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의 한 주요 도시에 최근 '로또 살인 괴담'이 파다하다.
올해 초 로또복권 (이하 로또) 추첨에서 100억원대의 대박을 맞은 한 여자가 당첨금을 놓고 가족과 다투다 칼에 찔려 살해됐다는 것이다. 당첨자의 가족관계와 피살 당시의 정황까지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등 소문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본지에도 최근 이런 제보가 들어와 사실확인에 나섰다. 로또가 도입된 지 1년 만에 거액의 당첨자가 살해된 사건이 발생했다면 매우 충격적이기 때문이다.
제보의 골자는 로또에 당첨된 여자가 당시 남편과는 사실상 이혼 상태였는데, 우발적 사건으로 변을 당하는 바람에 당첨금 대부분이 남편에게 돌아갔다는 내용이다.
지난달 28일 기자가 찾은 충청도 C시의 한 재래시장. 로또 1등에 당첨된 여자가 마지막으로 장사를 한 곳은 이 재래시장 한쪽에 자리잡은 허름한 식당이었다. 지금은 이미 새로운 주인으로 바뀌어 있었다.
식당을 인수한 새 주인은 "로또 당첨자가 그만둔 이후 주인이 두번 바뀌었다"며 "그 여자는 바로 장사를 그만두고 이곳을 떠났기 때문에 행방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주변 상인들은 "식당을 하던 로또 당첨자가 살해됐다는 소문이 있지만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로또 살인 괴담'은 이 지역 일부 경찰관들에게도 퍼져 있었다. 한 수사관은 "여자들 사이에 로또 당첨자가 살해됐다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며 "하지만 관할 지역에서 로또 당첨자와 관련된 살인사건이 접수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로또 당첨자가 주변 사람들의 괴롭힘을 참지 못해 제주도로 피신했다가 거기에서 살해됐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주지역 경찰서에 확인한 결과 이와 관련된 살인사건은 접수되지 않았다.
취재 도중 로또 당첨자의 남편을 만난 적이 있다는 사람과 우연히 통화를 할 수 있었다. 현재 이 도시에서 공무원으로 재직 중인 Y씨는 개인적으로 그 여자의 남편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로또 당첨자의 남편과 당첨 이후 두번 정도 만나 소주를 마신 적이 있다. 그런데 석달 전부터 아예 연락이 되지 않고 있어 행방을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조직폭력배들이 이 가족을 괴롭혔다는 소문이 있다. 조폭을 피해 제주도로 갔는데 그들이 그곳까지 따라갔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귀띔했다.
한편 로또 당첨자가 영남지방으로 떠났다는 루머도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로또 당첨자의 행방이 묘연해 소문대로 살해됐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외국의 경우 로또 당첨자들은 언론에 공개되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대대적으로 축하를 받는 등 축제 분위기로 부각된다"면서 "국내에서는 복권 당첨자들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채 잠행을 해야 하는 세태가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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