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후 7시30분 KBS홀. 신세대 팝페라 가수 임형주군(17)의 독창회에서는 불꽃놀이(?)가 화려하게 펼쳐졌다. 공연장을 가득 메운 10대 팬들이 공연 내내 플래시를 터트린 것.
　
디지털 카메라와 카메라폰을 들고 입장한 팬들은 임군이 인사말을 하는 순간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열창을 하는 동안에도 경쟁하듯 셔터 누르기에 바빴다. 플래시가 터질 때마다 객석 여기저기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와 임군의 미성을 갉아먹기도 했다.
　
팬들의 몰지각한 촬영을 보다 못한 공연 진행요원들이 뒤늦게 이를 제지하기 위해 통로를 뛰어다니는 통에 난데없는 '숨바꼭질'이 벌어지기까지 했다. 팬들의 횡포로 정상적인 공연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면 안내방송을 통해 팬들에게 자제를 요청할 만도 했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
　
공연을 주최한 POA측은 "임군의 노래가 끝났을 때만 촬영하기로 사전에 팬들과 약속했는데 지켜지지 않았다"며 "사전에 사진촬영을 아예 금지하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고 털어놓았다.
　
한 관객은 남을 배려하지 않은 채 공연 도중 플래시를 터트리면서도 뭐가 잘못됐는지 모르는 관객이 더 큰 문제라고 일침을 놓았다. 시도 때도 없이 휴대전화 벨소리가 울리는 것도 모자라 카메라 플래시까지 터지는 공연장. 신세대들의 공연문화에 빨간불이 켜진 것은 아닐까.


한상미 기자
[굿데이 2003-06-18 10:5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