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연합뉴스) 영화 제작 디자이너 대럴 레너는 로션과 크림으로 가득찬 욕실 캐비닛을 갖고 있으며 로데오 거리의 화려한 의류매장에서 디자이너 의상 쇼핑을 즐기고 정기적으로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린다.
그렇다고 그를 동성애자라고 말할 수 있는가. 그는 매력적인 여성을 보고 휘파람을 부는 일반적인 남자 처럼 여자를 사랑한다. 그는 요즈음 미국 마케팅 담당자들의 주요 타깃에 되고 있는 미국내 소수의 신종 그룹, 바로 "메트로섹슈얼(metrosexhal)"이다. 이들은 몇가지 핵심분야에서 전통적으로 여성의 행동유형을 따르는 것이 특징이다.

시장조사기관 RSCG월드와이드에 따르면 레너와 그의 동료 메트로섹슈얼의 생활태도는 현대 남성의 자기본질 인식에 있어 최첨단을 달리고 있다. 지난 1990년대 피부 접촉을 좋아하고 독특한 `키시파이'를 먹는 것이 특징인 "뉴 맨(new man)"의 새로운 변형인 이 메트로섹슈얼은 더 자기중심적이고 남에게 멋있게 보이는데 아주 집착한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축구스트 데이비드 베컴의 성격이 "호전적인 메트로섹슈얼'의 가장 좋은 전형이라고 말한다. 그는 축구경기에서는 거칠고 야성적이지만 손톱에 색칠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 그는 심지어 환상적인 머리스타일을 비롯해 최신 패션 차림으로 경기하기를 좋아한다.

메트로섹슈얼은 뉴욕타임스의 최근 기사 주제가 되는 등 이미 미국 언론이 좋아하는 이야기거리가 됐다. 또 이들은 "도시의 성(Sex in the City)" 같은 최신쇼에도 정기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메트로섹슈얼이라는 용어는 1994년 마크 심프슨이 처음으로 만들어낸 셈이다.

그는 마케팅 담당자와 남성잡지들이 옷을 비롯한 전통적으로 여성 품목에 대한 남성의 쇼핑 열기를 부추기기 위해 이같은 새로운 유형의 남성미를 조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전형적인 메트로섹슈얼은 초호화 상점과 클럽, 체육관, 미용실 등이 몰려 있는 도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살면서 소비할 돈이 있는 젊은 남자"라고 밝혔다.

심프슨은 "모델과 방송, 대중음악 같은 특정 직업분야와 요즈음은 스포츠 분야등에 메트로섹슈얼이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모든 곳에 이같은 유형의 남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심프슨이 처음 이같은 주장을 폈을 때만 메트로섹슈얼이 그리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RSCG에 따르면 심프슨이 말한 이 메트로섹슈얼은 빠른 속도로 미래의 전형적인 남성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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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