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신문에 나오길래 한번 찾아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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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 법무부 장관님 보십시오.
장관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장관님이 관장하는 법무부 산하 영등포 구치소에 수감 중인 백철현입니다. 장관님은 얼마 전에 직접 감옥 생활을 체험하여 수감자의 수감실태와 인권상황을 알아보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장관님의 감옥 체험 계획은 “정치쇼가 아니냐?”는 야당 정치인들의 반발 등으로 인해 무산되었습니다. 저희 수감자들은 장관님의 감옥체험에 대해서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개대 속에서도 체험기간이 하루에 불과하고 그것도 미리 예고하고 와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실시하는 감옥 체험이 수감자들의 열악한 처우와 수용실탤ㄹ 온전하게 드러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장관님의 감옥체험 계획은 세간의 비난대로 ‘정치쇼’의 일환이었던 것입니다.
만약 장관님의 방문계획이 진실로 수감실태와 인권 상황을 직접 체험하기 위한 것이라면 수감자들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것으로도 방문 목표의 90%는 달성하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이 곳 영등포 구치소는 징벌방, 독거방, 소방, 대방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징벌방과 독거방은 0.78평, 소방은 2.78평에 평균 8명 수용, 대방은 4.7평에 평균 15명의 수감자가 수감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5인 가족이 30평의 아파트에서 거주하는 현실과 비교해 보면 한 마디로 인간이 아닌 짐승의 생활을 강요받고 있는 것입니다.
5인 가족 30평이라면 1인당 6평의 거주공간인데 소방은 1인당 약 0.35평, 대방은 약 0.32평 정도의 거주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것입니다.
밤에 잠을 자려고 누우면 팔, 다리를 제대로 뻗을 수 없을 만큼 움츠려서 칼잠을 자야 하는 것입니다. 이곳 영등포 구치소는 65년에 만들어 졌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수용환경이 얼마나 낙후되어 있을지 아실 것입니다. 바닥은 여전히 마룻바닥이라 겨울이 되면 난방이 될 리가 없고 수돗물은 나오지 않습니다. 따라서 한 겨울에도 찬물로 세수를 해야하고, 수감자가 직접하는 설걷이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리 수감자들은 담요만을 뒤집어쓰고 서로의 체온에 의지하며 기나긴 겨울을 보내야 합니다.
저녁 8시가 되면 수감자들은 의무적으로 잠자리에 들어야 합니다. 밖에서는 한참 활동시간인 저력 8시에 잠자리에 들어야하는 것은 정말로 고역입니다. 따라서 수감자들은 9시까지라도 저녁 뉴스를 시청하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TV 뉴스 시청을 제한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이 밖에 햇?도 잘 들지 않는 0.78평의 독거방에서 고독과 싸우면서 수감생활을 하는 수감자와 사소한 잘못을 범해도 면회와 편지가 일절 제한되는 반인권적인 상황에 처해지는 ‘감옥안 감옥’인 징벌방에 한달여씩 수감되어 있는 수감자도 많이 있습니다.
이 중에는 수갑이 채워져서 손을 쓰지 못하고 밥을 먹는 수감자들이 있습니다. 믿을 수 있습니까? 이 야만을!
접견시간은 7분으로 제힌되어 있어서 면회자와 몇 마디 말도 주고받지 못하고 접견을 끝내고 있습니다. 운동시간은 주 5회인데 평일은 30분이고 토요일은 단 15분입니다.
주 135분의 운동시간에 불과합니다. 운동장소도 폭 3미터에 길이 40여 미터도 안되는 거리를 50여명이 꽉찬 시장통에서처럼 서성이는 것에 불과 합니다.
주 1회 주어지는 목욕시간은 10분에 불과합니다. 이 곳에서는 당장 죽음이 임박하지 않는 한 몸이 아파도 치료를 받는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또한 식비를 제외하고 심지어 관복을 포함하여 음식, 의류 등 모든 것을 수감자의 자비로 부담해야하고 그것도 법무부에서 제조한 것으로 제한되어 있어서 구치소, 교도소는 거대한 이권의 수단이 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곳 수감자의 수감실태를 대략 말씀드렸습니다. 비록 간접적이지만 ‘정치쇼’라고 비난 받았던 수감체험 계획보다 생생하게 실태를 접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죄짓고 갇힌 자들이 무슨 불만이 그렇게 많냐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구치소, 교도소의 상황은 한 국가의 인권수준을 재는 척도라 생각합니다. 게다가 이곳 수감자들은 자본가들과 거의 모든 정치인들이 연루되어 있는 비자금과 정치자금 사건이 폭로되는 데도 구속되지 않고 활보하고 있는 것을 보고 현 사법체계의 정당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갇힌 자든 갇히지 않은 자든 누구나 인권을 보장받고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받아야 합니다. 장관님은 가부장적인 자본주의 사회에서 여성으로서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고 개혁적인 이미지로 참신한 정치를 하는 것으로 대중적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장관님의 이미지는 상당부분 상징조작에 다름 아니라 생각합니다. 최근 국내 노동자들의 연이은 분신과 자결에 이어서 세 명의 이주노동자들이 강제단속과 추방에 항의하여 또는 쫓겨서 자신들의 목숨을 내던졌습니다.
이렇게 국내의 정규직, 비정규직, 이준동자 할 것없이 “노동자로 살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 수 밖에 없는 현실” 속에 모든 노동자들은 죽거나 혹은 살고 있습니다.
저는 수갑을 수십여개씩 치렁치렁 차고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간사냥을 하는 단속 공무원들의 폭력적인 모습 뒤에 숨어있는 강금실 법무부 장관의 얼굴을 봅니다.
정권과 자본은 초저비용의 노동력을 마음껏 착취하려고 이주노동자들을 대거 받다들였습니다. 하지만 정권과 자본은 이주노동자들이 합법적으로 노동시장을 선택하고 노동력을 판매할 자유와 체류할 자유를 주지 않고 강제추방 정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정권과 자본의 필요에 따라 이주노동자들의 고용을 특정 업종과 직업으로 한정하고 체류기간을 제한하여 저임금을 조장하고 근속수당과 복지성 부가 급여를 줄이려고 하는 것입니다. 또한 체류기간 제한은 이주노동자들의 조직화를 막는 효과적인 술책이기도 합니다. 체류기한의 제한은 마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기간을 2년이나 3년으로 제한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다만 고용기간이 끝나면 국외로 강제추방을 당한다는 사실만 다를 뿐입니다. 정권과 자본은 제류기간이 경과한 이주노동자들을 강제추방한다고 하더라도 국외에는 수없이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산업예비군으로서 거대한 노동력의 저수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값싼 노동력 수급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국외에 대기하고 있는 예비 이주노동자들은 국내에 고용된 이주노동자들의 임금과 고용조건을 낮추고 조직화를 막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고용허가제는 결국 정부가 이주노동자들을 효율적으로 통제, 관리하고 자본의 안정적인 노동력 수급과 초과착취를 보장하려는 기만적인 정책에 불과한 것입니다.
저는 법무부 장관께 다름과 같은 정식화된 요구를 합니다.
-구치소, 교도소의 각종 열악한 수용실태를 개선하고 수용자의 인권을 보장하라!
-구치소 교도소의 수익사업 내역을 공개하고 수익액의 20%를 수감자 복지비용으로 사용하라!
-이주노동자에 대한 폭력적 단속과 강체 추방을 즉각 중단하라!
-이주노동자의 집회, 결사, 파업의 자유를 전면 보장하라!
-이주노동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고 이민노동자로서의 영구체류권을 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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