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타치의 이름으로 선보이는 시리얼ATA 하드디스크. 히타치 데스크스타 7K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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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드디스크 시장이 빠른 속도로 시리얼ATA로 바뀌면서 하드디스크 제조사들의 신제품들 역시 시리얼ATA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의 시리얼ATA는 1세대 제품으로 기존 패러럴ATA에 비해 간편한 케이블링말고는 별 다른 성능향상이 없다는 지적도 받고 있기는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의 발전이란 물의 흐름 같아 결코 거슬릴 수는 없습니다. 언젠가 메인보드에서 IDE단자가 아예 사라지는 날도 결코 꿈만은 아닐 것입니다. 시게이트를 시작으로 웨스턴디지털, 맥스터 등이 시리얼ATA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IBM에서 이름을 바꾼 히타치제품은 상대적으로 시리얼ATA를 애써 외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도 사실입니다. 불과 몇 년전만 해도 우리나라 하드디스크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하드디스크 업체로 IBM을 꼽았던 것을 생각하면, 더욱 씁쓸해집니다. 이는 하드디스크 제조사보다는 하드디스크 기술 개발사라는 이름이 어울릴 정도로 생산보다는 개발에 치중한 까닭과, 메이저 업체 가운데는 유일하게 보급형인 5,400rpm급 제품을 아예 만들지도 않을 정도로 하이엔드 제품군에 치중한 것 등 여려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물론 IBM에서 히타치로 이름을 바꾸기는 했지만 기존의 데스크스타를 그대로 선보이는 등, 능동적인 변화가 없었던 것이 빠르게 바뀌는 하드디스크 시장에서 더 이상 인기몰이를 하지 못한 큰 이유가 될 것입니다. 이런 큰 변화와 아픔을 엮였던 히타치가 야심 만만 새로운 시리즈를 선보였습니다. 기존 180GXP시리즈의 뒤를 잇는 데스크스타 7K250은 히타치이름으로 선보이는 최초의 신제품이기도 한 셈입니다. 히타치로서는 처음으로, 삼성을 제외한 메이저 하드디스크 업체로서는 가장 늦게 선보이는 시리얼ATA 방식이기도 합니다. 과연 오랜 기다림 끝에 선보인 이 제품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있을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 | |||||||||||||||||||||||||||||||||||||||||||||||||||
히타치의 이름으로 개발된 첫 번째 시리얼ATA 하드디스크 기존 120GXP나 180GXP같은 모델명과는 전혀 다른 7K250이라는 이름에서부터 이제는 더 이상 IBM이 아닌 히타치로 선보이는 제품임을 짐작할 수 있게 합니다. 물론 겉모습은 이전의 데스크스타 시리즈와 큰 차이는 없어 보입니다. 이는 비록 히타치에서 개발한 제품이기는 하지만, 완벽하게 새로운 제품이 아니라 기존 데스크스타 시리즈, 특히 180GXP를 기본으로 하고 있음을 짐작케합니다.
하드디스크 제조사마다 전통이기는 합니다만, 전통적으로 IBM은 기판이, 좀 더 정확히는 기판에 꼽혀있는 각종 칩들이 그대로 보이는 구조입니다. 이런 구조는 다른 제품에 비해 충격에 약하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충격흡수장치를 쓰고 있어 단지 기판이 보인다는 것으로 충격에 약하다고 말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뒷면의 칩을 보면 주된 컨트롤러칩은 여전히 IBM이 만들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 앞선 모델인 180GXP에서는 보지 못했던 보조 컨트롤러를 하나 더 볼 수 있는데, 이 컨트롤러는 IDE방식에서는 컨트롤러 하나로 해결하던 것을 시리얼ATA로 바뀌면서 바깥으로 끄집어 낸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시리얼ATA의 작동클럭이 높고, 대역폭이 넓기 때문입니다. 메모리는 독일 인피니언사의 제품을 쓰고 있으며, 7K250시리즈의 경우 시리얼ATA는 모두 8MB제품으로 넉넉한 사양을 갖추고 있습니다. 시리얼ATA커넥터를 한껏 보강한 모습 시리얼ATA하드디스크의 약점 아닌 약점은 커넥터에서 들 수 있습니다. 간편한 케이블링이 데이터케이블은 물론 전원까지 쓰인 것은 분명 칭찬할만한 일입니다. 덕분에 혹시나 핀이 구부러지면 어쩌나 고민하던 초보자들도 그리 어렵지 않게 하드디스크를 장착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장점입니다.
대신 커넥터가 매우 약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합니다. 언뜻 보아도 시리얼ATA의 커넥터는 기존 패러럴ATA의 그것에 비해 훨씬 얇습니다. 이 때문에 쉽게 망가지는 문제가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웨스턴디지털에서는 Secure SATA라는 대안을 내놓을 정도입니다. 다만 이 경우 따로 부품이 필요하기에 값이 비싸지고 번잡해진다는 것은 생각해보아야 할 점입니다.
이 제품의 경우 일단 전원은 기존 커넥터를 그대로 쓸 수 있도록 해 데이터케이블만 시리얼ATA를 써도 아무런 문제가 없도록 했습니다. 어찌 보면 이것은 파손보다는 시리얼ATA로 옮겨지는 과도기의 모습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커넥터 부위를 더욱 보강했습니다. 조금은 약하다는 시리얼ATA의 약점을 슬기롭게 극복한 것이 눈에 들어오는 대목입니다. 8MB버퍼 메모리에 플래터 장 당 80GB을 갖춰 기존 180GXP의 단점 아닌 단점 가운데 하나는 플래터 장당 용량이 60GB에 머물고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에는 플래터 장 당 용량이 100GB가 넘는 제품도 선보이고 있으며, 대부분의 고성능 제품들이 80GB수준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었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인식해서 이번 7K250의 경우 플래터 장 당 용량을 80GB로 늘렸습니다. 이 정도면 다른 고성능 하드디스크에 비해 전혀 뒤지지 않는 하드웨어 사양을 갖춘 셈입니다. 이미 여러 번 강조한 것입니다만, 플래터 장 당 용량이 늘어나면 전송속도가 빨라지며 제조비용을 늘리지 않고 큰 용량을 만들 수 있는 등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대신 일정한 플래터에 많은 데이터를 기록하도록 만드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에 플래터 장 당 용량을 늘리는 것은 제조사의 핵심 기술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기존 IBM하드디스크하면 먼저 떠오르는 GMR헤드 역시 5세대 제품으로 갖추고 있습니다. 전기신호로 데이터를 읽고 쓰는 하드디스크에서 본디 헤드는 작고 납작한 망간-페라이트 코어에 코일을 기계로 감은 전자석을 썼습니다. 하지만 크고 무겁기 때문에 80년경에 코일을 얇은 필름 모양으로 바꾸고 여기에 코어를 붙이는 방식을 개발해서 지금까지 쓰고 있습니다. 90년대에 들어 하드디스크에 큰 획을 그은 것이 바로 MR헤드(1993)이며, 이를 더욱 개량한 것이 바로 GMR헤드(1997)입니다. Great Magneto Resistive의 머릿글자로 자기저항을 뜻하는데, 몇몇 물질이 자장에 의해 저항값이 변하는 현상을 응용한 것입니다. 물론 지금은 이를 개발한 IBM제품만 쓰는 것은 아닙니다만, 전통의 종갓집 제품다운 위용을 자랑하기에는 충분합니다.
언제부터인가 고성능 하드디스크라면 반드시 갖춰야 하는 사양으로 생각되는 유체베어링을 쓰고 있어 발열이나 소음, 진동 등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장점입니다. 기술적으로 180GXP에 쓰인 또 다른 기술은 Tag & Seek이라는 것입니다. 이 기술은 본디 SAN 등의 서버용 스토리지에 쓰이던 커맨드 큐잉(Command Queuing)을 응용한 기술입니다. 당연히 스카시에서나 볼 수 있는 고급 기술로만 인식되었던 것이기도 합니다. Tag & Seek기술을 갖춰 읽기속도가 매우 뛰어나 요즈음 하드디스크에서 커맨드큐잉이라는 말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습니다. 커멘트큐잉은 명령어를 실행하는 동안 다른 명령어를 거부하거나 작업하지 않는 대신, 대기열에 쌓아놓고 순차적으로 수행하는 재주를 부립니다. 따라서 이런 기능을 갖추고 있으면 이미 명령어를 실행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다음 명령어가 무시되거나 새롭게 더해지는 것이 아니라, 대기열을 이용하게되므로 그만큼 지연시간을 줄여 전체적인 성능이 빨라집니다. 이러한 커맨드큐잉이 가장 빛을 발하는 것은 역시 멀티미디어 작업을 들 수 있습니다.
180GXP부터 쓰인 Tag & Seek는 이런 커맨드큐잉을 더욱 확장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명령어를 저장할 때 우선순위를 지정하는 태그(Tag)를 말 그대로 꼬리표처럼 붙이는 것입니다. 이런 태그는 헤드를 최소한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 지연시간을 크게 줄이기에 결국 읽기 성능을 크게 높여줍니다. 과연 성능은 어느 정도 새롭게 바뀐 7K250의 성능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비교대상은 기존 제품인 180GXP을 삼았습니다. 물론 시리얼ATA와 패러럴ATA의 비교도 흥미롭습니다.
HD-Tach로 알아본 전체적인 전송률은 기존 패러럴ATA로 최고 수준이었던 180GXP와도 크게 구분되는 성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쓰기 성능은 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읽기 성능에서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읽기 성능에서 이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첫째는 플래터 장 당 80GB수준으로 늘어난 것을 먼저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으로서는 최고 수준인 80GB의 플래터 용량의 위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기에 시리얼ATA로 인터페이스가 바뀐 것도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대신 시그널은 거칠어 보이는데, 클럭이 높은 직렬 연결방식의 특성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순간적인 가속도와 영향이 있는 Read Burst Speed 역시 엄청난 차이를 보입니다. 유일한 단점이라면 액세스타임을 들 수 있습니다. 기존 제품에 비해서도 상당히 느려진 것을 볼 수 있는데, 최근 하드디스크의 평가기준이 단순한 전송률만으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조금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비슷한 성격의 윈벤치99를 통해 알아본 성능 역시 상당한 수준입니다. 앞선 HD-Tach와는 달리 포맷한 상태에서 시그널 파형 역시 다른 제품에 비해 상당히 깨끗합니다. 시리얼ATA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전송을 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시리얼ATA 시장의 다크호스가 될 듯 하드디스크에 소비자가 요구하는 것은 다른 부품에 비해 그리 까다로운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하드디스크에 문제가 생기면 데이터의 분실이나 파손이라는 심각한 문제가 생기는 것이 다른 하드웨어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하드디스크를 고를 때 단지 성능만으로 그 제품을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이미 시장의 주력제품이 시리얼ATA로 옮겨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간편한 케이블링말고는 기존의 패러럴ATA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더 이상 IBM이 아닌 본격적인 히타치 이름으로 선보인 히타치 7K250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제품입니다. 단순한 하드디스크 제조사가 아닌 하드디스크 개발회사라는 자랑스러운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부진한 모습을 보이다가 회사의 주인이 바뀐 히타치가 이제는 본격적으로 시장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선보였다는 점은 아무리 칭찬해도 부족함이 없을 듯 싶습니다. 그동안 시게이트가 독주하던 하드디스크 시장, 특히 시리얼ATA시장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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