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의 교훈 (영화[일 포스티노]에 나오는 시인 네루다는 원래 대선후보였습니다)
20세기의 가장 드라마틱한 사건은 무엇일까요?
전 1973년 칠레의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이 대통령궁에서 반란군인, 경찰들에 맞서 직접 총격전을 벌이다 죽은 사건을 말하고 싶습니다.
아옌데는 원래 칠레대학 의대생이었는데 군대갔다 온 뒤 의료행위를 하면서 민중의 삶에 눈을 뜨게 됩니다.
그리고 사회당의 의원을 하다가 1970년 좌익연합정권의 대통령이 된 뒤(이때 후보단일화과정에서 또 다른 대선 후보로 추대를 받은 파블로 네루다의 후보양보가 있었습니다) 중국, 쿠바와 국교수교를 하고, 대기업을 국유화하고 농지개혁을 하다 보수수구세력의 미움을 사 1973년 9월 11일 미국의 사주에 의한 쿠테타로 목숨을 잃습니다. (이때 닉슨과 키신저가 관여를 했고 박정희를 평소 존경했다는 피노체트가 쿠데타를 지휘하고 성공했습니다)
근데 아옌데는 목숨을 잃기 전 재신임 투표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원래 아옌데는 44%정도의 지지율로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당시 확실하게 재신임될 상황이었습니다. 계속되던 개혁정책으로 국민들에 대한 지지가 높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2년여동안 기업주들의 잦은 파업, 투기, 매점매석등으로 경제는 말이 아니었고 기득권세력들은 이 모든 책임을 아옌데 정권에게 돌렸습니다. 그걸 이겨내는 과정이었죠.
그래서 재신임이 거론되었는데 당시 칠레 국민들은 서서히 아옌데의 진면목을 알아갈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결국 쿠데타는 일어나고야 말았습니다.
헬기가 대통령궁위에 떠 있고 탱크가 대통령궁 앞까지 진격했고 피노체트의 “망명기회를 줄테니 항복하라”는 방송을 들어야 했습니다.
아옌데 대통령은 물론 그 제의를 거부하고 경호원과 가족들을 몰래 피신시킨 뒤 마지막 하나 남은 국영라디오방송국을 통해 국민들에게 “내가 희생되더라도 희망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칠레만세, 칠레민중만세” 라는 요지의 마지막 방송을 하고 진입한 반란군들에게 총을 맞아 머리가 깨져 죽었습니다.
독재자 피노체트가 정권을 잡자마자 며칠사이에 3만명이 학살당했고 그 후 정권유지기간에도 3천여명의 사망자. 천여명의 실종자, 고문불구자 10만여명, 국외추방자 10만여명을 양산했습니다.
악랄한 독재자 피노체트는 몇 년 전 국제 재판을 받으러 이리저리 다니는 걸 봤는데 지금 어떻게 됐는지 잘 모르겠네요.(이 새끼는 박정희가 죽었을 때 조기를 게양할지 말지 고민했던 놈이랍니다.)
저는 이 과정이 지금 우리나라와 너무 흡사해서 전율을 느낍니다.
먼저 나름대로 중산층의 삶을 사는데 문제가 없었던 대통령의 의식화과정이 그렇고 집권과정이 그렇고 개혁에 어려움을 겪는 과정이 그렇고 민중의 뜻과는 반대로 대통령을 불법적으로 끌어내리려는 수구세력의 작태가 그러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한반도 평화에 적대적인 미국의 존재.
아옌데의 실패원인은 무엇보다 미국의 공작이 그 근본원인이지만 기득권세력의 저항, 국가기관 장악실패, 좌파개혁세력의 분열을 누구나 거론합니다.
미국의 공작은 모르겠지만 지금 우리나라는 나머지는 극복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국민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지금 총선승리를 눈 앞에 두고 이 마지막 쿠테타를 막는데 모두 힘을 모아야 하겠습니다.
갈 길이 아직 멀기만 한데 여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아옌데가 혼자 총을 들고 반란군에 맞선 상황은 드라마틱합니다.
하지만 전 지금상황이 그에 못지 않다고 봅니다.
“홀로 떠 있는 돗단배”라는 노무현의 말이 가슴을 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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