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대통령직 못해먹겠다는 위기감이…'
'바지보다 치마폭이 넓다'
'나가 있어'
말 잘(?)하는 대통령, 정치인, 개그맨, 연예인들이 올 한해 동안 쏟아낸 말들은 어느 때보다 어수선한 세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유행어는 유명인들이 한 말들을 평범한 사람들이 따라하기 시작하면 만들어지는 것. 물론 너무 많이 써서 신선함이 사라지거나 관련 사회 현상이 시들해지면 자연 소멸된다.
'개그 콘서트'
"맞습니다 맞꼬요", "불결해, 나가있어"
여성 정치인
"바지보다 치마가 넓다", "코미디야, 코미디"
영화-드라마
"통하였느냐", "아프냐? 나도 아프다"
올 한해 모 방송국의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 콘서트'는 유행어의 산실이었다.
"맞습니다 맞꼬요"(노통장), "놀아줘"(임혁필), "내 아를 낳아도"(생활사투리), "헤헤헤헤~ 얼굴도 잘 생긴 것들이 잘난 척 하기는~적어도 내 얼굴 정도는 되야지"(옥동자), "불결해, 천박해, 나가 있어, 천한 것들"(세바스찬), "쌤"(댄서 킴) 등 숱한 유행어들을 만들어냈다.
노무현 대통령 또한 개그맨 못지않게 많은 유행어를 생산해냈다.
"이쯤되면 막가자는 거죠"(3월9일, 검사와의 대화 중 수원지검 김영종 검사에게)로 스타트를 끊더니 한달이 머다하고 "전부 힘으로 하려고 하니 대통령이 다 양보할 수도 없고 이러다 대통령직 못해 먹겠다는 생각이, 위기감이 든다"(5월21일 5ㆍ18 행사 추진위 간부들과의 면담서), "국외에서 볼 때 개판이구나 생각이 들어도 이런 민주주의 한번 해보는 게 내 소망이다"(5월22일, 재외공관 초청 만찬서) 등 거침없이 보통 사람도 하기 힘든 말을 쏟아냈다.
여성 정치인들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얻기도 한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11월9일 민주당 대표경선에 출마하면서 "바지 보다 치마가 넓다"는 말로 히트를 쳤고, "호호호, 코미디야 코미디…"란 독백으로 화제가 된 강금실 법무부 장관은 '강효리', '강장금' 등의 별명을 얻으며 주목 받았다.
인기 드라마와 영화가 만든 유행어도 빼놓을 수 없다.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대사 중 "통하였느냐"나 인기 드라마 '다모' 중 이서진이 팔을 다친 하지원을 치료해주며 "아프냐? 나도 아프다"라고 한 멘트 등은 두고두고 팬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사회 현상으로 인해 유행했던 신조어 또한 줄을 이어 경제난으로 명퇴 바람이 다시 불면서 '오륙도', '사오정', '삼팔선'에 이어 '이태백'까지 명퇴저지선을 구분한 용어들이 유행해 직장인들을 우울하게 했다.
한편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발표한 올해 인터넷 유행어 발표에서는 '얼짱'과 '딸녀', '블로그'가 나란히 1, 2, 3위를 차지했으며 '다모 폐인', '보보스', '디디바오', '외계어', '조건 만남', 등이 10위권에 들었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기하급수적으로 확대 재생산되기에 유행어는 과거에 비해 해를 거듭할수록 질과 양이 풍성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