 의미 부여, "최소한의 도덕의식과
준법정신 결여"와 같은 비법적인 표현들은 물론, 불법 정치자금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검찰이 이른바 '살아있는 권력'의 권력형 부패사건을 파
헤칠 수 없다는 것은 불문가지일 것입니다"라고 하여 탄핵사유로 내세운 사실관계가
주관적 추측에 의한 것임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점, 그리고 "검찰수사에 대한 노대
통령의 간섭과 방해는 결코 정치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수준에 달했습니다"라거나 탄
핵요건에 대한 법적 판단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노대통령의 사과거부와 정계은퇴 공
약 위반을 탄핵소추의 주된 이유로 제시하는 점 등이 이러한 판단을 뒷받침하고 있습
니다.

       여덟째,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앞에서 본 바를 통해 드러나는 국회의 부정적 헌
법 의식입니다.  국정원장의 임명이나 법률안 거부권의 행사와 같이 헌법이 보장한 대
통령으로서의 정당한 권한 또는 기본권의 행사를 헌법 파괴의 범죄라도 되는 것처럼
극단적인 수사를 동원하여 몰아 부치는 것이 바로 그런 보기입니다.

   나.    이른바 '선거법 위반'의 문제  

       (1) '선거법 위반' 문제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문서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른바 '측근비리'와 '국정파탄'을 명분으로 한 탄핵사
유
들은 대통령 취임 전의 일이거나 증명된 바 없는 사실 또는 정치적 논쟁의 여지는 있
으나 법적 평가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정책집행 결과에 대한 평가에 지나지 않으므로
그 자체 헌법이 정한 탄핵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합니다.  따라서 첫째 탄핵사유인 '선
거법 위반'이 탄핵사유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데, 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대통령
의 발언에 대해 선거법 위반이라고 '결정'했다는 점을 그 논리적 출발점으로 삼고 있
습니다.  따라서 여기서는 이 문제에 관하여만 지적해 두고자 합니다.

       우선 이 발언은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기자회견에서 기자가
한 질문에 대해 답변하는 과정에서 한 것입니다.  더구나 대통령은 "합법적인 모든 것
을 다하고 싶다"라고 하여 구체적인 법률을 위반할 생각이 전혀 없음을 명백히 하는
가운데 열린우리당에 대한 정치적 선호를 표시하였습니다.  대통령은 정당 가입이 허
용되는 정치적 공무원이라는 점에서 이런 정도의 일반적 견해 표시는 선거법에 위반된
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사실 선관위는 특정한 행위가 선거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확정적으로 판단
할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아니합니다.  최종적인 판단권을 가진 법원의 판결이 확정되
지 않는 한 어느 누구도 법을 위반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또한 법원의 판결이
라고 하여도 그 판결은 국가권력에 의해 강제로 집행될 수 있다는 점에서 최종적일
뿐 그에 대해 내심으로 불복하는 당사자가 법원의 판결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대통령이 선관위의 '결정'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
는 견해를 표명하였다고 하여도, 법적으로 하등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일국의 대통
령을 탄핵하는 중요한 국가문서가 이처럼 지극히 초보적인 법이론 조차 무시한 채 작
성되었다는 사실은 참으로 개탄할 만 합니다.

       (2)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위협

       진정으로 문제되는 것은 다른 차원의 것입니다.  진상을 알고 보면 이 사유
야 말로 존재하지도 않는 탄핵사유를 야당이 다른 헌법기관을 협박하여 억지로 얻어
낸 것으로 이 사건 탄핵소추가 얼마나 위헌적인 수단과 방법을 통해 조작된 것인지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탄핵소추의결서에서 언급한 대로 2004년 2월 24일 대통령은 방송기자클럽 초
청 특별회견에서 "열린 우리당이 표를 얻을 수만 있다면 합법적인 모든 것을 다하고
싶다."고 말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2월 26일 새천년민주당은 위 발언을 선거법 위반
으로 단정하고 선관위에 조치를 요청하였습니다.  다음날인 2월 27일 민주당 조순형
대표는 "선관위원장이 엄격하게 할 자신이 없다면 선관위원장부터 탄핵에 착수해야 한
다."고 위협하고 이어 국회 본회의에 유지담 선관위원장의 출석 요구안을 제출해 통과
시켰습니다.

       선관위는 3월 3일 전체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하였는데 조순형 대표
는 다시 한번 선관위가 법적 수단을 총동원해 관권선거를 중단시키지 않는다면 선관위
원장을 직무유기로 탄핵할 것이라고 경고하였습니다.

       3월 3일 선관위는 대통령에게 '대통령의 선거 중립의무 준수 요청'이라는 제
목의 공문을 발송하였는데 대통령이 수령한 공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위원회는 이에 대하여 3월 3일 전체회의에서 논의한바, 기자회견에서의
대통령님의 발언이 사전선거운동 금지규정에 위반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습니
다.  그러나 대통령님께서는 선거에서의 중립의 의무를 가지는 공무원이심으로 앞으
로 선거에서의 중립의무를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다음 날인 3월 4일 선관위는 민주당에 '선거법위반행위 조치요청에 대한 회
신'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발송하였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254조(선서운동기간위반죄)의 규정에 위반되
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음.  그러나 대통령은 정치적 활동이 허용된 공무원이라 하더라
도 위 발언은 같은법 제9조(공무원의 중립의무등)에서 규정하고 있는 선거에서의 중립
의무를 위반한 행위로서 앞으로 선거에서의 중립의무를 준수하여 줄 것을 2004. 3.
3. 대통령에게 요청하였음."

       여기서 몇 가지 문제가 제기됩니다.
       
       첫째, 선관위가 하나의 사안에 대해 명백히 서로 다른 내용의 문서를 대통령
과 민주당에 보냈고 이것이 사실상 혼란을 부추기는 역할을 하였다는 사실입니다.  국
가기관이 자신의 권한범위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어떤 판단을 할 때에는 일관성이
있어야 하며 혼란을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명확하게 자신의 판단을 나타내야 한다는 것
은 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둘째, 법적이든 정치적이든 선관위의 결정에 어떤 의미를 부여한다면, 그 효
과는 당사자인 대통령에게 발송된 문서의 내용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그
런데 대통령이 받은 선관위의 문서에는 대통령이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어떠한 기재도
없는 것은 물론 적극적으로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는 판단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면
서 "대통령님께서는 선거에서의 중립의 의무를 가지는 공무원이심으로 앞으로 선거에
서의 중립의무를 지켜주시기 바랍니다"라는 표현을 담고 있는바, 이는 누가 보아도 아
무런 구속력이 없는, 장래를 향한 권고에 지나지 않습니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선
관위 조차도 선거법 위반이라고 판단하지 않았으므로 대통령이 자신의 발언을 선거법
위반이라고 생각했을 리 없습니다.

       셋째, 선관위가 정치적 갈등이 고조된 사안에 대해 오해의 소지가 있는 서로
다른 문서를 쌍방에 따로 보내 혼란과 대립을 증폭시켰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을 소지
가 있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런 일이 생긴 경위입니다.  선관위가 이처럼 서
로 모순되는 두 개의 문서를 보내 이중적으로 행동하게 된 것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민주당 대표인 조순형 의원이 선관위원장에 대한 탄핵을 위협하면서 국회 본회의 출석
을 요구하는 등의 압력을 가한 것과 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대통령에 대한 탄
핵을 시도하여 관철한 야당이니 선관위원장에 대한 탄핵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고 선관위원장은 이러한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것입니다.  
즉, 가장 중요한 탄핵사유로 제시되어 있는 '선거법 위반'의 핵심적인 내용조차 사실
은 의회 다수를 장악한 야당 연합의 힘을 바탕으로 다른 헌법기관에 대한 위협에 의
해 억지로 만들어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중대한 문제를 안고 있
는데, 하나는 헌법기관인 선관위의 의사결정에 위법 부당하게 압력을 가하였다는 것이
고, 다른 하나는 그렇게 함으로써 존재하지도 않는 탄핵사유를 억지로 만들어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행태는 이 사건 탄핵소추가 내용상 근거가 없고 절차상 헌법과 법
률을 위반했다는 차원을 넘어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내용과 방법
으로 이루어졌음을 의미합니다.

   다.    이른바 '측근비리와 권력형 부정부패'의 문제

       (1)    두번째 탄핵이유인 이른바 '측근비리'에 대해 대통령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주변인물들이 비리에 연루된 사실 자체를 부끄럽고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
으며 자신이 도덕적 책임을 벗으려 해서는 안된다고 느끼고 그런 사죄의 뜻을 국민에
게 밝힌 바 있습니다.                

       탄핵소추의결서도 인용하고 있지만, 대통령은 주변인물들의 비리 소식을 듣
고 "눈앞이 캄캄했다"고 심정을 밝힌 바 있으며 이와 관련하여 재신임을 묻겠다는 의
사를 표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이와 같은 의사를 밝힌 것은 탄핵소추의결서가 주장하듯이
대통령 자신이 그 범죄에 가담하였기 때문이 아니며 "나라를 뒤흔들고 국민을 협박
하"기 위한 것은 더욱 아니었습니다.  "눈앞이 캄캄"하다고 느꼈던 것은 대통령과 그
주변인물들이 누구보다 높은 도덕성을 가지기를 기대하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
했고, 주변인물들을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책임을 국민 앞에 지지 않으면 안된다는 도
덕적 자각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대통령이 여러 복잡한 문제들을 면밀히 고려하지 않은 채 재신임 문제
를 거론한 것이 과연 정치적으로 올바른 일이었는가에 관하여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당시 대통령은 '재신임 국민투표'를 하겠다고 공언한 것은 아니었
습니다.  뭔가 책임을 지고 재신임을 받지 않으면 국민의 열망인 정치개혁을 이루고
자 하는 자신의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없겠다는 마음으로 우선 국민 앞에 자신의 책임
을 인정하고 재신임을 묻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일 뿐입니다.  당시 대통령의 제안
을 즉각 받아들이면서 '재신임 국민투표'로 몰아간 것은 사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었
습니다.  그러나 국민 다수가 대통령을 재신임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내자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돌연 태도를 바꾸어 재신임 국민투표가 위헌이라고 주장하면서 반대하기 시
작했으며 그리고는 아예 대통령직에서 하야하는 방향으로 대통령을 몰아가기 시작했
던 것입니다.  

       탄핵소추의결서도 이 점에 관하여 대통령이 "자신의 정계은퇴 공약조차 무시
하면서 하야하지 않고 버티기 때문에 절박한 심정으로 법적 절차에 따라 탄핵을 소추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라고 하여, 속내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온당하지 못한 것입니다.  대통령은 누차 공언하였듯
이 자신이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러
나 그 문제에 대해 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것은 주권자로서 대통령을 뽑
아 준 국민이지 야당들이 아닙니다.  더구나 자신이 저지르지 않았지만 주변인물들의
비리행위에 대해 국민에게 부끄럽게 생각하고 도덕적 책임을 지려는, 선의에서 나온
말의 뜻을 왜곡하여 고도의 책략을 가지고 저지른 범죄행위라도 한 것처럼 몰아 부치
는 것은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서 갖추어야 할 품위에도 어긋난다고 할 것입니다.

       (2)    '측근비리'에 대해 대통령은 이를 교사하거나 방조하는 등 가담한 일
이
없습니다. 검찰 수사과정에서 그러한 사실이 밝혀진 바도 없고, 국회가 이에 대해 조
사한 바도 없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무슨 근거로 이런 내용을 대통령에 대한 탄핵사
유로 삼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심지어 야당의 주도하에 추진된 특별검사의
수사결과도 기다리지 않은 채 없는 사실을 기정사실인 양 일방적으로 재단하고 있을
뿐입니다.  
       
      (3)    '측근비리'에 관한 두번째 탄핵사유는 명백히 탄핵사유가 되지 않습니
다.  대통령이 가담한 바 없는데 측근이라는 이유만으로 도덕적 책임은 별론으로
하고 다른 사람의 행위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이는 연
좌제를 금지하고 있는 우리 헌법 제13조의 정신에도 반하는 것입니다.  또한 대부분
의 측근비리는 대통령 취임 전의 일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탄핵요건에 해당하지도 않습
니다.  

       (4) 더욱 중요한 것은 '측근비리'가 대통령이 검찰을 독립시키고, 정치부패
에
대하여 성역없는 수사를 하게 하여 정치개혁의 길을 여는 과정에서 밝혀졌다는 사실입
니다.  정치개혁과 부정부패 척결은 온 국민의 열망입니다.  그러나 치밀하게 짜여진
부패의 구조와 유착의 카르텔은 같이 더러워지지 않은 자가 개혁을 주도할 수 있는 자
리에 가지 못하도록 배척해 왔으며 그 자리에 올라간 자는 이미 더럽혀진 자신의 손발
로 인하여 더 이상 개혁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온 것이 저간의 현실입니다.  그리
하여 국민들은 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허무주의에 빠져왔던 것입
니다.  그러나 대통령은 자신의 가장 부끄러운 치부까지도 드러내겠다는 각오로 취임
후 검찰의 독립과 공정한 수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많은
사실이 밝혀졌고, 많은 부분에서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
루어져 왔던 많은 음성적인 일들이 더 이상 자리를 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변하고 있
습니다.  검찰과 정부, 그리고 대통령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과정에서 대통
령 '측근비리'도 밝혀진 것입니다.

       (5)    정치부패 척결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야당들이 어떻게 하였는가
를
여기서 돌아보는 것은 단순히 그들을 비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 점을 바로 보아야
만 이 사건 탄핵소추의 중요한 배경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야당은 검찰이 대
통령의 측근비리를 밝힐 때에는 검찰을 부추기다가, 한나라당 대선자금을 수사하자,
검찰이 대통령의 꼭두각시가 되었다며 비판해 오고 있습니다.  아무런 근거없이 대통
령이 검찰에 개입을 하거나 간섭하였다면서 비방하는 이 사건 탄핵소추의결서가 증거
입니다.  그리고 마침내는 '측근비리 특검법'을 제정하여 검찰이 수사중인 사건을 빼
앗아 특별검사에게 넘겨주는 사태를 벌였던 것입니다.  원래는 한나라당 자신에 대해
검찰 수사를 막으려고 했으나 국민 여론의 강력한 비판에 부딪쳐 대통령 측근비리만
특별검사가 조사하게 되었습니다.  

       (6)    이처럼 야당이 탄핵소추사유로 삼고 있는 대통령 측근비리는 사실  대
통령이 검찰을 독립시키고 부정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하는 과정에서 얻
은 소중한 성과입니다.  따라서 이를 빌미로 대통령을 탄핵하여 파면하려는 것은 검찰
을 정치권력에 다시 예속시키고 부정부패를 밝히지 말자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즉, 이 사건 탄핵소추는 측근의 비리에 대한 대통령의 책임을 추궁하는 듯한 겉모습
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부정부패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저지하려는 노력에 지나
지 않는다고 할 것입니다.  
       
       (7) 우리가 이 답변서를 통하여 야당과 야당이 지배하는 제16대 국회가 사실
상 국민적 정당성을 상실하였으며, 대통령의 허물에 대한 책임은 오로지 국민만이 추
궁할 자격을 가지고 있다고 거듭 강조하는 것은 단순한 원론을 되풀이하거나 탄핵소추
의 상대방인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편들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이 탄핵소추가 가진
본질, 즉 정치부패에 대한 수사를 방해하고 정치개혁을 저지하려는 목적으로 제기된,
위헌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용한 합법적 형식의 도구라는 점을 밝히기 위한 것
입니다.

5. 탄핵소추 절차의 위헌성

   가.    의회민주주의의 본질을 침해한 탄핵소추 의결

       이 사건 탄핵소추 의결 과정은 어떠하였습니까?

       국회법을 위반하여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협의하지 않은 채 개의시간을 일방적
으로 변경하였으며, 의안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제안설명을 생략하고 질의와 토론을
전혀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한편에서는 의원들이 강제로 끌려나가고 절규하는 가운
데, 반대편에서는 군사 작전을 펼치듯 일사천리로 표결을 강행하였습니다.

       이처럼 이 사건 탄핵소추 의결과정은 의회민주주의의 요체로서 우리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다수결의 원칙'과 '공개와 토론의 원칙' 그리고 국회법상의 제반 절차
를 무시한 채 국회의원들의 안건심의권과 표결권을 침해하고 편파적으로 진행된 위법
한 절차입니다.

       특히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을 탄핵하면서 아무런 토론과 논의도 거치지
않았다는 사실은 제16대 국회의 수준을 보여주는 부끄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사건 탄핵의결 과정은 소수에게 토론에 참가하여 다수의 견해를 비판하고
반대의견을 밝힐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지 않은 채 이루어졌기 때문에 의회주의의 본
질을 위배한 것입니다.  더구나 국가 원수인 대통령의 권한정지로 이어지는 중차대한
사안에 대해서는 토론을 통한 의견개진과 설득을 통한 민주적 의사형성의 과정을 거치
지 않았다는 것은 단순한 기술적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 탄핵의결 절차
전반을 위헌적인 것으로 만들만큼 중대한 하자라고 보아야 합니다.

   나.    다수당의 물리력에 의한 의결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복수정당제도는 다원사회에서 다양한 국민의 의사를
수렴하고, 정당을 통해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형성시키며, 권력행사의 정당성을 언제
나 국민과 이어지게 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따라서 다수당과 소수당이 견제와 균
형, 대화와 타협을 통하여 정치적 의사를 민주적으로 형성시켜야 할 뿐 아니라, 정당
의 내부도 민주적이어야 합니다.    

       이 사건 탄핵소추의 과정은 어떠했습니까?

       강제퇴거조치를 당한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들이 눈물로 절규하거나 심지어 부
상당하고 졸도하는 가운데 감표위원을 지정하면서도 열린우리당 의원들을 배제하였습
니다.  야당 의원들의 투표가 종료되자 일방적으로 투표 종료를 선포하여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투표할 의사가 있어도 할 수 없게 원천 봉쇄를 하였습니다.  국민의 뜻에 반
하여 국가의 위기를 불러올 중차대한 절차를 진행하면서 국회의장은 누군가를 향하여
시종 일관 '자업자득'이라는 등의 냉소적이고 불공평한 언동을 하면서 야당 의원들의
뜻에 따라 회의를 진행하였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의결 과정에서 투표의 기본원칙인 자유투표, 무기명·비밀
투표의 원칙이 공공연하게 무시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우선, 의결 하루 전인 2004년 3월 11일 한나라당 상임운영위원회에서는 "당론
에 따르지 않고 탄핵안을 거부할 경우 출당 및 공천박탈 등 강경대응하겠다"는 방침
을 정하여 탄핵소추 의결에 소극적인 소속의원들을 협박하고 탄핵소추에 찬성하도록
강요하였습니다.  그리고 의결하는 과정에서는 기표소에 커튼을 치지 않아 기표하는
의원들이 기표내용을 다 드러내고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심지어 투표용지를 투표함
에 넣기 전에 기표 내역을 소속 정당 총무에게 보여주기까지 한 일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국민의 다양한 견해와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복수정당 사이의
대화와 토론, 타협을 통한 다수결이라는 의회주의의 원칙을 침해하였을 뿐 아니라 국
회의원의 표결권과 자유투표, 무기명·비밀투표의 원칙을 훼손하는 것입니다.  

   다.    최소한의 숙고과정도 거치지 않은 비이성적 절차    

       탄핵소추 의결이 이루어지면 국가원수인 대통령의 권한행사가 즉시 정지되므
로, 탄핵소추에 앞서 충분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하며, 신중한 숙고의 과정이 요구된다
고 하겠습니다.  국회법이 법제사법위원회에 국정감사및조사에관한법률에 의한 조사권
을 부여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 입니다.

       그런데 이 사건 탄핵소추의 과정은 어떠했습니까?

       탄핵사유 중의 하나인 측근비리 문제에 관하여 야당이 무리하게 도입한 특별
검사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를 기다려보지도 않고 탄핵소추
의 절차를 밟은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사건 탄핵소추의 절차는 충분한 조사, 신중
한 숙고와 토론을 통한 의사형성과정을 전혀 밟지 않은 채 속전속결식으로 진행되었습
니다.  사과를 하면 탄핵을 하지 않고 사과를 하지 않으면 탄핵을 하겠다는 것이나 탄
핵소추 이후에 다시 탄핵사유를 추가하겠다는 것, 탄핵소추안에 명백한 허위 사실들
이 포함되어 있는 것 등을 보면 이 사건 탄핵소추가 얼마나 졸속으로 처리되었는지 알
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현행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자율권이 이런 방식으로 대통령의 권한을 정지
하는 것을 용인하라는 뜻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라. 최소한의 절차적 기본권 조차 인정하지 않은 절차

       근로자의 해고절차는 물론 일반 공무원에 대한 징계절차에서도 당사자에게
변명 또는 항변의 기회를 부여하는 등 충분한 사실조사를 거친 후 해고 또는 징계사유
가 증거에 의하여 뒷받침되어야 하고, 징계위원회 등에 의한 신중하고 진지한 심의와
의결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해고 또는 징계절차에 있어서 하자가 있으면 그 해고 또
는 징계는 그 이유만으로 무효 또는 취소될 수 있습니다.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을 국회가 탄핵하여 직무를 정지시키는 경우에 요구되
는 절차적 정당성의 정도는 극히 높아야 합니다.  국가의 원수이며, 국민의 대표인 대
통령의 직무가 정지된다는 현실과 그것이 동시에 대통령 개인의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
해하게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탄핵소추 의결 절차의 정당성은 다른 어떤 경우보다도
더욱 엄중하게 요구된다고 할 것입니다.  만일 사안을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하여 조
사하게 하였다면 이 요청을 충족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절차적 요건을 위반
한 탄핵소추의결은 효력을 인정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보지 않으면 헌법에 의하여 어느 누구보다도 더 보호를 받는 대통령
이 정작 일반 공무원만도 못한 절차에 의하여 그 직무를 정지당하는 결과를 초래하
여, 그 결과는 한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민주권의 원리
를 부정하는 데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에 헌법보호의 관점에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고 하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무엇엔가 쫒기기라도 하는 듯, 서둘러서 탄핵소추
의결을 하였는바, 진실이 무엇이든 어떻게 해서든지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보
는 것이 최대의 목표인 듯 하였습니다.  그 위헌성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도 없으며
우리 헌법질서와 어울릴 수 없습니다.

   마.    의결 절차상 하자의 의미와 효과

       이 사건 탄핵소추 의결은 절차에 중대하고도 명백한 위헌·위법성이 있어 그
형식적 요건조차 갖추지 못하였으며, 그러한 하자는 우연히 발생한 것이 아니라 처음
부터 위헌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의도된 것이며, 결국 헌법의 기본가치를 침해하
는 결과를 낳았으므로 당연히 무효라고 할 것입니다.

       헌법재판소법 제40조 제2항에 의하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는 형사소송
법의 규정이 민사소송법의 규정에 우선하여 적용되는바, 탄핵소추의 적법성 여부는 탄
핵심판청구 사건의 절차개시 요건으로서 형사소송법상 형식적 소송요건에 해당한다고
하겠습니다.  따라서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이 무효인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
1호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준하여 형식판단으로
국회의 탄핵소추를 배척해야 할 것입니다.

       헌법재판소도 이미 "법치주의의 원리상 모든 국가기관은 헌법과 법률에 기속
되므로 국회의 자율권도 이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허용되나, 국회의 의사절차
나 입법절차에 헌법이나 법률의 규정을 명백히 위반한 흠이 있는 때에는 자율권 또한
부정되어야 한다" 라고 하여 국회의 의사절차를 위반한 경우 의회의 자율권이 인정되
지 않는다는 법리를 확인한 바 있습니다(헌법재판소 1997. 7. 16. 96헌라2 결정).

       한편, 이러한 탄핵소추 의결 절차의 위헌적인 하자는 단순히 절차상의 하자
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의결 내용의 부당성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즉, 이 사
건 탄핵소추안에 적시된 탄핵사유가 정당한 탄핵사유가 되지 못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질의ㆍ토론, 법사위의 조사 절차 등 국회법에 규정된 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으
며, 소속 의원들을 협박하고 표결의 기본 원칙도 무시해 가면서까지 파행적으로 강행
한 것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목적이 대통령의 위헌 또
는 위법행위를 막아 헌법질서를 보호하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와 반대로 국회의
다수의석을 이용하여 정치적으로 보복을 가하려는 목적에서 나온 것임을 보여줍니다.

Ⅳ.    이 사태의 배경과 본질

1.    문제의 제기
   
     제16대 국회는 5월 29일로 4년의 임기를 마치게 됩니다.  새로운 제17대 국회
를 구성하기 위한 총선거가 4월 15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원래 예정된 국회의 의사
일정에 의하면 3월 2일 제245회 제11차 회기에서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중개정법률
안, 정치자금법중개정법률안 등 선거와 정치개혁 관련법률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모든
의사일정을 종료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선거 준비가 시급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국회는 촉박한 선거준비 일정에도 불구하고 관련 법률 개정안을 처리하
지 못하여 3월 6일부터 12일까지 제246회 임시국회를 소집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
에서 현직 국회의원들과 그들이 소속한 정당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필요
한 법개정을 미루고 있다는 일반 국민과 언론의 따가운 비판이 있었던 것은 모두가 알
고 있는 사실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눈앞에 다가온 임기만료와 함께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의
효력도 실질적으로 소멸해 간다고 볼 여지도 없지 않은 국회가 대통령을 탄핵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볼 경우 이를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옳은가 라는 질문을 던지게 됩니
다.  

   제16대 국회와 국회의원 일반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평가를 따지지 않더라도, 국
민의 상식에 맞는 방안은 제17대 국회에 맡기는 것입니다.  대통령의 탄핵은 국민주권
의 상징인 대통령 선거 결과를 무효로 만드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임기를 거의
끝낸 국회가 총선거로 구성될 새 국회와 비슷하게 4년이나 임기를 남겨 놓은 대통령
에 대해 탄핵소추안을 의결한다는 것은, 적어도 정치적인 의미에서 국민주권의 원리
에 위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국회는 제17대 국회에 맡기는 대신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를 발의하
고 황급하게 의결하여 그 직무를 정지시켰습니다.  그렇다면 이를 어떻게 정당화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이 제기됩니다.  

   첫째는 새 국회의 구성을 도저히 기다릴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하고도 긴급한 위
헌·위법의 사태가 발생하였을 가능성입니다.  둘째는 새로 긴급한 사태가 발생한 것
은 아니지만, 대통령에 의한 위헌·위법 상태가 오랫동안 누적되어 대통령 선거에 나
타난 국민의 주권행사 결과를 그대로 유지할 수 없는 한계에 이르렀을 가능성입니
다.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서 가운데 "민주헌정의 근간인 법치주의를 정면으로 부정하
는 초헌법적이고 초법적인 독재자"라는 표현은 전자의 사정을 지적하는 것처럼
보이고, "국정실패, 잃어버린 1년"이라는 표현은 후자의 사정을 지적하는 것처럼 보이
기도 합니다.  의결서의 표현에 따르면 두 가지 경우에

치세
2004-03-25 11:25:28
1325 번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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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1. 임흥택 '04.3.26 1:14 AM 신고
    ;-)*다 읽었습니다.! 국회측 답변서도 부탁드립니다. 비록 억지 논지이겠지만요^^; ↓댓글에댓글
  2. 2. 박병철 '04.3.25 11:58 PM 신고
    :-)*방금전에 다 읽어봤어요. ^^~ 논평이나 하나 적어야겠네요. ^^ ↓댓글에댓글
  3. 3. 이용경 '04.3.26 12:57 AM 신고
    :-)*방금 정독은 못하고 속독으로 보았습니다...(읽었다는 말은 못하겠고...) 이럴 때 국회 법사위원회 명의의 그 소추의결서 전문도 비교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게 있다고 해도 사실상 결론은 한나라당-민주당의 편은 아니라 사료됩니다... ↓댓글에댓글
  4. 4. 박병철 '04.3.25 11:36 PM 신고
    :-)*문서의 글자가 좀 작네요. 법원에 제출하는 문서는 12포인트에 자간 150%가 기본이라던데. ^^ ↓댓글에댓글
  5. 5. 박병철 '04.3.25 11:33 PM 신고
    :-)*문서가 괭장히 길어서 지루한면 없지않아 있는데, 과연 끝까지 읽어보는 네티즌들이 얼마나 있을까 궁금해지네요. 모두들 다 읽었으면 읽었다고 댓글 달아놓읍시다. 전 지금 읽고 있는중. ^^ ↓댓글에댓글
  6. 6. 이선재 '04.3.25 10:57 PM 신고
    :-)* 요즘 이런대여 "니가 국해(局諧)의원해"...아님 대통령 하든지.... ↓댓글에댓글
  7. 7. 이상현 '04.3.25 5:17 PM 신고
    :-)*보고있으면화가나서신경끄고삽니다.
    그게속편하지요.
    그치만.이번문제는확실히잘못된일입니다.
    나중에는 걸핏하면 탄핵할건아닌지,
    심히걱정스럽군요. ↓댓글에댓글
  8. 8. 이상현 '04.3.25 5:15 PM 신고
    :-)*내몰고 만천하에 외국에서까지 비웃음을 사야하나요?
    그건아니라고생각합니다.
    옆에서당이대통령을보필하고,올바른정치를펴서웃나라의높은평가를사야하는거아닌가요?
    배웠다는사람들이당에서그렇게행동해야하는건가요?
    참..정치하는거보고있 ↓댓글에댓글
  9. 9. 이상현 '04.3.25 5:12 PM 신고
    :-)*결국 탄핵까지 왔지만,
    그치만저는 탄핵은 반대합니다.
    국가의 원수를 당의힘으로 내몰고 그러는건..
    아니죠..
    옆에서 당의 힘으로 대통령을 도와서 올바른 정치를 펼수있도록.
    도와야하는거아닌가요??
    그렇게당의힘으로내몰 ↓댓글에댓글
  10. 10. 이상현 '04.3.25 5:10 PM 신고
    :-)*저의 눈으로 보아도 그릇이 작습니다.
    대통령할 위인이 못되지요.
    그래서 저는 처음부터 노무현은 대통령감이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저의 주변 사람들한테.
    그러나 주변의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알게될꺼라고 말했죠.
    결국 ↓댓글에댓글
  11. 11. 이상현 '04.3.25 5:09 PM 신고
    :-O*저는 누구의 편도 아닙니다. 알바나 대통령의 아들은 더더욱 아니지요,
    그치만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탁핵반대합니다.
    이유여하를 떠나서, 대통령은 이나라의 대표입니다.
    대표를 그렇게 당의힘으로 내모는건,
    글쎄요..
    노무현..저의 ↓댓글에댓글
  12. 12. 서동수 '04.3.25 3:23 PM 신고
    :-)*...추천!! ↓댓글에댓글
  13. 13. 신수지 '04.3.25 11:30 AM 신고
    :-)*첨부문서를 꼭 받아다 보세요;; ↓댓글에댓글
  14. 14. 서기만 '04.3.28 11:40 AM 신고
    :-)*심판은 헌재에서 하는 것이고 여기 댓글에 우리끼리 뭐라 해봐야 최고의 법 전문가인 헌법재판관 수준에 미치지 못하므로 별 의미 없다고 봅니다만.... ↓댓글에댓글
  15. 15. 서기만 '04.3.28 11:38 AM 신고
    :-)* 외국에서 누가 뭐라고 그러면 니네 나라는 대통령 탄핵하고도 감옥 안갈 정도로 민주화 되었냐? 라고 반문 한 번 날려 주심 됩니다. ↓댓글에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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