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배로 강해졌다. - 엔비디아 엔포스2
2002.10.17 | |
| 작년 6월 대만 컴덱스에서 엔비디아가 선보인 엔포스(nForce)는 칩셋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어온 메인보드칩셋이다. | ||||||||||||||||||||||||||||||||||||||||||
무엇보다 그래픽카드로 유명한 엔비디아가 만들었다는 것이 큰 관심을 모았다. 지포스시리즈의 뛰어난 성능으로 그래픽칩셋, 더욱 정확하게 말한다면 GPU(Graphic Processor Unit)분야에서는 인정받았지만 메인보드는 전혀 다른 도전분야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지포스4의 트랜지스터집적도가 이미 펜티엄4나 애슬론XP의 그것을 뛰어넘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기본 체력은 충실하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야심작 X박스를 만들면서 얻어진 노하우가 십분 발휘되었기 때문이다. MS X박스를 단순한 비디오 게임기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 이미 개인용PC를 능가할 수준의 고성능을 자랑하는 이 제품의 하드웨어의 대부분을 담당한 것이 바로 엔비디아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여기까지를 생각하면 엔포스를 모르는 이들도 쉽게 엔포스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는데, 그래픽카드 회사의 제품인 만큼 그래픽코어가 내장되어 있으며, 게임기의 기술이 십분 발휘된 만큼 멀티미디어적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AMD와의 적극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것 역시 엔포스를 기대하게 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AMD는 AMD760을 마지막으로 CPU제조에만 담당하고, 칩셋은 비아, SiS같은 이른바 서드파티가 맡는 체제를 선호해왔다. 여기에 새로운 도전장을 내민 것이 바로 엔포스인데, 마음 같아서는 펜티엄4용 칩셋도 만들고 싶지만 인텔과의 경쟁구도는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많다는 판단하에 AMD와의 적극 협력으로 돌아섰다. 무엇이 달라졌나? 엔포스2 그래픽내장형에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화한 칩셋이라는 성격상 엔포스2는 다른 칩셋에 비해 조금 복잡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먼저 기존 칩셋의 노스브리지 역할을 하는 것이 SPP와 IGP이다. 이 칩셋들은 기본적인 성격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데 SPP(System Platform Processor)가 그래픽코어를 제거한 것이고, IGP(Integrated Graphic Processor)는 그래픽코어를 함께 갖춘 이른바 통합형 칩셋이다. 기존 엔포스의 경우 전형적인 통합형 칩셋으로 그래픽코어가 내장되어 있었다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한 것이 사실. 사양으로는 최고 수준이었으나 그래픽내장형 통합보드를 꺼리는 고급이용자들에게 어필하기에는 통합코어가 마음에 걸렸던 것이 사실이다. 컴팩과 통합한 HP가 첫 번째로 선보인 AMD 애슬론XP 제품에 쓴 것이 바로 엔포스보드였는데, 일부사양에서는 실제 성능차이가 거의 없는 지포스2 MX200이나 400 그래픽카드를 따로 썼을 정도로 통합형 보드에 대한 반감은 적지 않다. 엔포스2는 아예 그래픽코어를 갖춘 IGP는 OEM이나 시스템 판매용으로, 그래픽코어를 제거한 SPP는 리테일 시장과 고급 이용자를 노리는 전략을 펴고 있다. 그래픽코어를 내장한 IGP와 그래픽코어를 제거한 SPP 두 종류로 선보여 전통적인 의미로 생각하면 엔포스를 그대로 계승했다고 할 수 있는 IGP에 들어가는 그래픽코어 역시 성능이 달라졌다. 기존 제품이 지포스2 MX정도의 성능을 보였다면, 이번 엔포스2 IGP에는 지포스4MX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물론 메인 메모리를 공유하는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코어가 달라짐으로써 지포스4 특유의 nView를 이용한 멀티디스플레이를 쓸 수 있다는 것은 기존 통합형 보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장점이다. 심지어 TV아웃이나 DVI출력도 문제없을 정도. 그래픽칩셋 제조사의 실력을 볼 수 있는 순간이다.
기본으로 AGP 8배속을 쓸 수 있다는 점도 달라진 점이다. 최근 들어 선보이고 있는 AGP 8배속 그래픽카드를 충실히 쓸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물론 지금 당장은 실속보다는 마케팅적인 요소가 강하다. DDR400 메모리를 듀얼채널로. Twin Bank Memory Architecture. 아마도 엔포스하면 먼저 떠오른 것이 바로 듀얼채널 DDR이다. 엔포스2에서는 DDR400으로 그 성능을 높였다.
메모리대역폭 요구량이 많은 펜티엄4에서는 더욱 심각한 문제는 최신 CPU와 제대로 궁합을 맞추는 메모리가 없다는 것이다. 펜티엄4를 예로 들면 FSB 400MHz의 경우 3.2GM/s, 최신 FSB 533MHz의 경우 4.2GB/s에 이른다. 반면 DDR333은 2.7GB/s, DDR400은 3.2GB/s수준으로 아직도 메모리대역폭이 부족하다. 이런 메모리 대역폭을 늘리는 일반적인 방법은 메모리클럭을 높이는 것. DDR333보다 DDR400이 메모리 대역폭이 넓은 것은 당연하다. 엔포스는 아예 듀얼채널로 구성해서 대역폭을 두 배로 늘리는 새로운 방법을 썼다. 인텔이 RD램을 듀얼로 구성한 것과 비슷한 대목이다. 인텔 850칩셋이 반드시 RD램을 듀얼로 써야하는 것과는 달리, 엔포스2는 듀얼로 쓸 수도 있고, 싱글로도 쓸 수도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성능과 편의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대목이다.
엔포스2의 듀얼 메모리 구성은 그래픽카드의 그것과 매우 비슷하다. 64비트 DDR SDRAM 컨트롤러를 두 개 만들고 이것들이 따로 따로 작동해서, 최대 128비트의 대역폭을 갖추도록 한 것이다. 같은 128비트라고 하더라도 64비트씩 듀얼채널로 구성한 것과 그냥 128비트 하나로 구성한 것은 효율성에서 조금의 차이를 보인다. 쉽게 같은 4차선 고속도로라고 하더라도 각각의 차선을 중앙분리대로 구분하면 더욱 안전하고 빠른 주행을 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여기에 최신 DDR400까지 듀얼로 쓸 수 있다는 대목은 엔포스2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론적인 대역폭은 무려 6.4GB/s로 지금까지 선보인 어떤 메인보드칩셋보다도 넉넉하다. 물론 여기에는 반론이 있다. 애슬론XP의 메모리 대역폭 요구량은 266MHz×8 = 2.1GB/s로 상대적으로 작은 수준이다. 펜티엄4와 비교되는 부분으로 굳이 듀얼채널이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하지만 최근 선보인 FSB 333MHz 애슬론XP의 경우 2.7GB/s로 보다 넉넉한 메모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결코 가볍게 평가할 것은 아니다. 여기에 최신 FSB 333MHz 애슬론XP를 공식적으로 지원한다는 점도 반가운 일이다. 일부 보드에서 오버클럭 형태로 FSB 333MHz를 쓰는 것과 공식적으로 FSB 333MHz를 쓰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음은 물론이다. 모든 것을 메인보드에 담아라. MCP
엔포스2의 또 다른 장점은 단지 듀얼 채널 DDR400메모리와 보급형을 훌쩍 뛰어넘는 고성능 그래픽기능을 한데 갖춘 메인보드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편으로는 메인보드만으로 대부분의 기능을 하는 최신 멀티미디어 통합보드이기도 하다. 이런 기능을 담당하는 것은 사우스브리지 역할을 하는 MCP(Media & Communication Processor)이다. 이름만으로도 그 기능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노스브리지가 두 개로 나뉘어진 것처럼 MCP 역시 기능에 따라 두 개로 구분된 것이 다르다. 기본인 MCP에 보다 다양한 기능을 갖춘 제품에는 Turbo라는 의미의 T가 추가되어 있다. 일단 기본형이라고 할 수 있는 MCP만으로도 ATA133, 6개의 USB 2.0, 네트워크 기능, 5.1채널 오디오 등 화려한 스펙이 눈에 들어온다. 메인보드에 메모리와 CPU만 꼽아도 훌륭한 시스템을 꾸밀 수 있을 정도. 고급형인 MCP-T는 여기에 몇몇 기능이 더해진다. 최근 쓰임새가 늘고 있는 IEEE1394가 첫 번째로 더해지는 부가기능. 여기에 네트워크 역시 듀얼로 갖추고 있을 정도. 개인적인 쓰임새에서는 네트워크를 두 개 쓰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일부 이용자의 경우를 배려한 포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기술에 이름 붙이기를 좋아하는 엔비디아는 Stream Thru라는 이름의 기술을 MCP에 담았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이것은 이더넷과 같이 일정 시간마다 통신을 필요로 하는 인터페이스를 좀 거창하게 부른 것에 지나지 않는다. 단지 네트워크 기능을 담은 것으로는 엔비디아는 성에 차지 않은 모양이다.
물론 요즈음 선보이는 메인보드는 이른바 온보드 사운드 기능을 갖추지 않은 제품을 찾는 것이 더욱 어려울 정도로 대부분의 제품들이 사운드 기능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다. 그 가운데서 C미디어 사운드칩 같은 것은 5.1채널까지 갖추고 있을 정도. 따라서 단순히 메인보드에 사운드 기능을 갖춘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포스의 사운드 기능이 주목받는 것은 돌비 디지털 5.1 사운드를 사운드칩이 아닌 MCP-T에 담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은 엔비디아가 이제는 크리에이티브로 합병된 과거 오리얼 사운드 관련 핵심 기술자들을 상당수 받아들인 덕분이다. 모든 관련 특허와 기술은 크리에이티브의 소유이지만, 어차피 기술은 그것을 만든 사람들이 머릿속에 있는 것이다. 어쨌거나 메인보드칩셋에 돌비 디지털 5.1사운드를 내장한 것은 엔포스가 처음인데 엔포스2에서는 이를 더욱 강화한 모습을 보인다. 최신 다이렉트X 규격을 제대로 지켜만들었다는 것은 사족에 지나지 않는다. 하이퍼 트랜스포트(Hyper Transport)로 브리지 사이를 연결 이런 최신기술들을 듬뿍 담은 칩셋들을 칩셋이라는 이름처럼 연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다양한 기술들이 선보이고 있다. 메인보드칩셋에 아직은 서툰 엔비디아의 구원군은 다름 아닌 AMD. AMD로서도 고급 메인보드 칩셋을 마다할 이유는 전혀 없었으므로 적극 지원이 이어진 것이다. 인텔이 독특한 허브구조를 쓰고 있고, 비아가 기존 브리지구조를 개선한 이른바 V링크라는 새로운 브리지구조를 선보이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최근에는 슈퍼V링크까지 선보이고 있는 상황.
최근 다양한 칩셋을 선보이고 있는 SiS 역시 MuTIOL(Multi-Threaded I/O Link)이라는 독특한 구조를 선보이고 있다. 이것은 기존 브리지구조의 단점인 단방향 통신이 아닌, 양방향으로 동작한다. 이런 경쟁자들과 대응하기 위해 엔포스가 갖춘 것은 AMD의 하이퍼 트랜스포트이다. 하이퍼 트랜스포트의 가장 큰 특징은 P2P(Point-to-Point)방식이라는 것이다. 지금의 시스템 버스 구조는 실제 이론치 대역폭에 비해 실제 대역폭은 상당히 떨어지는 비효율을 보인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근본적으로 일정부분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간단한 예로 듀얼보드가 결코 두 배의 속도를 내지 못하는 이유 역시 메모리를 비롯해 프로그램의 상당부분을 공유하기 때문인 것이다. 따라서 이런 고급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은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보급형과 고성능 시장을 모두 노려 노스브리지와 사우스브리지를 분리하는 이런 독특한 구조는 한마디로 고성능 시장과 보급형 시장을 모두 노리겠다는 포석이다.
기존 엔포스를 성공한 칩셋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함이 남는다. 가장 큰 원인은 제품 성격. 메인보드의 기본이 되는 성능이나 안정성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통합형 칩셋으로 보기에는 너무도 화려하고 다양한 기능이 문제가 되었다. 보통 통합형 칩셋이 OEM 등 비교적 성능보다는 실속을 위주로 선택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엔포스는 통합형 칩셋치고는 지나치게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급형이나 OEM으로는 그래픽코어가 내장되었지만 쓰임새가 많지 않은 일부 기능을 제거하고, 반대로 SPP에는 그래픽코어를 제거함으로써 현명하게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모습을 보인다. 최근 들어 AMD를 채택하고 있는 대기업 PC에서 엔포스2보드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런 시장은 OEM 등 기업수요가 매우 큰데 이런 시장에서 아직 AMD의 인지도는 인텔에 뒤지는 것은 단점이다. 게다가 셀러론이라는 강력한 보급형 CPU를 갖고 있는 인텔에 비해 AMD 듀론은 사실상 생명력을 잃은 상태이다. 따라서 고성능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 SPP+MCP-T의 묶음은 고급시장을 노리는 또 다른 무기라고 할 수 있다. 어중간한 통합형 보드를 싫어하는 이 층을 위해 아예 그래픽코어를 뺀 것은, 그래픽카드로 성장한 엔비디아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결단이었을 것이다. 이미 인텔이 815E는 완벽하게 분리된 외부 AGP슬롯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815EP라는 조금은 기형적인 메인보드 칩셋을 다시 내놓아야만 했던 아픈 기억을 되살리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 정도로 통합형 칩셋에 대한 거부감은 뿌리가 깊은 것을 잘 파악한 것이다.
여기에 DDR400 듀얼채널과 공식적으로 FSB 333MHz를 첫 번째로 쓸 수 있는 칩셋이라는 명예로운 타이틀도 함께 갖추고 있다. 사양이나 성능 모두 당대 최고라는 말이 아깝지 않다. 엔포스2는 단순한 엔포스의 개량형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화려하며, 무엇보다 시장 흐름을 잘 읽고 만들어진 제품이라는 것이 큰 장점이다. 불과 1년 동안 완벽하게 달라진 엔포스2를 보면서 컴퓨터 시장이라는 것이 얼마나 변화라 빠르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것도 엔포스2를 보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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