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국수집서 떡볶이 못판다"

"위반땐 단전·단수조치 합리적" 판결
상가건물 안에서 `칼국수'만 팔기로 했다가 `떡볶이'나 `비빔밥'까지 판매한 음식점에 대해 상가관리단이 단전ㆍ단수 등의 조치를 취한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법 동부지원 민사11부(재판장 박기동 부장판사)는 28일 부동산 임대업체L사가 서울 광진구 T상가 관리단을 상대로 냈던 관리단규약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인 법원의 결정에 불복, 상가관리단이 제기한 가처분 이의청구 소송에서 "가처분 인용 결정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각 점포가 동일건물의 일부분으로 일체성을 이루는 집합건물에서 구분 소유권을 무제한 주장할 경우 상호간 권리가 충돌해 집합건물의 원만한 사용이 어려우며 각 점포의 업종 제한은 상호간 의무에 관한 사항으로 제한 방법에 합리성이 있으면 유효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수의 음식점이 밀집된 푸드코트에서는 점포간 메뉴 중복을 방지해 다양한 음식을 취급하는 것이 상인들의 이윤 확보와 고객들의 편익에 모두 도움이 되며 단전ㆍ단수 조치는 점포소유자에게 금전적 손해만 끼칠 뿐 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적고 상가내 의무위반자에 대한 별다른 효과적인 제재수단을 정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L사는 99년 11월 T상가내에서 업종이 `칼국수'로 지정된 음식점을 인수해 운영해오다 재작년에는 떡볶이를, 지난해에는 비빔밥을 판매해 상가관리단이 `업종제한 위반시 단전ㆍ단수ㆍ폐문조치한다'는 규약을 들어 단전조치하자 법원에 단전조치 해제가처분 신청과 관리단규약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등을 내며 맞서왔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희 기자[TODAYTOP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