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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기업 네트워크화 사업, 통신사업자 배불리기?

 

정부가 자영업자를 포함한 290여만 소기업의 정보화를 촉진하기 위해 실시하는 ‘소기업 네트워크화 사업’이 본래 목적과 달리, ‘통신사업자의 배만 불려주는’ 것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다.

지난달 18일 사업자로 선정된 한국통신· 하나로통신· 두루넷 컨소시엄에 참여한 상당수의 ASP(소프트웨어임대) 및 콘텐츠업체들은 “정부의 사업자 선정 발표 이후 사업실행 및 수익배분 등과 관련한 회의가 한 차례도 없었다”, “말이 소기업 정보화 지원사업이지, 사실은 통신사업자들이 정부 돈을 지원받아 초고속인터넷 영업을 확대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같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당초 12월1일 시작하려던 시범서비스 일정을 12월17일로 늦춘 하나로통신은 자사의 ADSL서비스에 법률·세무·보험·장부·자산·개인정보관리 등의 6개 서비스를 합친 통합e비즈 상품을 월 5만원 가량의 요금에 제공할 계획이다. 이어 그룹웨어·경영정보관리·홈페이지 등의 부가 및 특화서비스를 원하는 가입자에게 별도 요금을 받고 서비스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대부분 자영업자들인 소기업들의 통합e비즈 상품에 대한 수요는 많지 않을 것이어서, 통합상품은 기존의 초고속인터넷서비스인 ADSL상품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나마 통합e비즈 상품 수요가 발생하더라도 이에 따른 이익을 배분받을 업체는 컨소시엄 참여업체 중에서도 통합상품 구성에 참여한 소수에 그칠 것이란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미장원· 치킨집· 슈퍼마켓 등에서 통합e비즈 서비스를 이용하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월 5만원짜리 통합e비즈 상품과 월 3만원짜리 ADSL을 제안한다면, 소상공인의 대부분은 3만원짜리를 선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통신과 두루넷 컨소시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주사업자인 한통이 하라는 대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사업자 선정 이후 두루넷에서 아무런 연락도 받은 바 없다”는 얘기들이 여기 저기서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가 사업 1차년도에 소기업 정보화 교육비용으로 12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정작 컨소시엄 참여업체들의 상당수는 업종별 집체교육을 하는 것인지, 개별 분산교육을 하는 것인지, 교육장소가 마련됐는지, 교육내용은 무엇인 지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아울러 정부가 65억원을 솔루션 개발비로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돈이 어떤게 배분되는 지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컨소시엄 구성을 의무화한 것은 중소·벤처기업들에도 사업수익을 골고루 나눠주기 위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통신사업자가 다수의 콘텐츠 및 ASP업체를 거느리며 전권을 휘두르는 ‘종속관계’만 형성시켰다는 질책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 돈이 통신사업자가 초고속인터넷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는데 필요한 ‘사실상의 보조금’으로 쓰일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박창신 heri@dt.co.kr 2001/11/08


written by ()
2001-11-08 11:5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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