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사원을 상대로 한 노동착취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엔 전문직을 뽑아 특정 프로젝트에 참여시켰다가 목표가 달성되면 곧바로 해고하는 ‘1회용 인턴’ 피해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한 유명 항공회사는 3~6개월인 인턴기간을 2년으로 늘려 물의를 빚는 등 극심한 취업난을 악용하는 사례도 잦아지고 있다.
◇단물 빼먹고 ‘헌신짝’=전모씨(28)는 지난해 7월 ㅍ사로부터 일을 해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당시 서울의 유명 사립대 교직원이었던 전씨는 ‘3개월 인턴뒤 정규직 채용’이라는 회사측의 제안을 받아들여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회사를 옮겼다. 이후 전씨는 3개월간 밤을 지새며 ㅍ사의 모회사 웹디자인·솔루션을 완성시켰다.
인턴이 거의 끝날 무렵 전씨에게 돌아온 것은 해고통보뿐이었다. 전씨는 “전임자들도 인턴기간이 끝나면 해고되기 일쑤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사측은 “계속 남아달라고 요청했지만 전씨가 그만뒀다”고 주장했다.
게임개발업체 ㅇ사도 얼마전 인턴사원을 6개월간 부려먹고 해고해 물의를 빚었다. 특히 이 회사는 팀장을 제외하곤 전원을 인턴사원으로 채용할 정도로 인턴의 비중이 높았다. 이 회사의 한 인턴은 “정규직 고용은커녕 몇달치 월급마저 지급이 안돼 그만둔 지금까지 회사측과 씨름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사 관계자는 “개발중이던 게임이 성공하면 이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예정이었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아 보류중”이라고 밝혔다.
그래픽·애니메이션을 전공한 임모씨(30)는 2년간 회사를 5번 옮겼다. 임씨는 “인턴기간은 경력인정이 안되는 경우가 많아 다시 신입사원으로 지원중”이라며 씁쓸해했다.
◇2년짜리 인턴도=올해 처음 인턴제를 도입한 대한항공은 국내선 전용 여승무원을 뽑고있다. 하지만 인턴기간을 2년으로 못박고 있어 지원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한 지원자는 “일은 똑같이 하면서 적은 월급에 고용보장도 되지 않는 인턴을 2년간 강요하는 것은 회사의 횡포”라며 “취직이 워낙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지원했다”고 말했다. 다른 지원자는 “아시아나도 1년에 불과한데 왜 대한항공만 2년인지 납득할 수 없다”며 “임금을 아끼려는 전략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측은 “승무원은 중도탈락자가 많기 때문에 인턴 적응기간이 필요하다”며 “2년이 적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울노동청 관계자는 “최근 일자리 늘리기 차원에서 정부·기업들이 인턴십을 적극 활용하면서 피해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다”며 “참지 못할 지경에 처한 인턴만 신고하는 관례를 볼 때 인턴착취는 훨씬 광범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