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숯검댕 범벅인 얼굴,뚱뚱한 몸매,못 생긴 얼굴에 헐렁한 파자마와 금세 비집고 나올 듯한 옆구리살…. 속된 표현으로 ‘방송용’ 외모는 아닐 것 같다. 주목을 받더라도 순간일 뿐,그리 오래 가지 못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들은 그런 선입관과 편견을 뛰어넘었다. 4인조 여성그룹 버블 시스터스(Bubble Sisters)는 데뷔 일주일 만에 음악전문채널 KMTV에서 가장 촉망 받는 신인으로 선정됐다. 이미 인터넷의 카페 회원수가 7,000명을 넘어섰다. 버블 시스터스의 이런 힘은 현장에서 더욱 잘 확인된다. 처음 본 사람들은 “정말 X 때리게 생겼네’라고 말하지만 이내 파워 넘치는 무대를 본 뒤에는 이들의 팬이 되고 만다. 버블 시스터스가 직접 털어놓는 그녀들의 매력은 어떤 것일까?
★버블 언니 너무 예뻐요!(?)=예쁜 여자들이 노래하고 멋진 남자 가수들과 조금만 야릇하면 인터넷에 비난의 글이 쏟아지잖아요. 하지만 우리가 그러면 지지 글이 올라와요. 처음부터 ‘추녀 콤플렉스’를 내세우지 않았어요. 철저하게 실력으로만 사람들을 모으다 보니 지금의 결과를 낳게 되었죠. 얼굴의 검은 분칠은 연예계의 ‘외모 지상주의’를 무언으로 질타하는 것이에요. 창피할 것 같지만 아예 분장 뒤로 숨으니까 더 편해요.
★자신감과 솔직함 빼면 시체=외모를 보고 지레짐작하지 마세요. 저희들은 남자들에게 엄청 인기가 좋아요. 멤버들은 남자친구가 있죠. 처음 보면 긴가민가하지만 두 번 보면 마음이 흔들리는 게 보여요. 세 번 만나면 벌써 저희들한테 빠져서 헤어나질 못해요. 농담으로 들으시는데 의외로 주변에서는 좋은 사람 소개시켜주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요.
★우리는 준비된 예비스타=저희가 처음 만난 건 지난해 초였어요. 제대로 된 음악을 해보자는 의욕을 갖고서요. 거품처럼 히트곡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그룹 이름을 ‘버블 시스터스’로 지었죠. 재즈 보컬리스트 윤희정씨의 둘째 딸인 수연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은 음악을 정식으로 배우지는 못했어요. 어깨 너머로 배운 것이 더 많죠. 하지만 이현우,자우림,윤도현밴드 등 내로라하는 가수들의 코러스 등을 거치며 기본기를 다졌습니다.
맏언니 난다(28·본명 서승희)는 중앙대 작곡과 출신으로 장래 프로듀서 지망생이에요. 눈이 튀어나와 별명은 개구리죠. 둘째 노라(25·본명 강현정)는 서울예대 실용음악과를 나와 재즈아카데미에서 보컬에 관한 내용을 강의할 만큼 실력파죠. 통통한 셋째 김수연(23)은 엄마인 재즈 보컬리스트 윤희정씨의 목소리를 빼다 박았어요. 가수 진주의 친구인 막내 하루(22·본명 김영지)는 펑키스타일의 헤어스타일과 저음을 자랑합니다. 저희 노래요? 타이틀곡 ‘버블송’인데요. 영화 ‘시스터 액터’의 합창 장면을 연상시키는 경쾌한 리듬과 장중한 스케일이 압권이에요. 한 번 들어보세요.
버블 시스터스의 말에서는 오랜 기다림의 시간이 엿보인다. 놀라운 노래 실력에도 불구하고 외모 지상주의가 판을 치는 세태 탓이다. 그들이 ‘미운 오리새끼’에서 과연 ‘백조’로 거듭날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경철 angel@sportstoday.co.kr
