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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고 있는 그래픽카드. 혹시 리마킹은 아닐까?

 


내가 쓰고 있는 그래픽카드. 혹시 리마킹은 아닐까?







     2002.12.03







최근 모 업체는 수입원 M사가 판매·유통한 그래픽카드가 메모리 마킹(기술적 메모리 용량 증가로 일반인들은 구분하기 어려움) 의혹과 관련된 테스트 결과치를 각 언론 매체 및 미디어들에 배포했습니다.



이에 지난 27일 벤치마크사이트 T사가 이를 사이트 뉴스로 게재하다가 M사의 항의를 받고 재빨리 기사 자체를 지우는 사태까지 번졌습니다. 수입원 M사는 이에 대해 “허위 기사로 테러 당했다”, “불황 속에 회사 이미지가 한순간에 양심 없는 악덕기업으로 실추됐다”며 강경한 대응도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해당업체들은 이들 문제에 대해 “서로의 이해 관계가 얽힌 공략이냐”며 논란의 여지를 남기고 있는 실정입니다.

- 그래픽용 메모리 편법 동원 사실 논란 여지 커
- 동종업계 - “수입 제품 중 메모리 도용 사실은 일반화됐다”
- 수입 M사 - “벤치마크 사이트 T사의 기사를 테러로 단정”
- 관련 수입원 - ‘기술적 메모리 용량 증가’로 해석하면 된다


소비자들로서는 제값을 주고 산 그래픽카드가 과연 무엇이 문제인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그래픽카드 리마킹의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요?

VGA카드 또는 비디오카드라고도 불리는 그래픽카드는 기술의 발전이 빠른 컴퓨터부품 가운데서도 가장 업그레이드가 잦은 부품입니다. 그래픽카드를 만드는 회사들, 보다 정확히는 그래픽카드의 가장 중요한 부품인 칩셋을 만드는 제조사들의 경쟁이 매우 치열하고 제품의 개발속도도 빨라 매일같이 새로운 제품이 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다른 부품은 부품을 교체했다고 하더라도 그 성능의 차이를 쉽게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래픽카드는 그렇지 않습니다. 쓰는 이가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부품이라서 바꾸었을 때의 차이를 비교적 쉽게 느낄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그래픽카드는 크게 모든 신호를 처리하는 그래픽칩셋과 메모리로 나눌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그래픽칩셋의 성능이 점점 좋아지고 처리하는 능력도 좋아지면서 CPU에 빗대어 GPU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기도 할 정도입니다. 이러한 GPU는 엔비디아, ATi같은 그래픽칩셋 제조사에서 그래픽카드를 만드는 회사에 직접 공급하므로 제조사가 개입할 여지는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간혹 일부 비양심적인 제조사에서 MX200을 MX400으로, MX420을 MX440 등으로 성능을 거짓으로 표시하는 리마킹을 하기도 하지만, 이는 엄연한 범죄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상당수는 쿨러만 열어보아도 그 문제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조잡한 경우가 많습니다.


점점 교묘해지는 그래픽용 메모리마킹.


반면 최근 선보이는 일부 그래픽카드는 더욱 지능적인 수법을 쓰기도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메모리를 이용하는 것.

그래픽카드는 자체적으로 8~32MB정도의 메모리를 갖고 있게 마련입니다. 본디 그래픽카드의 메모리는 각각의 해상도에서 표현가능한 색상의 수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표현하려는 색상의 수가 많아질수록 보다 큰 크기의 메모리가 필요하게 됩니다. 메모리가 많다고 색상이 좋아지거나 그래픽카드가 빨라지는 것은 아닌 셈이죠.

물론 최근에는 GPU의 발전에 발맞춰 그래픽카드의 메모리 역시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따라서 보급형이라 해도 32~64MB는 기본이고, 고급형 제품은 128MB나 심지어 256MB의 대용량 제품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그래픽카드 메모리의 용량에만 신경을 쓸 뿐, 클럭이나 그 구성에는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점이며, 심지어 이를 악용한 사례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복잡한 지포스2 MX 440 그래픽카드에 대해 알아야 할 듯 싶습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초에 출시한 지포스2 MX400 그래픽카드 칩셋에 대한 정규 스펙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 칩셋을 탑재한 그래픽카드의 정규 스펙은 128bit 메모리(4*16*8pcs), 166MHz, 칩셋(200MHz)으로 규격으로 정했습니다. 따라서 국내 제조사들은 물론 해외 그래픽카드 제조사들도 이에 따라 제품 제조를 진행했으며, 소위 말하는 그레이 시장을 통해 들여온 수입 품목에서 2가지 유형의 메모리 마킹 수법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들 제품 유형은 첫 번째 규정된 128bit 메모리(4*16*8pcs)를 쓰지 않는 제품입니다. 대신 64bit(8*16*4pcs)로 일반 그래픽카드에 쓰지 않는 64MB 메모리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 의심스러운 메모리 구성을 하고 있는 제품. 유난스럽게 MX440만 진하게 인쇄된 GPU.

반면 그래픽카드 시장에 발견된 박스 패킹(박스에 명시된 스펙과 내부 제품이 다른 유형)과 같은 수법은 이미 현실화됐으며, 최근 한 유통사가 판매한 이 제품(최근 내부 제품을 변경한 것으로 나타남)도 이러한 유형을 밟은 것 아니냐는 의혹도 한 업체 관계자에 의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 본디 MX440에 들어가는 메모리들. 제조사에 따라 약간의 클럭 차이는 있을 수 있습니다.




메모리 마킹 시장만 한해 약 20억원 가량


최근 그래픽카드 시장에 몇몇 그래픽카드가 메모리 편법 동원 사실에 대한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실정입니다.

한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메모리 도용 사실은 최근 급증하고 있으나 최근 불경기 때문에 이를 문제삼는 관련 미디어·불법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사실에 더욱 증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현재까지 이를 제재할 수 있는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소비자 피해로 갈 수밖에 없는 사태로 번지는 것입니다. 결국 소비자가 최종 피해자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최근 한 업체가 제공한 유통 시장 실태 조사에 따르면 그래픽카드 시장 규모에 비해 약 20% 가량을 차지하는 메모리 마킹 제품은 지난해 보여왔던 칩셋 리마킹 그래픽카드 수요를 수입원들이 대처하고 있어 문제가 크다고 분석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시장 경기 위축 등 시장 전망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높아지면서 메모리 마킹 제품 공급이 지난해에 비해 약 2배 성장한 20억원 가량 차지한다고 볼 수 있기도 합니다.


해당 업체들 “이해 관계 얽힌 공략”으로 해석


현재까지 동종업체들에서 나타난 바에 따르면 이 해당업체들의 문제뿐만 아니라 전체 그래픽카드 시장의 문제로 해석하는 입장이 큽니다.

이는 전체 그래픽카드 시장에 약 20% 가량을 차지한 만큼 이 문제에 대해 소비자의 판단으로 수입 그래픽카드가 외면 받을 수 있다는 자체 판단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스펙을 명시한 제품들은 소비자와의 약속을 말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부 제품이 바뀌거나 용도가 변경된다는 것으로 스스로의 무덤을 파는 꼴이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한 업체 사장은 M사와 T사의 사태에 대해 “서로의 이견 차이와 이해 관계가 얽힌 자체 공략으로 판단된다”며 “전체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볼 때 해당업체들의 신속한 대처가 요망된다”고 말했습니다.


어떤 피해가 있을 수 있나


최근 보급형 그래픽카드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자랑하는 MX400이 가장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디 이 제품의 메모리 구성은 128비트. 메모리의 양이 문제가 아니라, 메모리의 대역폭에 영향을 미치는 비트수가 128비트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상당수 MX400은 이 절반에 불과한 64비트 메모리를 쓴 제품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럴 때는 그만큼 제조비용을 줄일 수는 있겠지만, GPU가 처리하는 데이터를 메모리에서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당연히 같은 64MB 메모리를 쓴 MX400이라고 하더라도, 64비트와 128비트 제품은 같은 GPU를 쓴 제품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성능 차이를 보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아도 64차선을 달리는 트럭과 128차선을 달리는 트럭의 운송량을 같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 이렇게 성능 표시를 한 것은 그나마 바람직한 경우입니다.

일부 제조사에서는 이는 GPU제조사인 엔비디아의 이른바 레퍼런스 디자인에 64비트이건, 128비트이건 모두 레퍼런스이며 어느 것을 택하는 가는 제조사의 문제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64비트 제품을 128비트로 속여 팔았다면 모를까, 적어도 법을 위반한 제품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반대로 성능에 민감한 소비자나 매니아들은 처음에는 128비트로 만들었다가, 판매량이 늘자 마진을 높이기 위해 편법으로 64비트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라 주장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요즈음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비트수에 관한 논란은 레퍼런스냐, 그렇지 않느냐의 문제 이전에 양심에 속하는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적어도 MX400급의 GPU라면 그에 걸맞은 메모리를 써야 제 성능을 보인다는 것은 상식에 속하는 문제입니다.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서 64비트, 128비트 등 다양한 메모리 규격을 만들어 놓고 다 같은 레퍼런스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딘지 이치에 맞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죠.

그나마 제품포장에 64비트임을 알리거나, Value, Lite 등으로 성능이 뒤지는 것을 알려주는 경우는 비교적 양심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값에서도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죠.

근본적으로 하나의 칩셋에 너무 많은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지금의 레퍼런스가 칩셋 리마킹은 물론, 문제되고 있는 메모리 리마킹을 만드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MX440 하나만 하더라도, 64비트, 128비트, AGP 8배속, SE 버전 등 너무 많은 제품들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사람은 혼자서는 사회를 이룰 수 없듯, 간단해 보이는 그래픽카드 역시 작지만 중요한 부품이 모여 화면을 만들어냅니다. 작은 부품이라 넘길 것이 아니라, 좀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파는 사람 입장에서는 수많은 제품 가운데 하나이지만, 사는 사람은 하나밖에 없는 컴퓨터에 끼우는 소중한 부품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유통 시장에서 판매를 해 온 유통 업체 판매자들은 “소비자들은 그래픽카드 구매할 때 메모리 128bit(4*16*8pcs)를 확인하고, 정품 칩 여부를 꼭 판단해야 한다”며 “칩셋 제공사들의 정규 스펙을 정확하게 명시한 것으로 확인하고 구입을 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우울한 소식이 아닌 즐거운 구매가이드를 만들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2004-01-07 13:4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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