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충원.이 율 기자 = 지하철을 기다리던 지하철수사대 소속 경찰관 부인이 지하철역에서 노숙자에게 떼밀려 철로로 떨어지면서 진입하던 전동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26일 지하철 4호선 회현역에서 안모(41.여.경기도 고양시 일산동)씨를 떼밀어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이모(49)씨를 검거, 조사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이날 오전 10시10분께 서울 중구 회현동 지하철 4호선 회현역 승강장에서 당고개 방면 전동차가 역 구내로 들어오는 순간 안씨를 밀어 전동차에 치어 숨지게 한 혐의다.

현장에서 붙들린 이씨는 경찰에서 "막노동 일거리를 찾기 위해 당고개 쪽으로 가려고 서울역에서 4호선으로 갈아탔는데 회현역에서 그냥 내렸다"며 "안씨가 나한테 욕을 해서 순간적으로 화가 났는데 여자라서 때릴 수는 없고 해서 밀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목격자 김모(45.회사원)씨는 "아주머니가 열차가 (역 구내로) 들어오자 (열차를 타려고) 앞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는데 1m 뒤에 있던 실성한 듯 보이는 남자가 갑자기 여자를 선로로 밀고 달아났다"며 "아주머니가 욕하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또 "안씨가 부자로 보이지는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평소 있는 사람들에 대해 내가 없이 사니까 무시당한다는 생각은 늘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안씨는 사고 당시 청바지에 수수한 차림이었다.

한편 안씨는 이날 지하철수사대에서 야근 당직을 마치고 퇴근하는 남편인 현직 경찰관 윤모(48.지하철수사대 소속.경위)씨를 만나러 가던중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경찰은 일단 이씨의 진술이 오락가락하는 부분이 있는 점을 감안해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하고 있지만 이씨가 노숙자로 생활하며 평소 사회에 대해 갖고 있던 불만을 안씨에게 터뜨리는 등 고의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살인 혐의를 적용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사고로 당고개 방면의 전동차 운행이 30여분간 지연돼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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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