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당시 명문대생으로 부모를 토막 살해한 뒤 봉투에 넣어 집 근처 쓰레기통에 내다버린 엽기적 범행을 저질러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던 무기징역수가 최근 소송에서 받은 돈을 전액 사회단체에 기부하기로했다.

서울지법 민사합의13부(김희태 부장판사)는 2일 A씨가 “허락 없이 내 얘기를 책으로 출간해 가족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모대학 교수 B씨와 출판사 대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000만원을 사회단체에 기부하라”는 내용의 조정이 성립됐다고 밝혔다.

조정내용에 따라 원고와 피고는 공동 이름으로 두 곳의 사회단체에 각각500만원씩을 기탁하게 된다.

A씨가 B교수를 알게 된 것은 존속 살해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사형을 선고 받은 후. A씨는 B교수가 항소심 재판부의 정상 참작에 유리한심리연구 보고서를 만들겠다고 하자 재판 자료와 일기장을 넘겨줬다. 그러나 B교수가 보고서는커녕 오히려 A씨의 이야기를 책으로 출간하자 지난해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돈이 목적이 아니라는 A씨의 주장을 피고 측에서 받아 들여 조정이 성립됐다”고 설명했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