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 편한 400만 화소 디지털카메라. 삼성테크윈 케녹스 V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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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이 만들면 다르다는 말은 분명 대단한 자존심을 담고 있습니다만, 가끔씩은 비아냥거림으로 들릴 때도 있습니다. 반도체와 전자를 비롯해 우리나라 산업의 거의 모든 부분에서 엄청난 공룡이라 할 수 있는 삼성은 몇몇 분야에서는 노력만큼의 성과를 보이지 못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마 엄청난 투자와 노력에 비해 결국 실패하고만 자동차가 대표적이겠지요. 오랜 기간 공을 들인 디지털카메라 역시 삼성전자와 삼성테크윈(예전의 삼성항공) 등으로 힘이 분산되어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삼성 역시 이런 문제점을 인식해서, 카메라 사업은 삼성테크윈이 전담하는 시스템을 갖추며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작년 한 해 광학카메라를 능가하는 판매량을 보인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삼성은 유일한 토종 제조사로서 일본의 수많은 제조사들과 힘든 싸움을 벌여왔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고성능제품보다는 보급형 제품을 주로 선보였고, 화소대 역시 200-300만 화소대로 낮아 고급형 시장은 일본제품들에게 안방을 내주었다는 분석도 나올 정도였습니다. 얼마전 삼성테크윈은 세계 3대 디지털카메라 제조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결국 의지는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나타나게 마련인데, 이런 첫 결과물이 바로 삼성 케녹스 V4입니다. 승리를 상징하는 Victory의 V와 400만 화소대라는 정보를 모두 담고 있습니다. 인기가수 비를 내세워 일본 현지에서 찍은 파격적인 광고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 제품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이 제품의 정확한 이름은 삼성케녹스 디지맥스 V4입니다. 그동안 삼성테크윈은 광학카메라는 케녹스(Kenox), 디지털카메라는 디지맥스(Digimax)라는 멀티 브랜드를 써왔습니다. 수출용과 내수용을 달리하는 측면도 있었지요. 제품 박스나 본체에는 케녹스 디지맥스 V4라는 표기가 되어 있어 조금은 복잡스럽습니다만, 앞으로 삼성측에서는 디지털카메라는 케녹스로 통일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TV 광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이 글에서도 케녹스 V4로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 | ||||||||||||||||||||||||||||||||||||||||||||||||||||||||||||||||||||||||||||||||||||||||||||||||||||||||||||||||||||||||||||||||||||||||||||||||||
왠지 소니를 닮은 디자인
400만 화소대라는 수치는 엄청난 고사양임에 틀림없지만, 어느덧 대중적인 화소대로 내려않은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 제품의 경우 본체에 표시된 4.0 Mega Pixel이라는 문구를 유심히 보지 않는다면, 보급형인 100-200만 화소대로 착각할 정도로 몸체가 작습니다. 손이 작은 여성분들이 잡으시더라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크기가 매우 아담하며, 배터리와 메모리를 넣어도 무게감은 크게 느끼지 못할 정도입니다. 다만 쓴 소리를 한다면 일부의 지적처럼 소니 P시리즈와 매우 디자인이 비슷하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울 듯 싶습니다. 물론 렌즈부위나 일부 버튼 등에서 똑같다고는 말하기 어렵습니다만,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소니 사이버샷 시리즈와 닮았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삼성만의 독특한 디자인 철학을 담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에 대한 논란은 뒤로하고 실제 제품은 매우 쓰기 편하도록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샴페인골드의 고급스럽고 메탈감각의 디자인은 물론, 각종 조작버튼 위치나 셔터의 감도, LCD모니터의 위치 등에서 좋은 평가를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고급 슈나이저 렌즈를 달아 흔히 디지털카메라하면 화소수만 생각합니다만, 디지털카메라에서 화소수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바로 렌즈입니다. 렌즈를 통해 맺힌 상을 CCD가 받아들여 전기적인 신호로 바꾸기에, 일차적인 사진 품질은 렌즈에 의해 좌우된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통적으로 삼성카메라는 독일산 슈나이저 렌즈를 써 왔습니다. 소니의 칼 자이즈렌즈, 후지필름의 후지논렌즈, 파나소닉의 라이카렌즈처럼 좋은 디지털카메라에 멋진 렌즈는 반드시 필요한 궁합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이 제품이 슈나이저 렌즈를 썼다는 것은 슈나이저사에서 직접 만들어진 완제품 렌즈를 달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슈나이저사가 정한 규격에 적합한 렌즈를 달았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습니다. 이것은 다른 디지털카메라 제조사도 거의 비슷한 상황입니다. 평소에는 렌즈보호캡으로 닫혀 있다가, 전원을 켜면 렌즈가 튀어나오는 전형적인 전동식 구조입니다. 밝기 F2.8로 비교적 밝은 편이며, 왜곡도 상당히 줄였다는 평가를 줄만합니다. 초점조절이나 줌 조절 역시 비교적 빠른 편입니다. 광학줌 3배에 디지털줌 4배로 12배까지의 강력한 줌 기능도 자랑거리입니다.
다만 디지털줌이 조금 늦은 편이고, 해당 메뉴에서 디지털줌기능을 쓰지 않도록 제어하는 부분이 없어 조금은 불편합니다. 버튼만 눌러도 그만인 단순한 메뉴구성 이는 이 제품이 매우 단순한 메뉴구성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제품은 400만 화소대의 제품입니다만, 기본적으로는 쉽고 편한 사진 찍기를 목표에 둔 듯 보입니다. 전원버튼을 살짝 밀어주고 다이얼을 돌려 촬영모드를 맞추는 식입니다.
한 3-4초 정도 기다리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준비는 끝납니다. 이 제품은 몇 가지 촬영모드를 갖추고 있는데 가장 편한 것은 이지모드입니다. 그저 셔터만 눌러주면 될 정도로 간단한 구성입니다. 초보자용 모드라고 할 수 있지요. 프린트용 해상도에 맞추면 기본으로 들어있는 32MB메모리에 약 13장 정도를 담을 수 있습니다. 바란다면 해상도와 사진 품질을 따로 구성해서 좀 더 다양한 저장방법을 갖추었다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프린트용 해상도에 최고급, 보통, 낮음 등의 사진 품질을 조합하는 방식입니다. 이지모드는 쓰기는 편한 대신에 자신의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찍기는 어렵습니다. 모든 기능이 지나칠 정도로 자동화된 탓입니다.
이럴 때 쓸만한 모드가 바로 프로그램 모드입니다. 이 역시 기본적으로는 자동모드이지만, 몇 가지 수동기능을 설정할 수 있으므로, 디지털카메라가 조금 더 손에 익은 다음에 쓰면 좋습니다. 예를 들면 접사 기능 등도 쓸 수 있지요. 본격적으로 제대로 된 이 제품의 진가를 알기 위해서는 A/S/M 모드를 쓰는 것이 좋습니다. 이 모드에서는 모든 수동기능을 설정해서 촬영할 수 잇습니다. 이름처럼 조리개 우선모드 / 셔터스피드 우선모드 / 수동모드 가운데 하나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조리개 값이나 셔터스피드 등 모든 설정을 마음대로 할 수 있고, 수동 초점기능도 쓸 수 있음은 물론입니다.
마이셋(My Set) 모드는 쓰는 이가 주로 쓰는 모드를 조합해서 설정을 저장하는 것입니다. 모두 3개까지의 모드를 갖추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접사촬영 모드, 원경촬영모드, 실내촬영모드 식으로 마음대로 정해놓고 원터치로 불러 쓸 수 있는 것입니다. 그밖에 인물촬영과 야경모드를 따로 갖추고 있습니다. 바란다면 이런 신(Scene)모드가 좀 더 다양했다면 하는 아쉬움은 있습니다만, 가장 기본적인 모드는 갖추고 있는 셈입니다.
동영상과 음성녹음도 할 수 있어
최신 제품답게 음성녹음과 동영상 기능을 갖추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입니다. 특이한 것은 음성녹음이나 동영상 모두 메모리의 남은 공간만큼 시간이 정해집니다. 즉, 메모리만 충분하면 얼마든지 데이터를 담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해상도 288*208로서 AVI파일로 담깁니다. 물론 음성도 함께 기록됩니다. 음성녹음기능의 경우 흔히 말하는 녹음기 기능은 물론, 이미 찍은 사진에 기록도 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사진을 확인하는 모드를 다이얼이 아닌 버튼으로 둔 것이 특이합니다. 버튼을 한 번 더 누르면 사진을 찍을 때 필요한 각종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화소대가 높은 탓인지 액정에 사진이 표시될 때 단계별로 점점 자세히 표시되는 방식을 쓰고 있는 것이 특색입니다. 충전기, 충전지, 리모컨 등 옵션도 잘 갖춰 이 제품의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잘 갖춰진 패키지입니다. 보통 디지털카메라는 본체와 8MB 또는 16MB의 메모리 정도가 고작입니다. 전용 배터리를 쓰는 경우에는 충전기를 담는 경우가 고작이지요.
그런 점에서 이 제품의 완벽에 가까운 구성은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습니다. 단체 사진 등을 찍을 때 쓸모있는 무선 리모컨과 앙증맞은 캐리어백, 전용 충전지와 충전기까지 완벽하게 갖추고 있습니다. 충전기의 경우 차량에서 충전할 수 있는 어댑터까지 갖추고 있을 정도이니, 지금까지 선보인 디지털카메라 가운데 가장 잘 갖춰진 구성이라 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삼각대와 약간의 메모리만 추가하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듯 싶습니다. 제품의 가격대가 60만원 초반대로 상대적으로 그리 비싸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런 풍부하고 잘 짜여진 구성은 적지 않은 힘이 될 전망입니다. 이 제품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다양한 배터리를 쓸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전용배터리를 씁니다만, AA형 배터리도 담을 수 있게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AA형으로 생긴 알카라인, 리튬, 니켈망간, 니켈아연, 니켈수소, 니켈카드뮴 배터리 등 다양한 배터리를 쓸 수 있습니다.
즉, 평소에는 충전지를 쓰다가, 급한 상황이나 야외에서는 AA타입 배터리를 쓰면 그만입니다. 충전기는 충전식 AA타입 배터리도 충전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어댑터도 들어 있어 직접 카메라에 연결해 쓸 수 있습니다. 작은 크기 때문에 메모리는 SD/MMC를 씁니다. 최근 들어 선보이는 많은 디지털카메라들이 기존의 CF나 SMC대신 SD/MMC를 쓰는 추세를 잘 보여줍니다. 참고로 삼성은 소니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어 앞으로는 SD/MMC대신 소니 메모리스틱을 표준으로 선택할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400만 화소대로는 무난한 화질 400만 화소대의 제품이라면 기대치가 높을 듯 싶습니다. 전체적으로 지나칠 정도로 평이한 구성에 걸맞는 무난한 화질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색감이나 화이트밸런스 등에서는 흠잡을 것이 없지만, 상대적으로 비슷한 화소대 제품에 비해 약간의 노이즈가 보이는 편입니다. 대신 선명도와 자세한 표현력에서는 평균 이상의 품질을 보여줍니다. 실내에서 스트로브를 작동하지 않은 사진을 보시면 이 제품의 사진 품질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체적인 색감은 매우 사실적이며, 올림푸스나 후지필름에서 볼 수 있는 화사하다던지, 화려함보다는 니콘에 가까운 색감이라고 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표현인 듯 싶습니다.
접사기능도 제법 쓸만한 기능입니다. 다만 접사모드에서는 줌 기능을 쓸 수 없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접사는 일반 접사와 슈퍼 매크로의 두 단계로 나뉘어 있으며, 일반모드는 30cm, 슈퍼매크로 모드는 6cm까지 가깝게 다가가 찍을 수 있습니다. 경쟁 제품에 비해서는 조금 뒤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즐거운 기분으로 찍기에는 그만 삼성테크윈에서 야심적으로 선보인 케녹스 V4는 그동안의 삼성 디지털카메라와는 많은 점에서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단지 400만 화소라는 수치가 달라진 것이 아니라, 이제는 어디에 내놓아도 고급스럽고 다양하며 강력한 기능을 갖춘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기에 충분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 곳곳에서 보이는 일부 비판적인 시각은 그만큼 유일한 토종 디지털카메라 제조사인 삼성캐녹스에 대한 기대가 너무 높아서일지도 모릅니다.
전체적으로 쓰기 편함에 포인트를 맞추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비록 수동모드와 수동포커스 기능까지 갖추고 있기는 합니다만, 400만 화소대 제품이라면 좀 더 있어야 할 터인데 하는 복잡스러움보다는 쉽고 편리함에 초점을 맞춘 인상입니다. 아마 경쟁제품들을 써보신 분들이라면 쉽게 이해되실 것입니다. 대신 쓸만한 디지털카메라를 처음 장만하시려는 분들에게는 이만한 제품도 보기 드뭅니다. 충전기, 충전지, 가방, 리모컨, 전원어뎁터 등 모든 것이 완벽에 가깝게 잘 갖춰진 패키지, 믿음직한 AS, 쉬운 조작법, 평균 이상의 품질, 여기에 이지모드를 이용한 쉬운 사진 찍기 등을 골고루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동영상과 음성녹음기능 역시 이 제품을 재미난 디지털 액세서리로 만들어 줍니다. 여기에 한글로 큼지막하게 표시되는 액정은 토종 제품에서 볼 수 있는 즐거움입니다. 작고 가볍다는 것도 가지고 다니는 디지털카메라로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이 제품은 잘 만든 디지털카메라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아마 상표를 때고 일본의 유명상표를 달고 나왔다면 좀 더 다른 평가가 내려졌을지도 모를 정도입니다. 그만큼 잘 만들었습니다. 쉽고 편하고 사진 잘 찍히는 디지털카메라를 원하신다면 이만한 제품도 없어 보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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