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선보인 시리얼ATA 하드디스크. 삼성 스핀포인트 P80 (SP1614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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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이 만들면 다르다”는 말은 삼성의 기술력과 마케팅 능력을 웅변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삼성의 자만심을 일깨워주는 좋은 격언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자동차로 대표적인 실패사례로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삼성 하드디스크에 대한 평가 역시, 그동안은 품질보다 값이나 국산 제품에 대한 애국심, 잘 갖춰진 AS망과 삼성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 등이 주가 되었음은 결코 부인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물론 일부 모델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최근 하드디스크 시장의 화두로 떠오른 시리얼ATA만해도 시게이트가 가장 먼저 제품을 선보인 지 거의 일년만에 새로운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물론 시리얼ATA가 아직은 성숙한 시장이 아니기는 하지만, 늦은 출시를 장점이라고 말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이런 선입관으로 새롭게 선보인 삼성 스핀포인트 P80 시리얼ATA를 본다면, 마지못해 늦게 출시한 그렇고 그런 예전의 삼성의 하드디스크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스핀포인트라는 모델명도 마찬가지이고, 시리얼ATA로 연결방식이 바뀌었지만 무뚝뚝한 디자인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실제 제품을 달아본다면 한 번 정도는 과연 이 제품이 삼성의 제품이었는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최근 판매량도 부쩍 늘었고, 삼성 하드디스크가 달라졌다는 입소문을 퍼지게 한 장본인이 바로 새로운 삼성 스핀포인트 P80시리즈입니다. 과연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 ||||||||||||||||||||||||||||||||||||||||||||||||||||||||||||||||||||||||||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기에...
하드디스크나 광학드라이브라는 부품은 대체적인 디자인이 변하기 어렵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그다지 디자인에는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까닭인지 삼성 스핀포인트 P80의 디자인은 한마디로 무뚝뚝합니다. 적어도 디자인만큼은 이전 제품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 보입니다. 삼성 하드디스크는 윗면 디자인만으로 다른 제품들과는 쉽게 구분됩니다. 다른 제품들보다 유독 튀어나와있는 듯한 디자인은 자세히 살펴보면 주조공정과 프레스 공정을 모두 써서 만들어진 때문입니다. 때문에 날렵해 보이는 외산 하드디스크에 비해 조금은 투박해 보이기도 합니다. 바닥면 기판은 노출되어 있는 형태입니다. 물론 최근에는 대부분의 하드디스크들이 따로 보호판을 쓰지 않는 추세이기는 합니다만, 조립할 때나 운반할 때 좀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할 듯 싶습니다.
이 제품은 삼성이 처음으로 선보인 시리얼ATA하드디스크입니다. 이런 까닭인지 시리얼ATA의 표준을 충실하게 따르는 모습을 보입니다. 예를 들면 일부 시리얼ATA하드디스크들이 전원규격을 구형 전원과 겸용으로 갖추었다든지, 시리얼ATA커넥터의 물리적인 약점을 보완한 Secure SATA 등을 선보이는 것과는 비교되는 것입니다. 최신 전원공급장치들이 대부분 시리얼ATA전원을 따로 갖추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후발주자로는 당연한 포석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삼성제품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시리얼ATA의 커넥터가 지나치게 약하다는 지적이 많은데 이에 대해서는 특별히 보완대책은 없어 보이는 것도 충실히 시리얼ATA규격을 따른다는 점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반대로 이미 시리얼ATA의 문제가 있다는 것이 잘 알려진 상황에서 삼성만의 그 무엇은 부족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칩셋을 살펴보면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메인 컨트롤러격인 마벨사의 88i6522칩이 아니라, 마벨사의 88i8030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칩은 이른바 브리지(Bridge)칩으로 패러럴ATA하드디스크를 시리얼ATA로 동작하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달리 말하면 근본설계부터 시리얼ATA로 만든, 이른바 네이티브 시리얼ATA가 아니라 브리지칩을 쓰는 인터페이스만 바뀐 제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 시리얼ATA가 초기 시장이기에 맥스터와 웨스턴디지털 등의 업체에서도 이런 방식으로 시리얼ATA를 구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8MB의 넉넉한 버퍼 메모리를 갖추고 있어 상당히 고성능 제품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모터는 유체베어링을 쓰는 모델로 달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근본부터 바뀐 제품이라기보다는 시리얼ATA의 시대에 맞게 옷을 갈아입은 삼성의 스핀포인트라고 하는 것이 정확할 것입니다. 앞으로 시리얼ATA가 좀 더 시장의 주력제품으로 자리잡는다면 자연스럽게 네이티브 시리얼ATA로 바뀔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성능은? 가장 흔히 하드디스크의 성능을 알아보는 기준으로는 읽기 성능의 전송률 그래프를 보는 것입니다. 하드디스크라는 것이 결국 데이터를 담는 그릇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전송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상당한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전송률말고도 다른 요소도 많기에, 이를 절대적이라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송률이 하드디스크에서 갖는 의미가 워낙 큰 탓에 전송률은 하드디스크 성능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윈벤치99를 이용한 전송률 그래프를 살펴보면 상당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플래터 장당 용량 80GB, 버퍼메모리 8MB, 7,200rpm의 회전속도 등 화려한 사양을 갖춘 제품에서 어쩌면 당연하게 뿜어져 나오는 기대성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삼성제품의 경우 상대적으로 내부 전송률이 높다는 특성이 있어 비교적 우수한 결과를 보인다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시그널입니다. 하드디스크 DTR시그널을 보신 적이 있으시다면 무엇인가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닐까 의심할 정도입니다. 물론 시리얼ATA가 근본적으로 속도는 빠르지만 직렬연결이라는 특성이 있어 시그널이 그리 깨끗하지는 않습니다만, 삼성 스핀포인트의 경우 시리얼ATA의 특징도 벗어나고 있습니다. 마치 파도가 치는 듯한 독특한 시그널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삼성 하드디스크가 다른 제품과는 달리 헤드에 따라 트랙당 섹터 밀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보통 하드디스크들은 트랙당 섹터가 같습니다. 이에 대해 삼성측에서는 데이터 신뢰도를 높이기 위함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결국 파도치는 듯한 시그널은 삼성제품의 특성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로 시리얼ATA라고 하면 무조건 최신, 최고의 하드디스크 기술로 평가하는 분위기입니다. 냉정하게 말한다면 그동안의 패러럴ATA로 더 이상의 속도개선을 못해서가 아니라, 비용 등의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차선책으로 시리얼ATA로 바뀐 것으로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지금의 시리얼ATA의 경우 최고 150MB/s의 인터페이스를 갖추고는 있지만 그래프에서 보듯 전송률은 이에 훨씬 미치지 못합니다. 앞으로 시리얼ATA의 버전 2.0 등 좀 더 보완된 규격이 선보이기 전까지는 간단한 케이블링말고는 뚜렷한 장점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까닭입니다. 게다가 간결한 케이블링 역시 커넥터 부위가 지나치게 얇아 망가지기 쉽다는 지적 역시 호환성을 유지하면서 반드시 고쳐져야 할 문제입니다.
어쨌거나 윈벤치의 약점 가운데 하나는 99라는 버전에서 알 수 있듯 오래된 프로그램이라 CPU점유율 등에 최신 시스템에서는 약간의 버그가 있기도 합니다. 여기에 포맷된 상태에서 진행하기에 포맷방식, 운영체제 등에 따라 약간은 다른 결과를 보이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그런 점에서 HD Tach는 파티션을 지운 상태에서 실험이 진행되기에 하드웨어 본연의 성능을 더욱 확실하게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일단 읽기 성능과 쓰기 성능의 그래프 자체는 상당히 진폭이 큽니다. 이는 앞서 살펴본 대로 삼성 하드디스크의 특성으로 보통 시그널이 깨끗하지 못한, 즉 시그널 노이즈가 있는 하드디스크와는 달리 판단해야 할 듯 싶습니다. 그보다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은 읽기 성능과 쓰기 성능의 차이입니다. 보통 읽기 성능에 비해, 쓰기 성능은 절반 정도에 머무르는 제품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 제품의 경우 읽기 성능의 약 83%정도 성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매우 균형이 잘 잡힌 제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기존 2MB에서 8MB로 늘어난 버퍼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체감속도에 민감한 영향을 주는 액세스타임 역시 12.7ms로 뛰어난 편입니다.
읽기와 쓰기 상태에서의 Seek Profile을 살펴보면 읽기 상태에서는 중앙 영역에 몰려있는 결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읽기 상태에서보다는 쓰기 상태에서 좀 더 넓은 분포가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소음을 줄이는 Noise Guard와 Silent Seek을 적용 하드디스크가 데이터를 담는 그릇이라고 한다면, 그 그릇은 튼튼해야 합니다. 즉, 쓰다가 망가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요즈음 들어 하드디스크 용량이 커지고, 모터의 회전속도가 빨라지면서 발열, 소음, 진동 등 물리적인 성질에 민감해진다는 것입니다. 이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이 제품에는 Noise Guard와 Silent Seek이라는 소음과 진동을 줄이는 기술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이는 전통적으로 소음에서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삼성의 제품으로서는 약점을 단점으로 바꾼 좋은 시도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Noise Guard는 하드디스크 안쪽에 일종의 방음막을 설치하여 안쪽에서 생기는 소리가 바깥으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또한 Silent Seek은 모터로 회전하는 하드디스크가 보다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일 수 있도록 조절해주는 기술입니다. 모두 소음을 줄이는데는 큰 효과가 있습니다.
모두 삼성전자에서 자체 개발한 소음방지 기술이며, 삼성측 설명으로는 약 15%이상의 소음 방지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금껏 보아온 어떤 7,200rpm급 하드디스크보다도 소음이 상당히 작은 수준입니다. 전체적인 소음의 크기보다 문제되는 경우가 많은 특별히 귀에 거슬리는 고주파 소리나 틱틱 거리는 소리도 들을 수 없습니다. 물론 유체베어링을 썼다는 것도 적지 않은 장점으로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는 품질로 승부를 한다. 삼성 하드디스크하면 먼저 생각나는 것은 좋은 AS를 들 수 있습니다. 역설적으로 생각하면 품질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AS 역시 다른 외산 업체들도 부쩍 신경을 쓰면서 과연 삼성하드디스크만의 장점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합니다. 물론 여전히 AS만 따진다고 해도 무상 2년, 부품보유 3년의 5년이라는 기간은 상당한 장점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스핀포인트 P80에서는 이런 AS만을 장점으로 삼지는 않아도 좋을 듯 싶습니다. 외산 유명 하드디스크에 비해 전혀 뒤지지 않는 성능은 물론, 삼성 하드디스크의 고질병으로 여겨지던 소음에 대한 대폭적인 보강이 무엇보다 눈에 들어오는 장점입니다. 노이즈 가드와 임팩가드를 통해 AS잘되는 하드디스크가 아니라, 아예 AS요청이 필요 없는 하드디스크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잘 구현된 것이 무엇보다도 반갑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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