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메인보드는 다이어트 중
2003.08.10 | |
| 2만개가 넘는 부품으로 이루어진 자동차에서 부품 하나만 없더라도 운전자는 결코 안전운전을 할 수 없다. 부품의 수는 다르지만 사람이 만든 전자부품의 결정체인 컴퓨터 역시 어느 부품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좀 더 비중 있는 부품과 그렇지 않은 부품은 분명 나뉘게 마련이며 가장 대표적인 중요 부품으로는 메인보드를 결코 빼놓을 수 없다. 메인보드, 마더보드, 시스템보드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메인보드는 모든 컴퓨터 부품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연결되는 중요한 부품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또한 메인보드는 컴퓨터 디자인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컴퓨터하면 연상되는 아이보리색의 튼튼한 철제 박스는 메인보드에 각종 부품이 꼽히는 시스템을 감싸는 그것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메인보드의 디자인에 따라 단순한 겉모습은 물론 CPU를 비롯한 칩의 위치와 전원공급방식 등 컴퓨터의 규격이 크게 달라지게 된다. 괜스레 메인보드는 아닌 셈이다. 최근 들어 이런 메인보드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기본적이고 대중적인 ATX타입은 물론, 베어본과 슬림PC의 인기 주역인 마이크로ATX,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는 서버나 워크스테이션을 위한 이른바 서버용 메인보드, 심지어 각종 확장슬롯과 포트는 물론 CPU까지 장착된 메인보드도 선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런 메인보드마다 쓸 수 있는 케이스나 전원공급장치가 서로 다르다는 점.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고 ATX타입 메인보드에 400-500W급 전원공급장치를 달았더니 전원 규격이 다르다거나, 마이크로ATX타입이지만 슬림PC 등에는 특별히 만들어진 전용 전원을 써야 한다는 것 등은 무심코 지나치기 십상이다. 여기에 잘 모르지만 최신 메인보드 규격으로 NLX라는 것도 있다. 우리가 흔히 보는 메인보드의 규격을 이참에 정리하기로 하자. | ||||||||||||||||||||||||||||||||
보드하면 역시 ATX.
우리가 흔히 쓰는 ATX타입 메인보드는 AT eXtension이라는 이름처럼 구형인 AT타입을 확장한 것이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AT타입 메인보드는 IBM PC가 나온 뒤 실로 오랫동안 써온 규격. 이 방식은 대부분 CPU의 쿨러와 케이스의 하드 가이드, CPU 전원조절용 방열판 등 때문에 설치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 단점이었고, CPU 속도가 빨라지면서 컴퓨터 안쪽의 온도 역시 덩달아 높아지는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인텔사를 비롯한 여러 업체들이 새로운 형태의 메인보드 규격을 정한 것이 바로 ATX이다. ATX타입에서 가장 신경을 쓴 것은 먼저 CPU의 위치. 여러 카드나 부품 등과 넉넉히 떨어져 있으며, 대부분 전원을 공급받는데 유리한 위치이기도 하다. 여기에 CPU 위쪽에는 전원공급장치의 팬을 통해 뜨거운 공기가 바로 빠져나가도록 되어 있기도 하다. 이런 ATX타입이 처음 선보인 것은 l995년 7월. 외부기기와 연결하는 각종 포트도 USB를 비롯한 최신 규격이 자리잡은 것이 바로 이때쯤부터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ATX타입의 장점은 그전의 AT타입이 정확한 표준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발전한 것에 비해 확실한 기준을 갖추고 있어 확장성, 호환성 및 안정성 등이 뛰어나다는 점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AT타입 때의 이른바 전용부품은 사라지고, 규격만 같으면 어떤 메인보드에도 공통적으로 부품을 쓸 수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ATX타입의 공덕인 셈이다. 너무나 당연한 듯 싶지만 각종 외부기기를 연결하는 포트 역시 기존의 케이블에서 통일된 I/O 포트를 갖춰 백패널을 통하여 쉽게 외부기기와 연결한다. 다만 최근에는 메인보드 자체에 다양한 부가기능을 점점 더 많이 갖추고 있는 추세라서 백패널은 일정한 전체 규격만 있을 뿐 세부적인 내용은 조금씩 다르다. ATX의 핵심적인 변화 가운데서는 결코 전원공급장치를 빼놓을 수 없다. 기존 12핀에서 20핀으로 늘어난 전원커넥터는 기존의 +5V와 +12V는 물론 +3.3V와 파워 시그널이 더해졌다. 덕분에 좀 더 다양한 기기에 안정적인 전원을 공급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소프트웨어나 작은 스위치, 심지어 키보드나 마우스로 전원을 ON/OFF 시킬 수 있는 것도 파워 시그널 덕분이다. 예전의 컴퓨터를 보면 전원공급장치에 큼지막한 스위치가 있었다. 최근에는 시리얼ATA나 CNR, ACR 등 다양한 확장 슬롯이 더해지고 기존 기능을 확장하는 경우도 많지만 당분간은 큰 변화 없이 ATX타입이 시장을 주도할 참이다. 요즈음에는 내가 더 인기. 마이크로ATX
요즈음 인기 있는 슬림PC나 베어본 등은 한결같이 크기가 작고 아담한 것이 특징. 이런 작은 크기에 일반적인 메인보드는 들어가기도 힘들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마이크로ATX타입 메인보드이다.
아예 극단적으로 슬롯을 모두 없앤 이른바 플렉스ATX도 있다. 이 역시 마이크로ATX의 변종이라 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주로 산업용으로 많이 쓰인다. 마이크로ATX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ATX타입을 기본으로 하는 변형모델의 일종이다. 다만 슬롯이 하나도 없어 인텔이 이지PC, 아즈텍을 선보이며 힘을 실어주었지만 컨셉PC수준의 신기한 물건 수준을 넘지는 못하고 사실상 기억에서 사라졌다. 대략 칩셋으로는 810칩셋시절의 이야기이다. 어쨌거나 ATX보드 조금 늦게 선보였으며 인텔이 주도한 규격이다. 당연히 작고 값도 싼 PC를 만들기 위한 규격으로 제창되었다. 마이크로ATX의 가장 큰 특징은 물론 크기가 작다는 점이다. 이렇게 작아진 크기는 다양한 PC를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예를 들면 거의 비슷한 시기에 소개되었던 피라미드모양의 PC나 공처럼 생긴PC는 만일 마이크로ATX보드가 없었다면 나오기 어려웠을 것이다. 일일이 전용부품을 쓴다면 호환성은 물론 값도 무척 비싸지기 때문이다. 본디 마이크로ATX를 만든 목적은 지금처럼 작고 가벼운 슬림PC나 베어본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냉정하게 생각하면 기판 크기가 작아지고, 그만큼 케이스도 작아지기에 OEM이나 저가형 시장을 공략할 속셈으로 만든 것이다. 따라서 처음 선보였던 마이크로ATX보드들은 한결같이 보급형이나 저가형 칩셋을 쓰는 경우가 많았다. OEM의 요구에 따라 그래픽기능을 담았지만 이 또한 성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마이크로ATX=보급형”의 공식을 넘지 못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선보이고 있는 마이크로ATX방식은 PCI슬롯만 몇 개 없을 뿐 성능이나 기능에서는 전혀 ATX타입과 차이가 없을 정도로 발전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 선보이는 인텔865G보드를 살펴보면 마이크로ATX를 기본으로 설계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물론 그래픽내장형이라는 특징이 있기는 하지만, 최근 메인보드 회사들이 얼마나 마이크로ATX에 무게중심을 두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는 최근 선보이는 주변기기들이 더 이상 PCI슬롯에 매달리지 않고, USB나 IEEE1394 등 다양한 외부 포트를 이용하는 것과도 크게 관련 있다. CPU, 메모리, 그래픽카드말고는 모든 주변기기나 부품이 이미 외장형으로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마이크로ATX로 만들 수 있는 보드의 크기는 얼마나 될까? 정사각형으로 24.5x 24.5Cm가 정답이다.
참고로 마이크로ATX타입은 일반 PC케이스에도 문제없이 쓸 수 있지만, 아무래도 슬림케이스 등에 많이 담게 된다. 이때에는 케이스가 작기 때문에 전용 전원공급장치를 쓰게 된다. 든든하고 듬직한 서버용 메인보드
물론 몇 천, 몇 억 원이 넘는 본격적인 서버용 메인보드들은 자체적인 디자인을 쓰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PC수준에서 약간 벗어나는 이른바 워크스테이션 레벨의 서버용 메인보드들은 흔히 듀얼보드와 혼동하기 십상이다. ATX보드와는 크기와 디자인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SSI(Server Systems Infrastructure) 폼팩터라고 하는 12x13인치 크기인 제품이 많아 보통 쓰는 케이스로는 부족하다. 최근에는 듀얼보드이지만 값을 낮춘 보급형 제품도 있으므로, 듀얼보드=서버용이라는 공식은 맞는 것은 아니다. 서버용 메인보드들의 특징은 강력한 전원부 설계를 우선 들 수 있다. 인텔 제온이나 이타니윰, AMD 애슬론MP, 옵테론 등의 CPU들은 클럭에 비해 성능이 높아 안정적인 전원공급은 필수적이다. 흔히 보는 32비트 PCI슬롯대신 64비트 PCI슬롯을 써서 보다 넉넉한 대역폭을 갖춘 제품도 많다. 여기에 AGP슬롯을 제거하고 대신 내장 그래픽을 쓰는 경우도 적지 않으며, 넉넉한 메모리 슬롯, 하나로 모자라 듀얼채널로 갖춘 네트워크 등도 서버용 메인보드에서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여전히 서버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스카시 시스템을 갖춘 제품도 많다.
이런 서버용 메인보드들은 담기는 케이스도 다르다. 주로 IDC 등의 서버전용공간에 두는 까닭에 크기제약이 심하다. 기왕 면적이 넓을 수밖에 없는 서버의 특성상 높이를 최대한 억제하는 경향이 있다. 서버 랙에 들어가는 크기를 기준으로 1U, 2U, 4U니 하는 구분도 그래서 생기는 것이다. 틈새시장을 노리는 CPU일체형 메인보드
대부분의 메인보드와는 달리 CPU가 아예 메인보드에 내장된 제품도 있다. 흔히 산업용 보드라고 하며, 제어기계나 은행의 현급지급기, 키오스크 등 컴퓨터가 필요한 곳이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고성능보다는 안정성과 작은 크기가 특징.
이를 PC용으로 응용한 제품도 있다. 주로 비아 C3프로세서를 아예 메인보드에 붙인 것으로 업그레이드는 불가능한 CPU일체형 제품이다. 물론 마이크로ATX타입이라 할 수 있지만 CPU를 내장한 것은 특징. 여기에 사운드, 그래픽, 네트워크 등 따로 카드가 필요한 거의 모든 기능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다. 초저가 PC를 만들 때 쓰면 그만이다. 인텔이 제안하는 차세대 폼팩터, NLX
역시 인텔이 주도하는 차세대 메인보드 규격이 바로 NLX(The New Low Profile Formfactor)이다. 작고 가벼우며, 무엇보다 유지 관리비를 줄이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NLX의 가장 큰 특징은 복잡한 케이블 링을 최대한 억제하고 대신 중요한 영역을 나눠 마치 메인보드가 나뉘어 있는 듯한 설계를 했다는 점이다. 즉, 카드 연결부분과 드라이브 연결부분을 완전히 분리해 이 두 기판을 라이져카드 형태로 연결한다는 것이 NLX폼팩터의 핵심이다. 기존 메인보드가 한 장이라면 NLX메인보드는 메인보드와 필수 라이져카드의 두 파트로 구성되는 점이 가장 크게 다르다. 주 기판에는 각종 외부 입출력포트와 메모리, CPU만 구성되어 있다. 심지어 전원도 라이져카드를 거쳐 들어올 정도. 독특하게도 주기판을 케이스에 직접 고정하는 것이 아니라, 레일에 연결해서 고정하는 것도 특이한 점이다. 덕분에 레버를 써서 메인보드를 쉽게 분리할 수 있다. 이 역시 유지보수가 쉽도록 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메인보드를 바꿀 때도 일일이 나사를 푸는 번거로움이 없이, 케이스 한 쪽만 열고 주기판을 잡아당기면 그만이다. 또한 각종 포트나 케이블은 주기판이 아닌 라이져카드의 몫이므로 메인보드 제조사나 컴퓨터 제조사에서 새로운 제품을 선보일 때도 주기판의 주요파트만 설계하면 되므로, 설계비용과 제조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규격은 사실 하드디스크 제조사인 웨스턴디지털의 LPX주기판에서 아이디어를 빌려온 것이다. 하드디스크 제조사의 아이디어를 CPU제조사가 빌려 쓴 것도 재미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NLX규격은 지나치게 생산자, 설계자 위주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NLX의 장점은 철저하게 생산자를 위한 유지보수에 집중되어 있다. AS편하고 만들기도 쉽지만, 직접 PC를 조립하거나 어쩌다 부품을 업그레이드하는 소비자들로서는 굳이 지금의 ATX타입에 비해 별다른 장점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인텔이 제법 힘을 실어주기는 했고, 만들어질때부터 지금껏 차세대 플랫폼으로 관심을 모으기는 했지만 실제로 차세대 규격으로 인정받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히려 최근의 인텔 행보를 살펴보면 폼팩터에 대한 개선보다는 3GIO나 PCI Express 등의 인터페이스를 먼저 생각하고 폼팩터는 나중에 생각하는 듯 싶다. 따라서 메인보드의 폼팩터는 당분간 지금의 ATX와 마이크로ATX가 주도할 확률이 크다. 누가 알았으랴! 마이크로ATX보드가 지금처럼 인기있을 줄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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