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를 책상에서 거실로 옮기자!"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정용 엔터테인먼트 PC 시장 개척을 위해 육성하고 있는 '윈도우 XP 미디어센터'의 새로운 버전이 국내에서 공식 발표됐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5일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갖고 차세대 엔터테인먼트 PC의 운영체제인 '윈도우 XP 미디어센터 에디션 2004'를 공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 TG삼보컴퓨터, 한국HP, 현주컴퓨터 등 국내 PC제조업체 4곳이 '윈도우 XP 미디어센터 에디션 2004'를 장착한 미디어센터 PC 신제품을 선보였다.
윈도우 XP 미디어센터는 MS가 차세대 가정용 엔터테인먼트 PC 시장을 겨냥해, 기존 '윈도우 XP 프로페셔널' 버전에 디지털 미디어 기능을 추가해 내놓은 새로운 운영체제다.
MS는 윈도우 XP 미디어센터를 통해 PC를 사무용 기기에서 엔터테인먼트 기기로 탈바꿈시켜 새로운 디지털 홈 환경을 개척한다는 야심이다.
이날 발표회에서 한국MS 손영진 전무는 "이제 PC는 기업이나 개인의 생산성 향상 도구를 넘어 가정에서 엔터테인먼트를 즐기기 위한 중심 서버로 변신하게 됐다"며 "특히 국내 4개 PC업체와 협력해 동시에 출시하게 됐으며 이를 계기로 국내 IT 경기 회복에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새로운 기능들
윈도우 XP 미디어센터 에디션 2004는 일반 PC용 OS인 '윈도우 XP 프로페셔널'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기존 PC기능은 그대로 사용하면서 디지털 미디어 기능을 특화한 OS이다.
이에 따라 TV, 라디오, DVD, 디지털 사진 등 모든 디지털 미디어를 리모콘만으로 손쉽게 작동해 이용할 수 있다.
이번 2004 버전은 지난해말 2003 버전이 출시된 지 1년만에 업그레이드된 제품으로 몇가지 새로운 기능이 추가됐다.
우선 라디오 청취 기능이 추가됐고, 16:9 디스플레이를 지원해 화면에 표시할 수 있는 사진과 비디오의 수가 더 많아졌다.
또한 미디어센터 PC 이용자가 간편하게 온라인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포커스' 서비스가 제공된다.
주문형 콘텐츠 서비스인 온라인 포커스는 리모콘 조작만으로 온라인 영화 및 음악 감상, 게임 등을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미국 시장에서는 시네마나우(CinemaNow), 무비링크 (Movielink), 냅스터 (Napster) 등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러한 서비스는 MS가 소프트웨어 개발 툴킷(SDK)을 협력업체들에 제공함으로써 가능해졌다.
한국MS는 "국내에서는 현재 태진미디어, 씨네웰컴 등과 협력해 온라인 노래방, 온라인 영화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이러한 서비스 제공업체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더욱 V화질을 더욱 선명하게 볼 수 있고, 디지털 사진 편집 기능이 강화됐다. TV 녹화 충돌해결 기능, TV나 라디오의 자동 녹화 기능 등이 향상됐다.
이러한 기능향상과 함께 소프트웨어 개발 툴킷(SDK)를 제공해 PC제조업체나 콘텐츠 제공업체 등 협력사가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만들어 제공할 수 있도록 '개방형 플랫폼' 전략을 강화했다.
◆ 협력사 대폭 확대 주목
이번 2004 버전에서 주목할 것은 기능의 향상 측면보다는 외부 협력사가 대거 늘어났다는 점이다.
실제 이번 버전은 기존 버전에 비해 라디오 청취가 가능해졌다는 점과 몇몇 기능이 향상됐다는 점을 빼고는 눈에 띄는 부분이 적다.
하지만 윈도우 미디어센터 PC의 보급확대를 위해 가장 큰 역할을 하게 될 PC업체들의 참여가 크게 늘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말 윈도우 XP 미디어센터 2003을 장착한 PC를 출시한 업체는 세계적으로 HP와 삼성전자뿐이었다. 하지만 이번 2004 버전 출시와 함께 윈도우 미디어센터 PC를 출시한 PC업체는 총 45개로 늘었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 외에 이번에 TG삼보컴퓨터, 한국HP, 현주컴퓨터가 미디어센터 PC 진영에 합류했다.
이렇듯 다양한 미디어센터 PC가 출시돼 경쟁구도를 갖추게 됨으로써 무엇보다 미디어센터 PC 확산에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됐던 '비싼 가격'이란 걸림돌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의 브래드포드 브룩스 이사는 "이미 세계 시장에서는 1천달러 수준으로 내려간 곳도 있다"며 "한국 시장에서도 경쟁구도 확립에 따라 가격은 점차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시장에서도 기존 250만원 정도였던 미디어센터 PC 가격이 대폭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삼성전자 등 4개 PC업체가 선보인 미디어센터 PC는 12월부터 정식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컴퓨터사업부 국내마케팅 담당 김창근 상무는 "윈도우 XP 미디어센터 2004 PC는 궁극적으로 가정내 가전기기들이 하나로 연결되는 홈 네트워킹의 서버로 발전할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가정용 PC의 역할을 한층 더 진보시킨 이번 신제품으로 국내 PC의 방향을 선도하는 업체로서 위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상범기자 ssanba@inews24.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