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워드프로세서. 한글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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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퓨터를 장만하면 반드시 갖춰야하는 프로그램 가운데는 운영체제가 으뜸이겠지만, 각종 문서를 만드는 워드프로세서의 중요성은 응용프로그램 가운데서는 가장 우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컴퓨터가 처음부터 우리나라가 만든 것이 아닌 까닭에 단순히 우리말과 글로 문서를 작성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우리 문화와 정서가 녹아있는 프로그램에 대한 욕망은 다른 어떤 프로그램보다 워드프로세서에서 강하게 느껴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점에서 한글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워드프로세서로, 더 나아가서는 프로그램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도스기반으로 출발한 탓인지, 윈도우즈와 인터넷 시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한때는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였던 MS에 사실상 한글을 넘긴다는 충격적인 뉴스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국민적인 관심으로 고비를 넘긴 한글과 컴퓨터사는 얼마전에는 경영권 분쟁으로 또 다른 위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무난하게 경영권 문제가 마무리되면서, “처음 한글을 만들었던 마음으로 돌아가자”라는 생각으로 선보인 제품이 바로 한글 2004입니다. 지금까지의 한글이 도스에서 윈도우즈로, 인터넷으로 시대에 변화에 조금씩 늦는 모습을 보였다면, 한글2004는 단순한 워드프로세서를 넘어서 기업용 솔루션과의 연계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쓴 모습입니다. 즉, 이미 기업환경에서 한글대신 MS워드를 포함한 오피스가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는 점을 과감하게 인정하고, 워드프로세서 하나로 오피스 제품군을 대응하기보다는 한글이 중심이 되는 한글 오피스를 선보이고, 그 중심인 한글 역시 전자문서의 새로운 표준인 XML을 크게 받아들이는 등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윈도우즈와 인터넷 시대에 맞게 OLE를 자유롭게 다룰 수 있게 하거나, 스크립트 매크로 기능 등을 더한 것도 그런 연속선상에서 찾아 볼 수 있는 특징입니다. 여기에 강점이라 할 수 있는 우리 고유의 한국화된 편집환경이나 다양한 편의기능은 크게 늘렸습니다. 워드프로세서, 그 이상의 워드프로세서로 다시 한 번 화려했던 문서생활과 컴퓨터 작업의 중심으로, 특히 기업용 시장을 적극적으로 노린 제품이 바로 한글2004입니다. 과연 엑셀(Excel)이라는 든든한 구원군이 있는 MS 오피스에 당당히 맞설 실력을 갖추었는지 한글2004를 찬찬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 ||||||||||||||||||||||||||||||||||||||||||||||||||||||||||||||||
CD 두 장에 담길 정도로 다양한 기능을 갖춰 지금까지의 한글과 가장 쉽게 구분되는 것은 이번에는 CD 한 장으로는 프로그램이 모자랄 정도로 내용이 가득하다는 점입니다. 기본 프로그램이 담긴 CD 한 장과 문서마당, 클립아트, 트루타입 글꼴, 다양한 사전이 담긴 한글2004 꾸러미가 나뉘어 있습니다.
용량이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기능을 담은 것은 물론, 문서마당, 클립아트, 글꼴, 사전 등 보다 쓰기 편한 다양한 예제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용은 물론 본격적인 기업용 워드프로세서로 변신하는 과정에 있는 만큼, 프로그램은 물론 이런 다양한 부가기능은 어쩌면 당연한 생존전략일지도 모릅니다.
이미 한글2002나 워디안이 있을 경우 한글2004는 이를 삭제하면서 프로그램을 설치합니다. 이는 한글2004가 앞선 프로그램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잘 보여줍니다. 아직도 쓰는 이가 적지 않은 한글97의 경우에는 프로그램이 달라 별다른 문제없이 하나의 컴퓨터에서 따로 쓸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는 프로그램인 만큼 설치시간 역시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펜티엄4급 CPU를 기준으로 대략 10분 정도의 시간은 잡아야 합니다.
한글2004의 또 다른 특징인 꾸러미에는 트루타입 글꼴, 국어, 일한, 영중, 중영사전 등 다양한 사전, 문서마당, 클립아트 등이 더해졌습니다. 역시 개인적인 쓰임새는 물론 기업용에서 보다 빠른 문서 작성이나 생산성을 높일 때 필요한 것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을 자동 업데이트와 작업창과 스킨으로 편리함을 더해
버전이 높아지며 달라진 것 가운데는 인터넷 시대임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 있습니다. 바로 인터넷을 통한 제품등록과 자동 업데이트 기능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한글의 경우 특별한 복사방지기능을 담기보다는 인터넷을 통한 제품등록으로 정품 사용을 유도하면서, 굳이 패치 등을 배포하는 번거로움을 해결하는 좋은 정책으로 보입니다.
제법 오랜 시간을 걸쳐 한글을 설치하고 처음 실행하면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한 한글2004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달라진 인터페이스. 마치 포토샵의 툴바처럼 오른쪽 옆에는 작업창이라는 새로운 메뉴가 눈에 들어옵니다. 한글2004가 이전 버전과 연관성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입니다.
여기에 도움을 원하는 해당 단어 등을 입력하면 쉽고 편하게 도움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취향에 맞춰 원하는 위치로 옮길 수도 있습니다. 이를 응용하면 파워포인트의 미리보기나 슬라이드 또는 개요보기 등으로 쓸 수도 있습니다. 이런 작업창기능은 오랫동안 한글을 써온 이들보다는 초보자들에게 특히 환영받을만한 기능입니다. 작업창의 도입과 함께 반가운 변화 가운데 하나는 바로 스킨기능을 도입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윈도우즈XP의 스킨기능처럼, 단순히 색의 변화에 머물지 않고 버튼 모양이나 배열까지 모두 하나의 테마를 가지고 바꿀 수 있도록 만든 것입니다. 스킨기능을 쓰게되면 화려함과 독특함을 좋아하는 이들은 물론, 여전히 쓰는 이들이 적지 않은 한글97 스킨을 담아, 한글2004를 쓰면서도 마치 한글97을 쓰는 듯한 익숙함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한글97을 오랫동안 쓰던 이들 가운데 몇몇에게 한글2004를 써보게 했더니 처음에는 불편해했지만, 스킨을 한글97로 바꾸자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대부분 한글2002는 불편해서, 익숙치못해 쓰지 못하던 이들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매우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따라서 스킨기능은 단지 디자인의 변화라기보다는 이전의 고객을 놓치지 않으면서 윈도우즈와 인터넷, 특히 경쟁상대인 MS워드에 익숙한 고객들에게 어필하는 두 가지 효과를 노리고 있습니다. 새로운 데이터 유통의 표준인 XML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기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 가운데 하나는, 차세대 언어로 주목받고 있는 XLM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워드프로세서로 머물지 않고, 인터넷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인데, 최근 선보인 MS 오피스 2003 시스템이 XML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역시 여러 번 강조하는 것처럼 단순히 개인용 워드프로세서에 머물지 않고 기업용 사무프로그램의 중심이 되겠다는 한글과 컴퓨터의 의지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XML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면 온라인에서 팀원간 공동 문서작업을 하는 것은 물론, 최근 각광받는 이른바 전사적 자원관리(ERP)나 고객관계관리(CRM) 등 e비즈니스에 쉽게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생깁니다. 한글2004의 무게중심이 어디에 있는지 짐작케하는 대목입니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한글시리즈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되던 다른 프로그램과의 연동성도 크게 강화되었습니다. OLE Automation과 Script를 이용해서 다른 프로그램과 하나의 프로그램처럼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기업체의 그룹웨어나 EDMS 등 각종 IT 솔루션에서 한글을 제어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아무리 워드프로세서의 성능이 좋고 기능이 다양하다 하더라도, 다양한 프로그램과의 연결성이 떨어지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현실을 제대로 인식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MS오피스처럼 다양한 제품군의 유기적인 연결이 어려운 한글2004로서는 이런 오픈마인드가 그동안 부족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기업용을 표방하는 한글2004의 특징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배포용문서라는 기능은 달리 말하면 개인용으로는 암호화기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이용하면 사무실에서 인터넷 등을 통해 문서가 유출된다고 하더라도 최악의 사태는 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생깁니다. 문서보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체의 입맛에 딱 들어맞는 셈입니다.
시선을 집중시키는 형광펜 기능으로 문서의 중요부분을 강조할 수도 있고, 심지어 이를 인쇄에도 그대로 적용시킬 수 있습니다. 이 역시 사무용 프로그램으로 변신하고 있는 한글2004의 강력해진 기능 가운데 하나입니다. 따로 만들어진 꾸러미로 다양한 문서양식과 클립아트를 담아 CD 한 장의 자리를 차지하는 꾸러미 역시 풍부한 예제로 한글2004를 기름지게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문서마당의 경우 풍부한 예제로 개인용으로는 재미있는 문서를, 사무용으로는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서식을 담고 있습니다. 클립아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MS워드의 인기가 엑셀과 파워포인트에 힘입은 것이라고 한다면, 표계산 프로그램인 엑셀은 몰라도 프레젠테이션 프로그램은 워드프로세서에 많이 융합될 여지가 남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까닭인지 한글2004에는 아예 문서 안에 OLE계체를 담는 것은 물론 동영상이나 플래시파일의 경우 재생도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 정도면 굳이 따로 전문적인 프레젠테이션 프로그램이 없어도 별 다른 문제가 없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한글97과의 연결고리는 남겨놓아 얼마전 한글2004발표회장에서는 더 이상 한글97에 대한 사후지원이 없을 것이라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많은 이들이 한글97을 쓰고는 있지만, 더 이상 수익이 만들어지지 않는 한글97을 과감히 포기하고 한글2004로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글97이 손에 익은 많은 이들에게 한글2004는 MS워드만큼이나 낮선 프로그램일수도 있습니다. 이런 까닭에 한글2004에는 앞서 살펴본 스킨 기능을 비롯해서 한글97의 냄새가 오히려 한글2002보다도 많이 느낄 수 있습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연결인쇄기능입니다.
그밖에도 한자사전의 한자위치나 상호참조기능 등 한글2002에서 어색했던 기능들이 한글97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는 과거로의 회귀라기보다는 예전의 한글이 갖고 있던 장점들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MS워드와의 치열한 한판 승부가 기대하며
한글과 컴퓨터가 야심적으로 선보인 한글2004는 많은 기대와 우려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제품입니다. 도스에서 윈도우즈로 다시 인터넷으로 시대 변화에 언제나 한 발짝 늦었던 예전의 모습과는 달리, 이제는 능동적인 모습으로 경쟁상대와 당당하게 맞설 실력과 체력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인터페이스를 비롯해서 많은 점에서 달라졌습니다만, 적어도 한글엔진에 MS워드의 옷을 입은 모습은 아닙니다. 물론 MS워드의 장점을 많이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그것이 모방이 아니라 반드시 갖춰야할 기본기라고 한다면, 어떤 의미에서는 그나마 너무 늦지 않게 받아들인 것을 다행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글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워드프로세서라는 대표성 때문에 그 위치 이상의 과분한 사랑과 냉혹한 비판을 모두 감내해야했습니다. 한글2004는 워드프로세서, 그것도 한국형 워드프로세서가 발전할 수 있는 어떤 한계까지 도달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강력해졌습니다. 이제는 워드프로세서 그 자체로는 더 이상 영향력을 잃어버린 지 오래입니다. 한글은 화려했던 명성을 뒤로하고 학생들이나 쓰는 워드프로세서라는 비아냥거림을 받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어려웠던 시절을 겪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새롭게 선보였던 한글2002를 쓰는 사람보다는 여전히 한글97에 머물던 이들이 더 많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그보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한글2004가 아니라 한글오피스2004입니다. 본디 같이 출시될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12월로 조금 늦춰졌습니다. 워드프로세서시장과는 달리 이미 오피스시장은 사실상 MS오피스가 표준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시장 점유율도 대략 90%이상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한컴오피스2004에는 한글2004를 중심으로,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인 넥셀2004, 백신인 바이로봇 엑스퍼트 4.0, 프리젠테이션 프로그램 한컴슬라이드2004 등이 포함되어 핵심 오피스웨어로서의 구색을 맞추고 있습니다. 한컴오피스2004의 예상 값도 20만 원대로 MS오피스의 1/3수준에 불과합니다. 보다 진정한 승부는 한글2004보다는 한글오피스2004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은 것도 이제 워드프로세서 하나가 차지하는 비중보다는, 워드프로세서, 스프레드시트, 프레젠테이션 프로그램들이 하나로 융합되는 환경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이런 환경에서 한글이 MS오피스에 밀렸기 때문이지, 한글과 MS워드의 대결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새롭게 선보인 한글2004는 한국인의 정서에 맞는 환경에, 더 이상 자신의 것만으로 고집하지 않고 경쟁상대의 장점은 확실히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인 모습입니다. 그러면서도 스킨 등 한글97에 머물고 있는 이용자들을 한글2004로 옮기려는 노력의 흔적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워드프로세서 하나로 국민기업이 된 한글과 컴퓨터의 노력이 과연 얼마나 많은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을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은 매우 흥미진진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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