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속히 예전처럼 건강하게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대구시 달성군 논공읍 논공가톨릭병원 신경과 병동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박모(60.대구시 달성군)씨. 대구지하철 참사 부상자인 그는 병세가 갈수록 악화돼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해 2월 18일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 화재참사 현장에서 대피를 하다 쓰 러져 뇌출혈 증세를 보인 박씨는 이후 치매를 앓다가 최근에는 간질 증세까지 보이 고 있다.
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1년. 박씨를 포함해 천신만고 끝에 생지옥같은 사고현장 을 빠져나와 목숨을 건진 140여명의 부상자와 사망자 유가족들에게 그 시간은 또다 른 악몽과 고통의 연속이었다.
◇ 아물지 않은 상처 = 부상자 대부분은 정기적인 수술과 치료를 받으며 참사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애쓰고 있지만 한 번 망가진 몸을 온전히 되돌려 놓기 는 쉽지 않았다.
특히 기도 등을 다쳐 목수술을 두 번 받은 곽모(40)씨 등 유독 가스로 기도와 폐를 손상당한 부상자들은 겉으로는 멀쩡해 `상흔'이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남 모르는 고통과 후유증에 시달리며 힘든 일상을 꾸려 나가고 있다.
사망자 유가족들의 처지도 별반 다르지 않다. 유가족들은 사고이후 근 6개월간 보상 등 사고수습에 매달리다 어렵사리 일상으로 돌아와 마음을 다잡고 있으나 그날 의 악몽과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참사 유자녀와 부상 어린이 등 40여명은 지역대학에서 마련한 심리치료 캠프 참 여를 통해 불안감과 무기력감을 이기며 삶의 의지를 되살리고 있다.
지난해 9월 지하철 참사로 잃은 두 딸의 영혼을 달래주는 불공을 드리러 경남 창녕의 한 암자를 찾은 김춘현(49.여.대구시 동구)씨는 태풍 `매미'가 몰고 온 폭우 로 인한 산사태로 목숨을 잃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 보상 및 추모사업 = 희생자과 부상자들에 대한 법적 보상금은 지급이 완료됐 다.
희생자들은 1인당 최저 1억원에서 최고 6억6천여만원까지 모두 464억4천여만원 이 지급됐고 부상자는 1인당 최저 600만원에서 최고 3억4천여만원까지 모두 130억2 천여만원이 지급됐다.
또한 사망자 192명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186명(1인당 2억2천100만원)과 부상자 148명중 60명(1인당 5천8백60만원)에게는 국민성금 668억원으로 조성된 특별위로금 450억여원이 지급됐다.
그러나 나머지 부상자들은 특별위로금 액수에 이견을 보여 돈을 찾아가지 않고 있다. 이와함께 국민성금 잔금 130억원 가량의 용처를 놓고 대구시와 희생자 유족, 부상자측이 의견 접근을 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대구 수성구 삼덕동에 건립키로 한 추모공원 조성 사업이 해당지역 주민들 이 강력 반대하고 있는데다 부지매입도 순조롭지 않아 본격적인 추모사업은 이뤄지 지 않고 있다.
◇ 대구지하철 무엇이 변했나 = 사고가 난 중앙로역에는 전국 최초로 승강장 입 구에 수막 차단벽을 설치, 화재시 방사열을 줄이고 가스나 연기의 확산을 억제할 수 있도록 했으며 정전시 4시간 이상 발광하는 야광 타일도 깔았다.
또 역사에 설치된 폐쇄회로TV와 화재수신반을 연계 운용하는 한편 피난구 유도 등과 소화기, 방독면 등 안전시설과 장비를 늘리고 승강장 안전요원도 증원, 배치했 다.
종합사령실과 각 역사에 설치된 폐쇄회로TV 녹화 방식을 기존 아날로그(VCR)에 서 디지털(DVR)로 바꿔 16개 채널을 동시에 녹화할 수 있도록 했으며 화재 발생시 대피안내 방송이 자동으로 나오도록 했다.
참사를 부른 최대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된 전동차 내장재 문제는 예산상의 이유 로 전체 전동차(34편성. 204량) 객실 의자와 등받이 시트에 방염제를 뿌리는 데 그 치고 있다.
이와관련, 대구지하철공사측은 내년 6월까지 243억원을 투입해 객실 내장판과 단열재, 객실의자, 바닥재를 선진국 수준의 화재안전 기준에 맞는 불연성 내장재로 교체할 계획이다.
한편 대구지하철 참사 사망자 가운데 시신 6구는 현재까지 유전자 검색이 불가 능하거나 연고자가 나타나지 않아 신원을 확인치 못하고 있다.
이 시신들은 지난해 7월 경북 칠곡군 지천면 대구시립공원 묘지에 가매장돼 공 원관리소측이 돌보고 있으며 앞으로 10년이 지나도 연고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화장 을 한 뒤 무연고 사망자 묘역에 안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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