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우리나라가 월드컵으로 한참 들뜬 분위기로 휩싸여있을 때, 슬픈 소식이 하나 전달되었다.길 가던 여중생 2명이 장갑차에 치여 숨졌다는 것이다. 그 때 어느 언론도 이 사건을 주목하지 않았다. 월드컵과 아시안 게임 등으로 완전히 뇌리 속에서 사라질 뻔 했던 이 사건은 경악스런 미 군정의 재판 결과로 인해 이슈화 되어버린다.
'과실치사'도 범죄이긴 마찬가지다. 그러나 시종일관 피고인들이 미소를 띤 채 펼쳐졌던 이 재판은 결국 'Not Guilty'로 끝났다. 그제서야 여러 언론들은 이를 집중 분석하면서 지금의 'SOFA 협정'은 불평등하다고 보도했다.
19번 글의 리플에서는 '체리보이'라는 아이디를 가진 분이 SOFA 협정은 불평등하지 않다고 했다. 정말 딱한 사람이다. 분단이 빚은 반신불수적 이분법적 이데올로기에 갖혀 살기 때문이다. 그러니 불평등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이미 '미국의 이익은 나의 이익이다'라고 내면화되어있지 않은가? 합리적인 논거없이 '힘의 논리'와 '기발한 상상력'으로 맹목적인 미군 옹호를 보여주었다.
혹시 그 사람이 내가 적은 이 글 보고 나도 빨갱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나의 이념을 굳이 밝히자면 정치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 경제적으로는 수정자본주의를 지지하니까 중도우파 성향이라 할 수가 있다. 즉, 나는 그 사람이 '빨갱이라고 우기는' 좌파가 아니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노빠도 아니다.
촛불시위는 초기의 순수했던 목적이 다소 변질되어 지금은 반미시위 비슷하게 되어버렸다. 이 점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작년에 광화문 앞에서는 10만명의 파시스트들이 성스러운 3.1절에 친미반북시위를 펼쳤는데, 친북반미 시위 펼치면 안 된다는 법이라도 있나?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는 집회와 결사의 자유가 있다. 이 사람들이 무슨 범죄행위라도 저질렀었나?
23번 글에서는 이 촛불시위를 주도했던 새력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선동했다고 주장하는데 도무지 나는 그 근거를 발견할 수가 없다.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면 당연히 그 목적이 있어야 하지 않는가? 그냥 정치적 이용이라고만 말하면 '무슨 불순한 목적'이 있었는지 알 수가 없다. 그 역시 '기발한 상상력'이 낳은 낭설에 지나지 않는다.
촛불시위가 있기 이전에 이미 이 '여중생 사고' 문제는 사회적으로 이슈화되었었고, 촛불시위로 인해 조금 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를 단지 한.미 동맹관계를 깨부수려는 출측한 무리들의 소행이라고 본다면, 대단히 사상적으로나 이념적으로나 편협한 사람이라고 밖에는 볼 수가 없다.
지금까지도... 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사과하지 않고 있다. 2002년에 부시가 한 개인적 유감 표명을 사과라고 착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수구성향의 신문들이 왜곡보도했을 따름이다. 여중생 사고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며 시작한 촛불시위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그렇게 친북성향이라고 바락바락 우기는 '전교조'도 교원들의 권익과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노조일 뿐이다. 사회주의의 'ㅅ'도 나오지 않는다. 대한민국 일부 시민들의 주체적인 의사표현을 가지고, 불순한 의도가 있느니, 빨갱이라니 이런 헛소리가 더 이상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덧붙여, 재통일을 위해 화해와 협력의 파트너로 나아가야 할 북한을 적으로 간주하고, 미국을 그 적을 깨부수기 위한 아군으로 생각하는 단순무식한 사고나 발언도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 국익이니 국론분열이니 마치 공익을 위해 애쓰는 척 하면서, 사익을 교묘하게 가리는 수사도 더이상 쓰지 않기를 바란다. 국론은 분열될 수 밖에 없다. 다원주의 사회에서 국론이 통합된다는 뜻은 그 사회가 전체주의를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는 뜻이다. 민족의 피해에 대해 가해국에게 당당히 의사표현하는 것이 국론분열을 통한 사회분열을 조장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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