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미국에서 마오쩌둥(毛澤東)과 존 F 케네디 추모 열풍이 불어닥치면서 정치지도자의 리더십이 새삼 주목받고있다. ‘리더 십 부재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30~400년이 지나도록 추앙 받을수 있는 리더십의 존재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올인 정치’로 불려지는 우리 정치지도자들의 무한투쟁, 부정 과 비리로 얼룩지고 민생과 동떨어진채 움직여지는 한국정치… 새로운 리더십을 갈구하는 우리 입장에선 두 세계적 지도자에 대 한 추모열풍은 강한 여운을 던져주고있다.
마오쩌둥은 올해로 탄생 110주년이고, 케네디는 암살 40주년이다 . 이들이 새삼스레 주목받는데는 중국과 미국이 처한 특수한 사 정이 있겠지만, 희망을 찾으려는 21세기 중국과 미국인에게 아련 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보편적 이유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 석이다. 이들은 둘다 카리스마를 갖추고 있으며, 대중주의를 신 봉했고, 시대변화를 추구했다는 공통점을 갖고있다.
상당수 정치평론가들은 열정과 희망이야말로 이들 지도자가 다시 부각되는 주요 이유라고 입을 모으고있다. 마오쩌둥은 봉건주의 중국을 사회주의로 바꿨고, 케네디는 냉전의 철벽속에 갇혀 고 민하던 미국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했다.
시대를 변화시키고 국민에게 희망을 가져다 주었다는 점에선 우 리의 박정희전대통령과 비교된다. 박 전대통령은 가난을 벗고 한 국을 근대화시키는데 나름의 성과를 이뤘고, 국민적 찬사도 받았 다. 마오쩌둥과 케네디가 사후에 더욱더 부각되듯이 박 전대통령 도 사후 평가를 후하게 받는 정치 지도자로 분류된다.
그럼에도 박 전대통령은 두 사람의 가장 큰 특징인 대중의 사랑을 획득하 는데 실패했다. 박 전대통령은 근대화의 상징이면서 한편으론 독 재자로 기록돼 위대한 지도자를 꿈꾸는 한국인의 자존심에 상처 를 남기고있다.
그런 면에서 대중과 함께 30여년을 투쟁하다 정권 획득에 성공한 김영삼, 김대중 전대통령은 마오쩌둥및 케네디의 리더십과 닮아 있다는 평가를 일각에서 받고있다. 양 김씨는 한국인에게 ‘피플 파워’의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문민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역 사적 업적을 남겼다. 이들은 고집과 아집을 부렸지만 여론 정치 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렇지만 양 김씨는 청렴성과 도덕성에 서 강한 상처를 입었고, 새로운 시대의 비전을 제시하는데 부족 했다는 평가를 받아야 했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교수는 “우 리 정치역사상 양 김씨의 경우 나름의 권위를 갖고 민주적 리더 십을 발휘한 첫 케이스이지만, 짜여진 위계질서속에서 이뤄졌다 ”면서 “탈권위주의 시대 리더십의 전형을 보여주진 못했다”고 말했다.
마오쩌둥과 케네디가 대단한 명연설가라는 점도 리더십의 주요한 덕목으로 제시되고있다. 케네디는 63년 베를린 시민앞에서 “베 를린 장벽은 공산주의 체제 실패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표적 상 징물이지만 우리는 이를 받아들일수 없다.
왜냐면 베를린 방벽은 부부와 자매와 한 민족을 격리시켰으며, 이는 인류와 역사에 ?淪?모독”이라고 생애 가장 기억에 남는 명연설을 했다. 그는 “국가가 여러분을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묻지말고, 여러분 이 국가를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물으라”고 해 미국의 건 국정신인 ‘프론티어십’(개척자정신)을 부활시켰다.
처칠이 영국에서 위대한 지도자로 남을 수 있었던 것도 2차세계 대전에 지친 국민에게 “내가 드릴 것은 피와 수고와 눈물과 땀 밖에 없다. 죽음과 슬픔이 삶의 동반자가 될 것이며, 불굴의 용 기만이 우리의 유일한 방패가 될 것”이란 명연설로 국민을 위로 하고 용기를 심어주었기 때문이다.
올초 ‘링컨처럼 서서 처칠처 럼 말하라’는 리더십 서적이 유행한 것도 국민이 가슴에 와닿는 지도자의 진실과 호소를 듣고 싶어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대통령은 감동적 연설로 대중을 사로잡지만 본인 스스로 S BS좌담회에서 실토했듯이 “몇달지나고 보면 지나쳤구나하는 생 각이 든다. 미숙했거나 주의깊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힐만 큼 정제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최병렬 한나라당대표 등 야당 지도자들 또한 여론조사에서 ‘잘못하고있다’는 응답이 6 0%를 넘기고있다.
우리 국민은 지금 마오쩌둥이나 케네디와 같은 강력한 카리스마 를 원하고있다.학자들은 카리스마의 가장 주요한 요건이 믿음을 갖고 저절로 따르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문화일보: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